추미애 "3명 퇴장" 나경원 "발언권 달라"…檢청문회 아수라장
관봉권 띠지 분실 사건 관련 의혹과 검찰 제도 개편에 관한 부작용 등을 들춰내기 위해 소집된 2차 검찰 개혁 입법청문회가 시작 20분 만에 파행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22일 오전 10시 법사위 전체회의 개의에 앞서 국민의힘 측을 향해 “노트북에 붙여 놓은 정치 구호는 회의 진행을 방해하니 철거하라”고 요구하며 “그래야 회의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손을 들며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했고, 추 위원장은 “회의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며 발언권을 주지 않았다.
이후 여야는 지난 16일 표결 끝에 부결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간사 선임 건, 민주당이 제기했으나 아직 제보 외에 뚜렷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조희대 대법원장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 회동설 등을 주제로 언쟁을 벌였다. 그러자 추 위원장이 개의를 하지 않았는데도 “정회를 선포한다”고 말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회의는 예정보다 약 30분 늦어진 오전 10시 30분쯤 개의했다. 그러나 개의 후에도 나경원·조배숙·송석준 국민의힘 의원 등은 노트북에 붙인 ‘정치공작, 가짜뉴스 공장, 민주당!’ 손팻말을 떼지 않고, 이를 철거하려는 국회 경위에게 저항했다. 이에 추 위원장은 “질서유지권을 발동하겠다”며 세 의원에게 회의장 퇴장을 명령한 뒤 회의를 시작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위원장석으로 몰려가 “발언권을 빼앗고 퇴장을 시키는 게 맞느냐”며 “의사진행발언을 달라”고 거듭 요구했지만, 추 위원장은 이를 무시한 채 청문회에 출석한 증인·참고인을 소개하는 등 회의 진행을 이어갔다. 항의하는 국민의힘과 이를 비난하는 민주당의 고성 속에 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됐고, 증인을 대표해 선서한 신응석 전 서울남부지검장이 위원장석을 둘러싼 국민의힘 의원들을 비집고 선서문을 추 위원장에게 전달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추 위원장은 이후 회의 진행을 멈추고 국회회의방해죄를 규정한 국회법 166조를 읊기 시작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그제서야 자신의 자리에 하나둘 착석했지만, “의사진행발언을 달라”거나 “간사 선임을 해야 한다” 등의 요구를 이어갔다. 추 위원장은 이에 국회 경위에게 “퇴장을 명령한 세 의원의 퇴장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고, 국회 경위들이 회의장에 들어와 국민의힘 의석을 둘러쌌다. 민주당에서는 “윤석열도 못 끌고 나가더니, 윤석열과 똑같은 사람들이군요! 에이, 하는 짓들이 똑같아 그냥”(장경태 의원) “끌어내세요”(이성윤 의원)라는 고함이 터져나왔다. 추 위원장도 나 의원을 향해 “그렇게 하시는 것이 ‘윤석열 오빠’한테 무슨 도움이 되냐”고 비아냥댔다.
추 위원장은 양측의 고성이 잦아들지 않자 이윽고 정회를 선언했다. 회의 시작 20분 만이었다. 이날 청문회에 출석한 16명의 증인들은 멀뚱히 정면만 응시한 채 시간을 흘려보냈다.
회의는 정회 후 30분이 지난 오전 11시 20분에야 속개했다. 회의가 다시 시작됐지만 상황은 별반 차이가 없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위원장석 주변으로 몰려가 항의을 이어갔다. 나경원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 5명 중에서 3명의 발언권을 빼앗은 건 의회 독재”라며 “발언권을 달라”고 요구했다. 이번엔 민주당 의원들도 위원장석으로 나가 “여기가 나경원 국회냐”고 응수했다. 결국 추 위원장은 11시 35분에 다시 정회를 선포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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