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치 80만원 결제했는데”…창원 대형 어학원 ‘먹튀 폐업’ 수사
경남 창원시 대형 어학원 두 곳이 돌연 폐업을 통보, 선납한 학원비를 돌려받지 못한 학부모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두 어학원이 폐업 사실을 알리기 전까지 선불 할인행사와 학원비 현금 결제를 안내하면서 이른바 ‘먹튀 논란’도 일고 있다. 사기 피해를 호소하는 학부모 고소가 잇따르자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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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치 냈는데”…대형 어학원 돌연 폐업
7일 경찰·교육당국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창원시 성산구의 A·B어학원 수강생 학부모 고소장이 접수됐다. 사흘 뒤인 이날(7일)까지 A·B어학원과 두 어학원 운영사 C업체를 사기 혐의로 고소한 학부모는 10명으로 집계됐다. 대부분 3개월치(9·10·11월) 학원비 약 80만원을 미리 냈지만, 최근 학원이 갑자기 문을 닫으면서 남은 2개월치 학원비를 돌려받지 못한 학부모들로 조사됐다. 피해 규모는 1인당 최소 50만원 이상인 것으로 경찰은 파악 중이다.
경찰은 피해 학부모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 학원이 2006년부터 18년 동안 영어를 전문으로 운영해온 대형 어학원이기 때문이다. 교육당국에 신고된 두 어학원 정원(초·중·고) 수만 440명씩 880명에 달한다. 다만, 어학원이 문을 닫아 실제 수강생은 몇 명이었는지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학부모 이모(40대)씨는 “나는 한 달 치만 카드 결제했는데, 다행히 결제가 취소돼 환불됐다”면서도 “대형 학원이어서 믿고 3개월치를 현금으로 선결제한 다른 학부모는 돈을 받을 길이 없어 막막하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돈도 돈인데, 갑자기 아이를 맡겨둘 곳이 없어 더 막막하다”며 “맞벌이 부모들이면 갑자기 연차·반차 쓰고 난리가 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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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 한 주 전까지 현금결제 안내…‘먹튀 논란’
두 어학원은 지난 3일 수강생 학부모에게 문자 메시지로 폐업을 통보했다. 어학원을 운영하던 C업체가 지난달 25일 부도났기 때문이란 게 학원 측 설명이었다. 학원장 포함 직원 40여명도 임금이 체불되고 퇴직금도 수령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학원 측은 “학원 운영 유지를 위해 다른 회사나 3자 인수를 통한 도움을 얻어보고자 여러 방법을 찾아보고 요청해 보았으나 무산되고 말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두 어학원은 폐업을 알리기 불과 일주일 전인 지난달 27일에도 학원비 현금 결제나 계좌이체를 안내한 것으로 확인됐다. 학원 측은 법인사업자에서 개인사업자로 변경하는 탓에 올림결제나 제로페이 결제가 불가하다면서 현금 등으로 결제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다수 학부모는 학원이 폐업을 통보하기 직전까지 수강료를 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먹튀 논란’이 일고 있다.
창원지원교육청은 “세무서 등에 확인해보니 어학원 운영사가 폐업했다는 신고는 돼 있지 않았다”며 “정확한 경위는 수사해야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실제 부도가 아니라 ‘자금경색’인 건지, 자금경색이라면 문제 상황에서 왜 선납 할인행사를 했는지 등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창원=안대훈 기자 an.dae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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