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백, 레티놀! 피부과 전문의들이 유독 좋아하는 ‘성분’
1980년대부터 레티노이드는 피부과에서 여드름치료를 위해 사용되기 시작했는데 꾸준히 사용한 환자들에게서 여드름뿐만 아니라 피부결이 좋아지고, 기미, 잡티 등의 색소 호전, 광노화로 인한 주름의 개선 등 다양한 효과가 관찰되었다. 이후 레티노이드는 피부항노화 성분으로 적극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하였다. 자외선에 노출되면 피부에는 콜라겐분해효소(MMP-1, matrix metalloproteinass-1)가 만들어져 콜라겐이 분해되고, 피부노화가 촉진되는데, 레티노이드를 바르면 이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콜라겐 분해효소 생성이 억제되면 콜라겐 분해가 덜 일어나기 때문에 피부노화의 예방 및 치료로 사용될 수 있을 뿐 아니라 피부암의 예방에까지 사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레티노이드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는 각질을 탈락시키는 등의 피부 자극이 있어 피부에 바를 때 주의가 필요하다. 건조한 피부의 사람과 지성피부의 사람은 사용량에 따라 피부 자극정도가 차이가 나기 때문에 사용하는 방법은 개개인 맞춤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레티노이드를 처방받으면 사용 방법과 부작용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들은 후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레티노이드 유도체로 화장품 원료로 사용되는 성분은 레티놀(retinol), 레티닐 팔미테이트(retinyl palmitate), 레티날데하이드(retinaldehyde) 등이 있다. 레티놀과 레티닐팔미테이트는 주름개선으로 기능성화장품의 고시를 받은 화장품원료이다. 일반적으로 레티놀이 레티노익산과 유사한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10배 이상의 용량이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1997년 보고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화장품으로 사용되는 0.25% 레티놀이 의약품인 0.025% 레티노익산과 동일한 세포 및 분자 변화를 유도한 것으로 보고 된 후 레티놀과 레티노익산의 효과는 10배 차이가 나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한때 레티노익산으로 잘 알려진 스티바크림이 전문의약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피부노화개선에 효과적이라는 SNS 입소문을 타고 많이 사용되어지기도 했으나 현재 글로벌 제약회사에는 단종상태이고 동일 성분의 국내 제약회사에서 제조된 제품으로 사용 중이다.
레티놀은 빛, 열, 산소에 매우 취약해 노출 시 불안정해지기 때문에 자외선이 차단되는 불투명 용기를 사용하고 뚜껑을 열었을 때 입구가 작아 공기에 많이 노출되지 않도록 제품 용기에 신경을 써야 하는 성분이다. 그래서 레티놀은 불안정성을 안정화하는 기술력이 중요하고 화장품 제조사들은 안정성을 향상시키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안정화의 방식으로 레티놀 분자를 미세 캡슐 형태로 감싸 외부 자극으로부터 보호하는 캡슐화 기술을 적용하거나 비타민 C, E, 페룰릭애씨드와 같은 항산화 성분을 추가하여 레티놀의 산화를 억제하는 혼합 안정화 시스템을 사용하기도 한다. 또 레티놀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오일/워터 에멀젼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방법을 선택하기도 하고 나노입자를 활용하여 레티놀을 안정화하는 방식으로, 레티놀의 산화를 방지시키기도 한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레티놀은 빛, 열, 산소에 약하므로 사용 후 바로 뚜껑을 닫아주는 것이 필요하고 오랜 기간을 두고 사용하기 보다는 매일매일 꾸준히 발라서 시간 내에 다 사용해주는 것이 그 효과를 최대한 누리는 방법이 될 것이다. 레티놀은 피부에 바른 후 자외선에 노출되면 광과민반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아침 세안 후 바르지 않고, 자기 전에 바르는 사용법을 권하고 있다.
레티놀 함유 화장품은 자극이 될 수 있으므로 처음 사용하는 제품의 경우 2-3일 간격으로 소량 바르다가 피부자극이 없으면 바르는 주기를 당겨 최종적으로는 하루에 한 번씩 발라주는 방식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AHA나 BHA 등 각질탈락을 유도하는 성분과 레티놀을 함께 사용하면 피부의 건조와 자극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함께 사용하지 않는다. 또한 비타민 C 화장품이 낮은 산도를 갖고 있어서 두 가지를 함께 사용할 경우 심한 자극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두 성분 이 모두 필요한 경우라면 비타민 C 제품은 아침에, 레티놀 제품은 저녁에 사용하거나 두 제품을 번갈아 격일로 사용하는 것을 권한다.
레티놀 제품을 바르면서 피부염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레티노이드 피부염이라고 하며 처음 사용할 때 비교적 흔히 볼 수 있다. 제품을 반복 사용하면서 피부가 건조해지고 각질과 함께 벌겋게 홍반과 화끈거림을 느끼게 되는데 이런 경우 레티놀에 의해 자극이 되어 나타나는 접촉피부염으로 사용을 중단하여 1-2주 지난 후 피부가 정상으로 돌아오면 다시 사용해도 괜찮다. 다시 사용할 때는 이전보다 사용 주기, 사용량을 줄여 시작해서 서서히 사용량을 늘려가면 트러블 없이 레티놀의 안티에이징 효과를 볼 수 있다.
최근 홈케어 기기가 유행하면서 주름에 좋다는 레티놀을 홈케어 기기로 흡수시키면 더 효과적이지 않겠냐는 질문이 종종 있다. 한 보고에 따르면 초음파로 레티놀을 침투시키면 진피층으로의 흡수를 증가시켜 진피 섬유아세포의 레티놀 수용체와 더 많이 결합하여 레티놀의 부작용을 줄이면서 피부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결과가 있다. 하지만 레티놀 화장품이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레티놀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 홈케어기기를 함께 사용하다가 심한 피부염이 생길 수 있어 함께 사용하는 것을 권하지 않는다.
레티놀의 주름 개선 효과는 40년이 넘는 세월간 사용되면서 주름기능성제품으로는 신뢰할 성분이다. 다만 초기에 너무 많은 양을 사용할 경우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개개인의 피부에 맞는 적정량을 사용하면 항노화 화장품으로 제 몫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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