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직장인을 위한 유형별 AI 필수 앱 [AI 딥다이브]
(2) 디자인·비주얼 생산도 거뜬
시안 검증 비용 줄이는 효과
디자인 AI의 핵심 가치는 ‘빠른 검증’에 있다. 타 부서나 외부 대행사에 맡기던 시안 작업을 내부에서 빠르게 소화하면 시간과 비용을 눈에 띄게 낮출 수 있다.
대표 사례로 ‘미드저니(Midjourney)’는 광고 시안이나 제품 콘셉트 이미지를 실사 수준으로 구현해 디자인 방향성을 잡는 데 유용하다. 외주를 주기 전에 여러 콘셉트를 내부에서 먼저 검토하면 수정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캔바’는 비전문가도 쉽게 사용할 수 있어, 총무나 인사팀이 공지 포스터나 카드뉴스를 제작하는 데 적합하다. ‘미리캔버스’는 한국 정서에 맞는 템플릿과 폰트로 홍보물 제작에 유용하다.
생성형 비디오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신디시아’는 텍스트만으로 AI 아바타 영상을 제작할 수 있어 사내 교육용 콘텐츠에 적합하다. ‘런웨이’는 기존 영상을 다른 스타일로 변환하거나 새로운 영상을 생성하는 데 강점을 가진다.
‘힉스필드 AI’는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영상 제작 플랫폼이다.
과거 AI에 무언가를 시키려면 프롬프트(명령어)를 입력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 하지만 힉스필드는 이 공식을 파괴했다. 복잡한 텍스트 대신 직관적인 클릭만으로 영화 같은 영상을 만들 수 있게 한 게 특징이다. 카메라 무빙과 캐릭터 동작을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어 숏폼 마케팅에 최적화돼 있다. 영상에 한국어 자막을 자동으로 달고 싶다면 TTS(Text To Speech) 기능이 우수한 ‘브루(Vrew)’를 써볼 만하다.
영상 제작을 업(業)으로 하는 전문가라면 기존에 흔히 사용하던 프로그램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미지·영상 편집 전통 강자인 어도비가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에 이어 ‘프리미어프로’와 ‘애프터이펙트’ 등 영상 제작 툴에 AI 기능을 추가하면서다.
핵심은 프리미어프로의 AI 기반 마스킹 기능과, 어도비 ‘파이어플라이(Firefly)’의 연동이다. 프리미어프로에서는 움직이는 피사체의 윤곽을 프레임마다 직접 따서 분리하는 로토스코핑 작업을 수 초 만에 처리할 수 있다. 기존에 시간 소모가 컸던 후반 작업 부담을 줄였다. 또 파이어플라이 웹 앱에서 간단한 프롬프트나 음성 녹음을 통해 원하는 오디오와 영상을 만들 수도 있다. 다른 생성형 AI 모델과 마찬가지로 저작권 이슈 없이 상업적으로 안전하게 활용 가능하다.
(3) 인사·회계·법무·영업도 척척
개발·업무 자동화로 반복 업무 ‘0’
인사·회계·법무처럼 정확성과 보안이 중요한 영역에서는 범용 챗봇보다 특화형 AI가 적합하다. 이들 부서는 단순히 글을 잘 쓰는 AI보다, 정해진 규칙과 데이터 흐름을 안정적으로 처리해주는 도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채용 관리 솔루션 ‘그리팅’은 이력서 접수부터 지원자 커뮤니케이션까지 채용 전 과정을 자동화해 인사팀의 행정 부담을 크게 줄여준다. 인사 담당자는 반복적인 연락이나 서류 관리에서 벗어나, 지원자 평가와 인터뷰에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다. ‘엘리싯(Elicit)’이나 ‘알파센스’는 논문과 금융 시장 데이터를 요약·분석해 기획과 재무팀의 리서치 시간을 단축한다.
해외 영업 비중이 큰 기업이라면 ‘공닷아이오(gong.io)’을 통해 영업 통화와 미팅 데이터를 분석하고, 성과가 좋은 영업 방식과 그렇지 않은 패턴을 비교·코칭하는 것도 가능하다. 공닷아이오는 전화·화상회의·이메일 등 영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커뮤니케이션 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분석해, 성과가 높은 영업 담당자의 대화 구조와 질문 방식, 고객 반응 패턴을 도출한다. 예를 들어, 계약 성사율이 높은 영업 통화에서는 가격 언급 시점이나 질문 비중이 어떻게 다른지까지 정량적으로 비교할 수 있다. 관리자는 이를 바탕으로 개인별 맞춤 코칭을 제공하고, 조직 차원에서는 성공 공식을 표준화할 수 있다.
