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도 내부 출신 사장 후보…'안정 속 도약'에 방점(종합)

김흥순 2024. 2. 22.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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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경만 수석부사장 최종 후보로 낙점
사추위 "글로벌 톱 티어 이끌 적임자" 평가
영업이익 내리막·선출 과정 잡음 과제도

KT&G가 차기 사장 최종 후보로 방경만 현 KT&G 수석부사장을 낙점했다. 앞서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을 차기 회장으로 내정한 포스코그룹처럼 회사가 추진해온 중장기 비전과 사업 현안에 밝고, 업무 이해도가 높은 내부 인사를 택했다. 조직의 안정을 도모하면서 글로벌 궐련(CC)과 전자담배(NGP), 건강기능식품 등 3대 핵심사업을 통해 성장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를 내린 것이다.

KT&G 차기 사장 최종 후보로 선정된 방경만 수석부사장[사진제공=KT&G]

경험·전문성 겸비 '전략통'

KT&G 사장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는 22일 사추위를 열고 방 수석부사장을 차기 사장 최종 후보로 확정해 이사회에 추천했다고 밝혔다. 앞서 사추위는 지난 16일 방 수석부사장을 비롯해 권계현 전 삼성전자 부사장, 이석주 전 AK홀딩스 사장, 허철호 KGC인삼공사 사장 등 내외부 인사 2명씩 총 4명을 2차 숏리스트로 추렸고, 이들 후보자를 상대로 대면 심층 인터뷰를 실시해 방 수석부사장을 최종 후보로 정했다. 방 후보의 차기 사장 선임 여부는 최종적으로 다음 달 말 열리는 KT&G 정기주추총회에서 결정된다.

사추위는 후보자별로 ‘경영 전문성’ ‘글로벌 전문성’ ‘전략적 사고 능력’ ‘이해관계자 소통 능력’ ‘보편적 윤리의식’ 등 5대 요구 역량에 대한 적격성 여부를 다각도로 심도 있게 검증하고 논의한 결과 방 후보가 차기 사장으로서 충분한 자질과 역량을 보유하고 있고, 회사의 미래 비전을 명확하게 달성해 낼 수 있는 최적의 적임자라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고 설명했다.

방 후보는 한국외국어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햄프셔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8년 KT&G의 전신인 한국담배인삼공사에 공채로 입사한 뒤 브랜드실장, 글로벌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 사업부문장 등 회사의 핵심 분야를 두루 거쳤다. 백복인 현 사장과 함께 이사회 사내이사 2명 가운데 1명이며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현재 총괄부문장을 맡아 KT&G의 사업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또 회사의 성장 투자와 기술혁신을 통한 3대 핵심사업 중심의 중장기 성장전략을 수립하고, 새로운 주주환원정책 추진에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는 등 '전략통'으로 꼽힌다.

대표적으로 그가 브랜드실장 재임 시절 출시한 '에쎄 체인지'는 현재 국내시장 점유율 1위 브랜드로 성장했다. 글로벌본부장 시절에는 해외시장별 맞춤형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회사 제품이 진출한 국가 수를 40여개에서 100여개로 확대하는 등 해외시장 공략을 주도했다.

사추위는 방 후보에 대해 "사업 전반에 대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시장 한계를 뛰어넘어 KT&G가 '글로벌 톱 티어'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있어 역량을 발휘할 최적의 후보로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년간 고위경영자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후보자의 역량과 자질에 대한 객관적 검증을 받았고, 총괄부문장을 역임하면서 보여준 경영 능력과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 과정에서 보여준 공감의 리더십은 기업 성장을 도모하고 그룹의 리더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실적 반등·내외부 갈등 봉합 등 과제도

KT&G가 새로운 사장 선임에 나서기는 9년 만이다. 앞서 KT&G 공채 출신으로 2015년부터 3연임했던 백복인 사장은 지난달 이사회를 통해 "KT&G의 '글로벌 톱 티어 도약'과 변화를 위해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할 때"라며 용퇴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백 사장과 같은 내부 출신으로 차기 수장의 문턱까지 온 방 후보자는 녹록지 않은 과제를 안고 있다.

당장 차기 사장 후보자 선출 과정에서 노출된 안팎의 비판 여론이 관건이다. 대표적으로 KT&G 지분 약 1%를 소유한 행동주의 펀드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가 KT&G의 전·현직 경영진이 자신들의 경영권 강화를 위해 소액주주들에게 1조원 가까운 피해를 줬다면서 소송에 나설 태세다.

이들은 또 KT&G 사장 선임 절차에 대해서도 "말장난 밀실 투표"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KT&G 관계자는 "사장 선임절차는 완전개방형 공모제를 도입하고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인선자문단의 의견을 반영해 전문성을 갖춘 이사들로 구성된 지배구조위원회와 사장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최근에는 FCP가 국민연금에 KT&G 대표 선임에서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국민연금은 IBK기업은행(6.93%)에 이은 KT&G의 2대 주주로 지난해 9월 말 기준 6.3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 내부 구성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전현 대표 시절 비위 의혹을 거론하며 문제를 제기하는 폭로전 양상도 반복됐다.

수익성 개선도 시급한 현안이다. KT&G의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은 5조8724억원으로 전년 대비 0.4%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으나 영업이익은 1조1679억원으로 7.9%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회사의 영업이익은 2020년부터 4년째 내림세다.

방 후보는 "회사가 급변하는 사업 환경 속에 놓여 있는 가운데 후보로 선정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더욱 진취적으로 혁신을 주도하고 미래 성장 기회를 선점해 KT&G가 ‘글로벌 톱 티어’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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