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보다 강력한 치매 예방법…귀 '이것' 검사 해보세요

권선미 2024. 9. 20.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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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력 건강 상식 5가지

난청으로 인한 청력 손실은 노년층에 흔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65세 이상 고령층 10명 중 3~5명은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로 청력 손실을 겪는다. 청력이 약해지면 바로 옆에서 말을 해도 듣지 못해 의사소통이 어려워진다.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박흥주 교수는 “가족·지인과 말이 통하지 않다 보니 바로 옆에 있어도 나 홀로 있는 듯한 고립감을 느끼고 청각적 뇌 자극이 줄면서 치매 발생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청력을 지키기 위한 건강 상식을 짚어봤다.


1. 소리 들려도 고령층은 청력 검사 필요

청각은 뇌를 직접 자극하는 핵심 요소다. 대개 나이가 들수록 청각 기관의 노화로 청력이 점차 떨어진다. 청력검사 등에서 들을 수 있는 가장 작은 소리를 측정했을 때 평균 25㏈(데시벨)을 넘기면 난청으로 진단된다. 난청으로 인한 청력 손실은 스스로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점진적으로 발생한다. 살·발·달 등처럼 비슷한 말소리의 자음을 구분이 힘들어지고 여성·어린이 목소리 등 음역이 높은 고음역 소리부터 잘 들리지 않는다. 의정부을지대병원 이비인후과 김신혜 교수는 “외부 활동이 적은 고령층은 자신이 불편하지 않으니 청력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고 말했다. 결국 난청으로 들을 수 있는 범위가 줄어든다. 소리가 들리더라도 난청 위험이 높은 65세 이상 고령층은 1~2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청력검사를 받는다.

2. 난청이면 뇌 인지 저하 속도 더 빨라

난청이 진행하면 점차 청각을 통한 뇌 자극이 줄어 치매 발병률이 높아진다. 여러 연구를 통해 난청이 있는 고령층은 정상 청력을 유지한 그룹에 비해 뇌의 인지 기능 저하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 확인됐다. 미국국립노화연구소·존스홉킨스의대 공동 연구에 따르면 난청이 있는 노인에게서 치매 전 단계인 경도 인지장애 발생 위험은 청력이 정상인 노인보다 24% 높았다. 난청이 심할수록 뇌 인지 기능 저하에 가속도가 붙는다. 박흥주 교수는 “청력 손실로 소리가 잘 들리지 않으면 보청기 착용, 인공와우 이식술 등 청각 재활 치료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난청은 교정 가능한 14개의 치매 원인 중 가장 영향력이 크다. 난청을 치료했을 때 치매 발생 위험 감소 비율은 23.0%로, 흡연(13.9%), 우울(10.1%), 사회적 고립(5.9%), 고혈압(5.1%), 당뇨병(3.2%)보다 높다. 보청기를 착용해도 효과가 없을 정도의 심한 난청 환자도 인공와우 수술로 경도 인지 기능 장애가 정상화됐다는 보고도 있다.

3. 시끄러운 곳에서는 이어폰 사용 말아야

청력 건강의 가장 큰 복병은 이어폰·헤드폰 같은 개인용 음향기기다. 김신혜 교수는 “도로나 버스·지하철 등 생활 소음이 심한 환경에서 이어폰을 쓰면 주변 소음의 크기인 80~90㏈ 이상의 강도로 볼륨을 높이기 쉽다”고 말했다. 이어폰의 큰 소리에 장시간 노출되면 내이(內耳)가 쉽게 피로해지고, 청각 신경이 둔감해져 소음성 난청을 겪는다. 시끄러운 곳에서 이어폰 사용 시간이 길수록 난청 위험이 비례해 높아진다. 이어폰을 장시간 사용해야 할 경우에는 1시간 사용 후 5분 정도는 휴식한다.

4. 흡연하면 난청 위험 높아져

담배의 니코틴은 소리를 듣는 달팽이관의 미세 혈액순환을 떨어뜨리고, 유모세포 등 청신경 손상을 일으킨다. 같은 강도의 소음에 노출됐을 때 청력 회복력이 떨어져 소음성 난청을 더 쉽게 겪는다. 흡연율이 높은 남성은 여성보다 난청으로 진단받는 비율이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여승근 교수는 “하루 흡연량이 증가할수록 난청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루 20개비 이상 피우는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난청 위험이 2배 이상 높다는 연구도 있다.

5. 유소아 중이염 예방하는 백신으로 청력 지켜야

귀에 염증이 생기는 중이염으로도 난청이 생길 수 있다. 유·소아에서 난청이 생기는 원인 중 하나는 폐렴구균 감염 등으로 인한 중이염이다. 여승근 교수는 “유소아는 귓속 고막과 달팽이관 사이 이관이 성인에 비해 짧고 넓으면서 수평에 가까워 폐렴구균 감염 등으로 인한 중이염에 취약하다”고 말했다. 감기·폐렴 등으로 우리 몸에 침투한 세균·바이러스가 코에서 귀로 역류해 감염되면서 중이염을 앓는다. 중이염은 생후 6개월부터 발병 빈도가 급격히 높아지기 시작한다. 중이염 첫 발병 시기가 2세 이전이면 반복적으로 중이염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 고려대 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윤경 교수는 “중이염 예방을 위해 독감·폐렴구균 백신을 일정에 맞춰 접종하면 청력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생후 2개월부터 국가필수예방접종으로 폐렴구균 백신(프리베나13·박스뉴반스 등)의 무료 접종이 가능하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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