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대변한 중·러…유엔 안보리 회의 10번째 빈 손 종료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소득 없이 끝났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이번 회의는 (북한과 관련해) 열 번째로 중대한 조치 없이 모인 것"이라며 "비토권을 보유한 두 국가(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대담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소득 없이 끝났다. 한국과 미국 등 서방 동맹은 제재 강화를 요구했지만,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또 ‘비토권’을 행사하면서 아무런 결과 없이 산회 됐다. 중·러가 북한 대변인 역할을 자처하면서 다자기구를 통한 북한 압박이 무용지물이 됐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는 21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북한의 ICBM 발사는 안보리 결의와 유엔 헌장을 포함한 국제 규범을 무시했다”며 “북한은 안보리의 무대응과 분열을 핵무기 구축에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대사는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미국의 허수아비’라고 조롱한 성명을 언급하며 “북한은 유엔의 권위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안보리가 북한의 계속되는 불법 행동에 확고히 대응하지 않는다면 더 많은 회원국의 고의적 결의안 무시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제 안보리는 북한의 무모한 핵 도발에 단합해 굳건히 대응할 때가 됐다”고 촉구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이번 회의는 (북한과 관련해) 열 번째로 중대한 조치 없이 모인 것”이라며 “비토권을 보유한 두 국가(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대담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두 이사국의 노골적인 방해는 동북아 지역과 세계 전체를 위태롭게 한다”라며 “이런 행동을 용납한다면 책임 있는 핵무기 관리국으로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북한 행동과 관련해 안보리 의장 성명을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이시카네 기미히로 일본 유엔대사도 “북한의 위협은 역내를 넘어선다”며 “북한이 국제사회 전체를 인질로 잡는 상황을 허용하는 일은 터무니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 책임론을 꺼내 들었다. 장쥔 유엔 주재 중국 대사는 “(북한 문제에 있어) 옳은 길로 돌아가거나 대화를 재개하려면 모든 당사국이 균형 잡힌 태도로 노력하고 올바른 방향의 대화와 협의에 전념해야 한다”며 “미국이 앞장서서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사는 “북한의 합법적인 우려에 긍정적으로 대응하고,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제안을 해야 한다”며 “안보리가 늘 북한을 규탄하고 압박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안나 이브스티그니바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도 “미국과 역내 동맹이 대규모 훈련을 하고, 북한이 그에 맞춰 대응해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이는 것”이라며 도발의 원인을 미국이 제공했다는 북한 견해를 대변했다. 그는 “지금 일어나는 일의 이유는 명확하다. 제재 시행과 무력 강요를 통해 북한에 일방적으로 무장해제를 강요하고자 하는 미국의 열망 때문”이라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미국의 근시안적이고 대립적인 군사 활동의 결과”라고 말했다.
안보리가 2017년 채택한 대북 제재 결의 2397호에는 북한이 ICBM을 발사했을 때 자동으로 대북 제재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북 정유 제품의 연간 공급량 상한선인 50만 배럴과 원유 공급량 상한선 400만 배럴을 추가로 감축한다는 구체적인 방향도 명시돼 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유엔 차원의 압박 조처는 점점 힘을 잃는 모양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회의 후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규탄하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공동 성명에는 한국과 일본, 영국, 호주, 프랑스 등 14개국이 참여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히잡 거부 영상 이란 배우 체포 “이것이 마지막 게시물일지도”
- 바이든·시진핑 회담 이후 국방·통상 등 양국 대화 속속 재개
- 중앙은 ‘완화’ 지방은 ‘봉쇄’… 혼선 커지는 中 방역
- 인니 서자바 규모 5.6 지진… 최소 62명 사망·700명 부상
- 카자흐 토카예프 현 대통령 81% 득표로 재집권
- “그 약 주세요” 마약처럼 ADHD 치료제에 빠진 어른들
- “정류장서 1시간째” 입석금지 광역버스 난리난 출근길
- 개막식 2분만에 끊은 BBC, 텅빈 관중석…월드컵 이모저모
- [단독] ‘청담동 술자리’ 첼리스트, 밤10시에 주점 떠났다
- 김용호 첫 재판서 “박수홍·아내 명예훼손 혐의 전부 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