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짱 인터뷰, 편집없이 실었다…부통령 후보 곤란케한 NYT 질문

전수진 2024. 10. 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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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D 밴스 미 공화당 부통령 후보. 지난 12일(현지시간) 오하이오 주에서 유세 중이다. AP=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가 12일(현지시간)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와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택한 러닝메이트인 밴스는 "아이를 낳지 않고 고양이나 기르는 여성은 소시오패스" 등의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있다. 이 인터뷰는 성사 자체로 화제가 됐는데, NYT가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후보를 공개 지지하기 때문이다. 1시간 분량의 인터뷰를 NYT는 녹취록 형태로 게재했다. 편집 과정을 거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서다.

밴스는 "NYT의 독자들, 중도좌파인 이들은 아마도 나에 대해 반대하는 이들이 주장하는 것만 들었을 것"이라며 "2시간 인터뷰를 해도, 내가 했던 가장 논쟁적인 45초 부분만 화제가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내 꿈은 좋은 남편이 되는 것"이라거나 "나에 대한 오해가 많다"는 항변도 했다. 백악관의 새 주인은 약 3주 뒤인 다음 달 5일 가려진다.

JD 밴스는 과거 트럼프 후보에 대해 "미국의 히틀러"라고 비판했다. NYT에 이에 대해 묻자 그는 "과거에 안티-트럼프였던 때가 있고 지금은 그의 부통령 후보로 뛰고 있는 건 맞다"며 "하지만 2시간짜리 팟캐스트 인터뷰를 전체로 다 본다면 (내 입장 변화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전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 JD 밴스 상원의원. AP=연합뉴스


NYT가 재차 "무엇 때문에 생각이 바뀌었나"라고 묻자 밴스는 "트럼프가 당선이 되고 나선 (그에 대해) 꽤 낙관적인 생각을 갖게 됐고, 그의 당선 직전에 책이 갑자기 잘 나갔다"고 답했다. 그가 썼던 책 『힐빌리의 노래』얘기다. 갑자기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한 까닭은 그가 당시 책 관련해서 인터뷰를 많이 했고, 당시가 하필 대선 때였기 때문에 트럼프와 관련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는 맥락이다.

『힐빌리의 노래』는 미 백인 중산층의 붕괴를 그린 소설이다. 알코올 중독자였던 편모 아래에서 모텔을 전전하며 살았던 과거를 바탕으로 했다. 이 소설은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의 승리를 설명하는 근거로 자주 언급됐다. 무너진 백인 중산층의 표심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내건 트럼프에 쏠렸다는 것이다.

JD 밴스의 소설 『힐빌리의 노래』는 영화로도 제작됐다. 사진은 영화 스틸컷. 사진 넷플릭스


최근 그의 발언 중 "아이를 낳지 않고 고양이나 기르는 여성은 소시오패스"에 대해 NYT가 묻자, 밴스는 "내가 그 말을 했던 건 맞고, 바보 같은 말이었다"며 "대개의 사람들은 바보 같은 말을 한 뒤 '그렇게 말하지 말걸'이라고 생각하지 않나"라고 답했다. 그러나 NYT가 "그런 것치고는 여러 다른 장소에서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고 지적하자 밴스는 "아주, 아주 짧은 기간만 그랬다"고 항변했다.

그는 이어 "내가 결국 말하고자 했던 것은 우리나라가 거의 병적으로 아이를 낳는 것에 반대하는(anti-child) 성향으로 바뀌었다는 게 심각한 문제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후변화 때문에 아이를 낳으면 안 된다는 주장을 하는 건 정말이지 정상이 아닌 발상"이라고 덧붙였다.

NYT가 이어 "그렇다고 소시오패스라는 건가"라고 반문하자 밴스는 "정말 괴상망측한 발상 아닌가"라고 맞받았다. NYT가 해리스 후보에 대해 묻자 밴스는 "해리스 본인이 '기후 변화 때문에 아이를 낳으면 안 된다'고 말한 적은 없다"면서도 "그러나 몇몇 인터뷰를 보면 해리스 후보는 그런 발상이 온당하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이 양육 문제는 이번 미 대선의 주요 화두 중 하나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오하이오 유세장에 공화당 지지자 가족이 아이를 데려와 연설을 듣고 있다. AP=연합뉴스


인터뷰의 긴장감은 NYT가 2020년 대선에 대해 물으면서 최고조에 달했다. 트럼프가 패배에 승복하지 않은 것을 두고 NYT는 "트럼프 후보가 2020년 대선에서 졌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밴스가 즉답을 피하며 "나와 트럼프는 2020년 선거에 대해 여러 이슈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NYT가 같은 질문을 재차 던지자 밴스는 "나도 질문을 하자"며 "(조 바이든 대통령의 아들) 헌터 바이든의 노트북을 IT 대기업들이 검열했다는 것 때문에 트럼프가 수백만표를 잃었다는 건 어찌 보나"라고 받아쳤다.

NYT는 이에 같은 질문을 되풀이하자 밴스는 "내 질문에 답하면 나도 답하겠다"고 말장난을 했다. NYT는 또 같은 질문을 하고, 밴스는 즉답을 피하며 "IT 기업들이 선거에 영향을 준다는 여러 연구결과가 있다"는 말을 되풀이한다. NYT가 "결국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 아닌가"라며 "이번 대선의 결과는 받아들일 것인가"라고 묻자 "물론 평화적 정권의 이양은 중요하지만 조금이라도 이슈가 있다면 재검표를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마지막 말은 "도널드 트럼프가 차기 대통령이 될 것이란 확신이 있다"였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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