개발과 자동화 영역에서는 AI가 개발자뿐 아니라 비개발자의 생산성까지 끌어올린다. 이와 함께 최근 기업 현장에서 빠르게 확산되는 개념이 바이브 코딩(vibe coding). 바이브 코딩은 코딩 문법을 정확히 아는 대신, 자연어로 ‘이런 기능을 만들어달라’고 설명하면 AI가 코드를 생성해주는 방식이다. 과거에는 개발자만 다룰 수 있던 자동화나 간단한 프로그램 제작을, 이제는 기획자·마케터·운영 담당자도 시도할 수 있게 됐다. 대표 플랫폼이 ‘리플릿(Replit)’이다. 리플릿은 브라우저 환경에서 바로 코드를 생성·실행할 수 있어, 간단한 업무 자동화나 내부용 도구를 빠르게 만들어보는 데 적합하다. 예컨대 “매주 들어오는 엑셀 파일을 정리해 보고서로 만들어달라”는 요청만으로도 기본 구조를 구현할 수 있다
리플릿 외에도 선택지는 늘고 있다. ‘글라이드(Glide)’나 ‘버블(Bubble)’은 코딩 지식이 없는 사용자도 데이터 기반 웹 앱을 만들 수 있는 노코드·로우코드 플랫폼이다. 최근에는 여기에 생성형 AI가 결합되면서, 자연어 지시만으로 화면 구성과 기능 설계까지 가능해졌다. ‘커서(Cursor)’는 개발자를 위한 도구지만, 기존 코드 수정이나 간단한 기능 추가를 자연어로 요청할 수 있어 비개발자와의 협업에 강점이 있다. 이들 플랫폼의 공통점은 완벽한 상용 서비스를 만드는 데 목적이 있기보다, 반복 업무를 줄이거나 아이디어를 빠르게 실험하는 데 최적화돼 있다는 점이다.
바이브 코딩이 개인 업무 자동화를 넓혔다면, 개발 현장에서는 한 단계 진화한 ‘운영형 AI’가 등장하고 있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바이브래니움랩스의 ‘바이브 AI’는 서버 장애 대응을 자동화하는 AI 에이전트다. 데이터독 같은 모니터링 도구와 연동해 서버 로그를 실시간 분석하고, 과거 비슷한 장애 사례를 바탕으로 원인과 대응 방안을 즉시 제시한다. 엔지니어가 새벽에 알람을 받고 깨어나기 전에 AI가 1차 분석을 끝내는 구조다. 바이브 AI는 단순 챗봇이 아니라, 장애의 비즈니스 영향과 후속 조치까지 정리해 보고하는 ‘AI 당직 엔지니어’에 가깝다. 세일즈포스·스플렁크와 함께 AWS의 AI 에이전트 파트너로 선정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4) 리서치·데이터·검색
‘환각’ 없이 팩트만 척척 찾아줘
AI 검색을 업무에 활용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단순한 속도가 아니라 출처와 신뢰성이다. 생성형 AI는 방대한 정보를 요약하고 맥락을 설명하는 데 탁월하지만, 출처가 불분명하거나 사실과 다른 정보를 그럴듯하게 만들어내는 환각(hallucination) 문제가 여전하다. 특히 기업 전략 보고서, 투자 판단, 시장 분석처럼 사실 검증이 핵심인 업무에서는 검색형 AI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줄리어스 AI’는 데이터 분석과 시각화에 특화된 도구다. 엑셀이나 CSV 파일을 업로드한 뒤 자연어로 질문하면, AI가 통계 분석과 그래프를 자동으로 생성해준다. 데이터 분석 인력이 부족한 조직에서도 빠르게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영업 실적 분석이나 설문조사 결과 정리처럼 반복적인 분석 업무를 맡은 실무자에게 특히 유용하다.
국내 시장을 분석할 때는 한국어 데이터 커버리지가 중요하다. 바이브컴퍼니의 ‘썸트렌드’ 기술은 국내 소셜미디어와 뉴스 데이터를 분석해 시장 흐름과 소비자 반응을 파악하는 데 강점이 있다. ‘딥서치’는 AI 기반 기술을 활용해 국내 상장·비상장 기업 정보, 공시, 뉴스 등을 결합해 기업 분석과 리스크 관리에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증권사, 금융사, 전략 부서에서 기업 발굴이나 산업 분석용으로 쓰기 좋다.
‘라이너’는 정보 수집 과정을 정리해주는 AI 워크스페이스에 가깝다. 웹에서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하이라이트하고, 이를 바탕으로 출처가 명확한 답변을 제공한다. 자료 조사부터 정리까지 한 흐름으로 관리할 수 있어, 보고서 작성 전 단계의 리서치 시간을 크게 줄여준다.
