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에 코스피 7천시대...역대급 '바이 코리아', 하락 배팅한 개인은 울었다

류승연 2026. 5. 6.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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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3조 원' 순매수에 삼성·SK하이닉스 폭등...개인 '인버스·곱버스' 투자 40%대 손실

[류승연 기자]

 코스피가 전장보다 447.57포인트(6.45%) 오른 7,384.56으로 마감하며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축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6.5.6 [공동취재]
ⓒ 연합뉴스
코스피가 반도체 업계의 훈풍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7000선을 돌파했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5000피 도달 가능성을 두고 비웃음을 샀던 한국 증시가 전인미답의 고지를 밟으며, 마침내 꿈의 숫자에 도달한 셈이다.

하지만 축제 분위기 속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된 모습이다. 미국발 반도체 훈풍을 탄 외국인 투자자들이 역대급 매수세를 기록하며 증시를 끌어올린 반면, 하락에 베팅한 개인 투자자들은 이른바 '곱버스(인버스 2X)' 상품에 몰려 손실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훈풍 탄 외국인, 역대급 '바이 코리아'

6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45% 폭등한 7384.56포인트로 마감하며 역사상 처음으로 7000선을 돌파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 대비 상승한 7093.01포인트로 개장했지만 직후 상승 폭을 확대하며 7300선을 뛰어넘었고, 오전 한때 7417.54포인트까지 치솟았다. 지수가 급등하자 오전 9시 6분에는 프로그램매매 매수호가의 효력을 일시 정지하는 '매수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이날 우리 증시가 사상 유례없는 기록을 세운 배경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바이 코리아'가 자리 잡고 있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무려 3조 1348억 원을 순매수하며 폭등을 이끌었다. 반면 개인은 5760억 원, 기관은 2조 3090억 원어치를 각각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전날 밤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의 '풍향계'로 통하는 마이크론(+11.1%), 샌디스크(+12.0%)가 급등한 데다 장 마감 후에는 AMD가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참고로 마이크론은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은 3위를 점하고 있다. 샌디스크 역시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우위를 점한 낸드 플래시 메모리 시장에서 일본 키옥시아 등과 치열한 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는 회사다.

미국에서 불어온 '실적 시즌' 반도체 업계의 훈풍은 이날 국내 증시에서도 그대로 반영됐다. 삼성전자는 이날 장중 14.41% 폭등한 26만6000원에 도달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장중 최고 27만 원을 터치하기도 한 삼성전자는 대만 TSMC에 이어 아시아 기업 중 두 번째로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350조 원)' 클럽에 가입하는 기록을 세웠다. 동시에 글로벌 시총 순위에서 버크셔해서웨이, 월마트를 앞지르고 단숨에 11위에 올랐다. 10위를 점하고 있는 테슬라(시총 1조 4620억 달러)와는 3000억 달러 차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전 거래일 대비 10.64% 급등한 160만1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 161만 원까지 치솟으며 '160만닉스'라는 전무후무한 고지를 밟았다.

외국인들의 역대급 매수 행진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이날 키움증권 분석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이미 4조4000억 원대 순매수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 5월 4일 하루에만 코스피 시장에서 2조9000억 원을 사들였다. 2000년 이후 일간 순매수 규모로 역대 3위에 해당하는 기록으로, 이 중 96%(2조8000억 원)이 반도체 업종에 집중됐다.

'인버스' 잘못 탄 개인 투자자들... 한 달 만에 40%대

이렇듯 외국인들 주도로 우리 증시가 역사적 고점을 경신하고 있는 한편, 개인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다. 외국인이 반도체를 앞세워 지수를 끌어올리는 동안, 개인들은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및 곱버스(인버스 2배 추종) 상품을 대거 사들이며 정반대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6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최근 한 달간 'KODEX 200선물인버스2X' 상장지수펀드(ETF)를 5299억 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KODEX AI전력핵심설비(5503억 원)'에 이어 개인 순매수 2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문제는 그 사이 코스피가 폭등하면서 곱버스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의 한 달간 손실 규모가 -43.91%까지 불어났다는 점이다.

최근 일주일간 흐름 역시 마찬가지다. 개인들은 같은 기간 해당 ETF를 1651억 원어치 사들여 10%가 넘는 손실을 보고 있다. 이 기간 개인 순매수 상위 2위 기록이다. 코스피를 1배 역방향으로 추종하는 'KODEX 인버스' 역시 6위(946억 원, -5.19%)에 이름 올렸다. 개인 투자자들은 단기 급등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이유로 하락 전환을 예상했지만 코스피가 연일 질주하면서 막대한 평가 손실을 떠안게 됐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우량주를 묶은 상품을 쓸어 담으며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최근 한 달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TIGER MSCI Korea TR(6676억 원)'이었다. 이 상품은 외국인들이 한국 증시에 투자할 때 가장 많이 참고하는 MSCI Korea 지수를 추종하는 대표적인 ETF다. 두 번째로 외국인이 많이 사들인 종목은 코스피 상승률의 2배를 추종하는 'KODEX 레버리지'로, 최근 한 달간 69.84%의 폭발적인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같은 코스피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신중호 LS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리스크 국면에서 확실한 이익을 만들어내는 AI 인프라 관련 업종의 매력이 상승하면서 코스피 7000을 달성했다"고 원인을 분석한 뒤 "추가 밸류 상승 없이 이익 증가율만으로 주가 레벨이 올라간다고 해도 2027년에 코스피 8000선이 불가능하지 않다"고 긍정 전망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 역시 "현재 코스피는 이익 추정치가 빠르게 상향되는 가운데 밸류에이션 부담도 낮아 지수 자체의 하방은 견조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시장 내부의 쏠림 현상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을 권고했다. 이 연구원은 "상승 종목보다 하락 종목이 훨씬 많은 구조에서 보듯, 이번 상승은 시장 전반이 아닌 일부 대형주가 지수를 끌어올리는 흐름"이라며 "이로 인해 투자자들의 체감 경기와 지수 간의 괴리가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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