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턴트 없이 정글 누빈 '원조 타잔'…배우 론 엘리, 86세로 별세

이해준 2024. 10. 2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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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미국 TV 시리즈에서 타잔으로 열연했던 론 엘리가 지난달 29일 숨졌다. 사진은 지난 1987년 모습. AP=연합뉴스

1960년대 미국 TV 시리즈 '타잔'의 주인공을 맡았던 배우 론 엘리가 지난달 86세로 별세했다.

24일(현지시간) AP 통신등의 보도에 따르면 엘리의 딸 커스틴 엘리는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그가 지난달 29일 로스앤젤레스(LA)의 자택에서 숨졌다고 밝혔다.

엘리는 1966∼1968년 미국 NBC 방송의 타잔 TV 시리즈와 영화에서 주인공 타잔을 맡아 열연했다. 그가 연기한 타잔은 과거 시리즈에서 말없이 몸만 쓰는 캐릭터로 그려졌던 것과는 달리, 교육을 받은 지적 인물로 등장한다.

키가 193㎝에 달하는 건장한 체격의 엘리는 '타잔'을 촬영하면서 스턴트 배우를 쓰지 않고 모든 액션 연기를 직접 소화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어깨를 두 차례 다치는 등 등 수십차례에 걸쳐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다. 또 사자에 물리는 상처를 입기도 했다.

그가 출연한 TV 시리즈는 1980년대에 국내에서 방영돼 우리에게도 친숙한 얼굴로 남았다.

엘리는 1984년 미인대회 출신의 발레리 엘리와 결혼해 세 자녀를 가졌으며, 가족과 시간에 집중하기 위해 2001년 은퇴했다.

은퇴 후에는 추리 소설을 여러 권 집필해 발표하는 등 작가로 활동했다. 2014년에는 TV 영화에 짧게 등장했다.

엘리는 2019년 당시 서른살이던 아들이 어머니 발레리를 칼로 찔러 살해하고 그 자신도 출동한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지는 비극적 사건이 벌어지면서 재차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엘리의 딸 커스틴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아버지는 "사람들이 영웅이라고 부른 인물이었다"면서 "그는 배우이자 작가, 코치, 멘토, 가장이자 리더였다"고 추모했다.

정글에서 유인원에게 길러진 아이로 그려지는 타잔은 1912년 미국 연재소설의 캐릭터로 처음 소개됐다. 이후 영화, 라디오와 TV 드라마, 만화영화를 통해 다채롭게 변주됐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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