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여름, 한 건강 관련 예능 프로그램의 녹화 현장. 베테랑 배우 선우용여의 말이 갑자기 어눌해지기 시작했다. 모두가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그 미묘한 이상을 단번에 눈치챈 사람이 있었다. 바로 방송인 김경란이었다.


최근 MBC 예능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김경란은 당시 프리랜서 선언 이후 다양한 예능에 출연하며 활약 중이었다며 “제가 질문을 드렸는데 선생님이 전혀 엉뚱한 대답을 하시더라. 처음엔 내가 잘못 들었나 싶었는데, 다시 한번 말을 넘겼을 때는 말이 더 느려지고 앞뒤가 맞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평소 차분하고 꼼꼼한 진행으로 유명한 김경란은 작은 변화도 놓치지 않았다. 이상함을 직감한 김경란은 즉시 녹화 중단을 요청했다. “지금 선우용여 선생님 상태가 좋지 않은 것 같다”고 제작진에게 알렸고, 다행히 당시 녹화 프로그램이 건강 관련 프로그램이라 현장에는 여러 의사 출연자가 있었다. 이들은 곧바로 선우용여의 신체 상태를 점검했고, “손을 들어보라”는 말에 반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확인하자마자 응급실 이송을 결정했다. 결과는 뇌경색. 단 몇 분만 늦었어도 생명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당시 녹화 현장에 있었던 의료진은 “뇌경색은 1분 1초를 다투는 초응급 질환이다. 조금만 늦었어도 회복이 어려웠을 것”이라며 김경란의 신속한 판단을 높이 평가했다.

선우용여는 이후 1년 가까이 투병 생활을 거쳐 다시 방송으로 복귀했다. 그 과정에서 “김경란 씨 덕분에 살았다”고 여러 차례 언급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주변에 김경란을 “생명의 은인”이라 부르며 지금도 각별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이 일은 선우용여의 인생관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그는 “그전엔 일만 보며 살았다. 영원히 건강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남은 인생을 감사히 살고 싶다”며 “그날 이후 건강한 생활 습관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선우용여는 여러 방송에서 “욕심을 내려놓고, 매일 건강하게 살기 위해 식습관도 바꾸고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고 밝혀왔다.

<라디오스타> 진행자 김구라가 “그 일 이후 선생님이 인생관이 달라지셨다. ‘가져갈 것도 아닌데 쓰고 살아야지’ 하시며 매일 뷔페 드신다”고 농담을 던지자, 김경란은 “맞다. 저도 덕분에 많이 얻어먹었다”며 웃었다.

선우용여는 현재도 활발히 방송 활동을 이어가며 “그날 이후 하루하루가 선물처럼 느껴진다. 다시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나우무비 에디터 김무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