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퇴직연금 시장 철수 우려…“고금리 좋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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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저축은행이 금리가 높은 퇴직연금 투자용 정기예금 공급을 중단했다.
20일 취재를 종합하면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6일부터 퇴직연금 정기예금 상품 공급을 중단했다.
당시 원리금보장형 상품 안내서 등을 보면, 페퍼는 신한은행에 1년 예치 기준 3.71% 금리의 정기예금을 퇴직연금 상품으로 공급했다.
하지만 다른 고금리 정기예금 상품도 신용등급이 낮은 저축은행이 공급한 경우가 많아 언제 판매가 중단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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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한 김 씨는 주거래은행이 제공하는 퇴직연금 정기예금 상품에 가입했다. 이율이 높은 저축은행 상품으로 쏠쏠한 수익을 내고 있었는데, 최근에는 그런 상품이 잘 보이지 않았다. 김 씨는 “지난해만 해도 고금리 저축은행 상품이 많았는데 어느 순간 싹 사라졌다”고 말했다.
페퍼저축은행이 금리가 높은 퇴직연금 투자용 정기예금 공급을 중단했다. 판매중단이 타 저축은행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 소비자들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20일 취재를 종합하면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6일부터 퇴직연금 정기예금 상품 공급을 중단했다. 같은날 페퍼는 신용평가사에 요청해 신용등급 평가를 취소했다. 지난 4월 이미 ‘BBB-’ 등급에 ‘부정적’ 평가를 받아 신용등급 하락이 예상됐다. 신용등급이 한 단계 하락하면 투기등급인 ‘BB’를 받아 퇴직연금 상품 판매에 제한을 받는다. 이에 페퍼가 신용등급 하락을 미루고 정기예금 판매를 선제 중단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퇴직연금이란 퇴직금을 일시에 받지 않고 연금 형태로 적립하는 제도다. 기업이나 개인은 이렇게 형성한 자산을 투자해 수익을 올린다. 퇴직연금 투자 상품 가운데 정기예금은 은행에 목돈을 맡기고 이자를 받는 상품이다. 이 가운데 저축은행이 내놓는 정기예금은 시중은행 예금에 비해 금리가 높고 5000만원까지 원금손실 위험이 없어 비교적 인기가 높던 상품이다.
페퍼는 지난 4~5월 퇴직연금 상품으로 가장 금리가 높은 정기예금을 제공했다. 당시 원리금보장형 상품 안내서 등을 보면, 페퍼는 신한은행에 1년 예치 기준 3.71% 금리의 정기예금을 퇴직연금 상품으로 공급했다. 이는 신한은행이 고객에게 제시한 퇴직연금 상품 가운데 가장 금리가 높은 예금 상품이었다. 우리은행에는 3.77% 금리로 두 번째, NH농협은행에서는 5월 첫 번째, 하나은행에서 두 번째, KB국민은행에서 세 번째로 금리가 높은 상품이었다.
현재는 페퍼저축은행이 공급한 정기예금의 신규매수나 재예치가 막힌 상황이다. 가입자들은 대체할 상품을 정해 자산을 움직여야 한다. 하지만 다른 고금리 정기예금 상품도 신용등급이 낮은 저축은행이 공급한 경우가 많아 언제 판매가 중단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페퍼저축은행이 공급했던 3.77% 이상 금리로 저축은행이 공급하는 상품은 많지 않다. DC/IRP 상품 안내서 등을 종합하면 신한은행은 9월 기준 3.8%(SBI)와 3.75%(다올) 금리의 2개 상품을 팔고 있다. 하나은행은 8월 기준 3.81%(OK), 3.8%(애큐온) 상품을 판매 중이다. NH농협은행은 3.85%(스마트)와 3.77% 이상 5개(SBI‧예가람‧웰컴‧OK‧OSB)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다만 스마트저축은행과 OSB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은 ‘BBB-’로 투기등급 바로 전 단계다. OK‧웰컴‧바로저축은행은 신용등급 ‘BBB’로 두 등급이 내려가면 투기등급이 된다. 투기등급인 ‘BB’로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신규 퇴직연금 유치가 중단된다.
이미 일부 시중은행은 신용등급이 낮은 저축은행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9월 기준 KB국민은행의 개인IRP 상품 제안서에는 3.85%(스마트) 3.82%(바로) 등 3.77%를 넘는 상품 8개가 나온다. 하지만 20일 취재 결과 스마트와 바로저축은행 상품은 가입이 불가능했다. 신용등급을 고려해 판매하지 않는 것이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20일 “소비자보호한도 이하로 투자하면 문제없다”며 “금융기관을 분산하거나 여러 상품에 나눠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또 4000만원 정도를 납입하면 장기간 이자가 붙더라도 소비자보호한도인 5000만원 이내가 돼 손실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동주 기자 par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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