큰 규모의 기업이라면 ‘팔란티어’를 눈여겨봄직하다. 팔란티어는 말하자면 데이터를 모으는 회사가 아니라, 데이터를 ‘써먹게’ 해주는 회사다. 서용석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는 “기업의 흩어진 데이터를 하나로 묶어 의사결정을 돕는 기업용 운영체제 ‘팔란티어(Palantir)’는 데이터가 방대하고 복잡해 의사결정에 병목이 생기는 대기업에 효과적”이라며 “전 세계 수천 대의 항공기 센서 데이터와 정비 이력, 부품 공급망 데이터 등 항공 데이터를 통합한 플랫폼 ‘스카이와이즈(Skywise)’ 역시 팔란티어로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지 공포를 없애는 브레인 파트너
사실 AI를 업무에 도입할 때 가장 먼저 손대는 영역은 대개 기획과 아이디어 생산 단계다. 다만 이 분야는 이미 ‘챗GPT’나 ‘클로드’처럼 널리 알려진 도구들이 빠르게 표준으로 자리 잡은 영역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새롭다’기보다는, 제대로 쓰느냐 못 쓰느냐에 따라 성과 격차가 벌어지는 구간에 가깝다. 회의 안건 정리, 신사업 기획, 제안서 초안 작성처럼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업무는 여전히 사람의 판단이 핵심이지만, 각 AI 특징을 어떻게 이해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사고의 출발선이 달라진다.
이미 널리 쓰이는 챗GPT는 사업 기획안 구조를 잡거나 방대한 자료를 요약·정리하는 데 강점이 있다. 기획팀이나 전략 부서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단순히 ‘기획안을 써달라’고 요청하기보다는, ‘이 시장에 진입할 때 고려해야 할 변수는 무엇인지’ ‘위험 요인(리스크)만 추려서 임원 보고용 문서를 다시 정리해달라’처럼 단계적으로 질문을 던지는 것이 좋다. 초안을 만든 뒤에는 ‘이 안의 논리적 약점은 무엇인가’라고 되묻는 식으로 활용하면 사고의 사각지대를 점검하는 도구로 쓸 수 있다.
‘클로드’는 자연스러운 문장과 한국어 문맥 이해도가 강점이다. 대외 문서나 내부 보고서에서 표현을 다듬을 때 유용하다. 특히 여러 부서가 함께 보는 기획서라면, ‘공격적인 표현을 중립적으로 바꿔달라’거나 ‘임원 보고용 톤으로 수정해달라’는 식의 요청이 효과적이다. ‘뤼튼’은 국내 포털 검색과 연동돼 있어, 국내 트렌드나 소비자 반응을 빠르게 파악하는 데 적합하다. 신사업 아이디어 회의 전, 최근 이슈나 키워드를 빠르게 훑는 용도로 활용하면 회의 준비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아이디어 회의를 잘 마친다 해도 회의록 작성은 직장인 일과에 부하가 걸리는 대표 업무다. 글로벌 시장에서 ‘오터’는 줌이나 구글 미트 같은 화상회의 서비스와 연동해 회의 내용을 자동으로 기록하는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 기업이라면 한국어 인식률이 높은 ‘클로바노트’가 실용적이다. 화자 분리와 요약 기능이 뛰어나 회의 후 정리 시간이 크게 줄어든다. ‘다글로’와 ‘티로’는 다양한 외국어를 우리말로 번역해 요점 정리까지 제공해 좀 더 유연하게 쓸 수 있다.
재택 근무를 하거나 화상 회의가 잦다면 ‘줌 AI 컴패니언’을 써보자. 별도 설치 없이 줌 유료 계정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회의 도중 놓친 내용을 ‘방금 김○○ 부장이 뭐라고 했어?’라고 물으면 즉시 요약해준다. ‘티엘디비(tl;dv)’는 구글 미트, 팀즈에서 진행한 회의의 중요한 순간을 클립으로 잘라 공유하는 데 특화돼 있다. 장시간 회의 내용을 팀원들과 빠르게 공유할 때 유용하다. 실무에서는 회의 직후 “오늘 결정된 사항과 후속 과제를 정리해달라”고 요청해 바로 실행 리스트를 만드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전화 업무가 많은 영업직이나 고객센터(CS) 담당자라면 통화 녹취를 문자로 변환해주는 ‘비토(Vito)’가 유용하다. 상담 내용을 눈으로 확인하고 검색할 수 있어 민원 대응이나 교육 자료로 활용하기 좋다.
[박수호·정다운 기자, 양유라·이정선 인턴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46호 (2026.02.04~02.1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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