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스포츠] 수영 삼매경에 빠진 노인들… “관절염 치료엔 최고야, 최고”

김민영 2024. 12. 9. 02:3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첨벙, 첨벙." 지난 2일 오전 9시 서울 은평구 삼정스포츠 수영장에선 30여명의 강습생들이 6개 레인에서 물살을 가르고 있었다.

한 수영장 관계자는 "이렇게 제한을 두는 것이 정부나 상급 단체 지침은 아니다. 민간 업자들끼리 자체적으로 정한 것"이라며 "공공 수영장에서 노인들을 수용할 수 있도록 현장 접수 확대 등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7330] 고령화시대 실버 스포츠 ③
지난 2일 서울 은평구 삼정스포츠 수영장에서 어르신들이 수영 수업을 받고 있다. 수영과 아쿠아로빅은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고 진입장벽이 낮아 노년층이 즐기는 운동이지만 최근 시설 이용에 나이 제한을 두는 민간 수영장이 늘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현규 기자


“첨벙, 첨벙.” 지난 2일 오전 9시 서울 은평구 삼정스포츠 수영장에선 30여명의 강습생들이 6개 레인에서 물살을 가르고 있었다. 초·중급반에선 여러 세대가 함께 수업을 받는데 유독 상급반은 65세 이상 노인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들은 물 만난 고기처럼 수영 실력을 뽐냈다.

윤수현 삼정스포츠 대표는 “900여명 회원 중 노인 비중은 50%가량”이라며 “어르신들은 수영 강습 전에 일찍 와서 수다 떠는 게 일상의 낙”이라고 말했다.

이날 찾은 수영장 복도는 수영과 아쿠아로빅을 하려는 어르신들로 북적였다. 50분 동안 자맥질하고 나온 김복례(82)·순남(78) 자매는 “30년간 꾸준히 한 수영은 건강을 지키고 기분전환 하는 데 최고”라며 “수영할 줄 모르는 60대도 늦지 않았으니 도전해보라”고 추천했다.

이수진(71) 할머니는 “골프와 헬스도 해봤지만 수영만 한 운동이 없다”며 “관절에 무리가 안 가서 더 좋다. 물이 겁난다면 걷기 레인이나 아쿠아로빅부터 시작하는 걸 권한다”고 말했다.

아쿠아로빅은 물속에서 강사의 구령에 따라 팔과 다리, 허리, 어깨 등을 이리저리 움직이는 운동이다. 이곳에서 만난 송쌍례(74) 할머니는 “아쿠아로빅을 10년 했다. 3년 전 암에 걸려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도 아쿠아로빅이 너무 하고 싶어서 지난해 8월 회복하고 바로 수영장에 왔다”고 말했다. 이날 송 할머니와 같은 반 50여명은 음악에 맞춰 50분 동안 쉴새 없이 몸을 흔들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이는 매일 아침 전국 1300여개 수영장에서 펼쳐지는 풍경이다. 수영은 몸에 무리가 가지 않아 어르신들에게 인기가 좋은 대표적인 실버스포츠다. 수영 입문의 전 단계로 여겨지는 아쿠아로빅도 동네 수영장 프로그램의 한 축을 담당한다.

지난 4일 서울 양천구 목동스포츠센터에서 만난 이정연(66·여)씨는 아쿠아로빅을 하다 수영에 흥미가 생겼다. 이씨는 “퇴행성 관절염으로 양쪽 무릎이 아팠는데 운동하고 근육량이 올라가 걷기가 수월해졌다”며 “수영도 하고 싶어서 개인지도 받은 뒤 초급반에 들어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홍경제 목동스포츠센터 부장은 “수영은 진입장벽이 낮은 운동”이라며 “아쿠아로빅을 먼저 해도 좋고 수영을 배워도 좋다”고 했다.

인기 많은 공공시설 수영장에 어르신들이 등록하기가 쉽지 않은 환경은 개선점으로 지적된다. 2021년 기준 전국 공공 수영장은 492곳인데 대부분 온라인 접수로 회원을 유치하기 때문에 어르신들에겐 진입장벽이 높다. 일부 공공시설은 90%는 온라인 접수를 하고 노인들을 위해 10%가량 현장 등록을 한다. 이마저도 경쟁이 치열해 노인들은 돈을 더 주고 현장 접수만 하는 민간시설을 주로 찾는다. 2022년 기준 민간 수영장은 810개소가 있다.

노인들이 수영할 곳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최근엔 ‘나이 제한’을 두는 민간 수영장이 늘고 있다. 미끄럼 사고 등 안전사고를 예방한다는 명분이다. 아직 건강하거나 수영 경력자라면 75세 이상도 회원으로 받고 있으나 초보자 또는 거동이 불편한 75세 이상의 회원 가입은 거부하는 분위기다.

한 수영장 관계자는 “이렇게 제한을 두는 것이 정부나 상급 단체 지침은 아니다. 민간 업자들끼리 자체적으로 정한 것”이라며 “공공 수영장에서 노인들을 수용할 수 있도록 현장 접수 확대 등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