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새 기획사 설립, 소송 이겨 뉴진스 품어도 위약금 부담

그룹 뉴진스와 소속사 어도어의 전속계약 해지 소송이 이달 말 1심 판결을 앞둔 가운데, 뉴진스를 프로듀싱한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새 기획사를 설립했다. 민 전 대표가 뉴진스의 승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본격적인 ‘리턴’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4일 법원에 따르면 민 전 대표는 지난 16일 새 연예기획사 ‘주식회사 오케이(ooak)’를 설립하고 법인 등기를 마쳤다. 사업 목적에는 연예인 매니지먼트, 음악·음반 제작 및 유통, 공연·이벤트 기획, 광고 대행 등이 포함됐다. 법인 사무실은 서울 강남구 신사동 인근으로, 현재 신축 건물 공사가 막바지 단계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본금은 3000만 원 규모다.

민희진 인스타그램

민 전 대표가 지난해 11월 어도어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난 뒤 공식적인 행보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뉴진스가 전속계약 해지 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민희진이 새 기획사를 통해 이들을 영입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민희진 인스타그램

현재 법원은 오는 10월 30일 어도어와 뉴진스 멤버 간 전속계약 유효 여부에 대한 1심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만약 법원이 뉴진스의 손을 들어준다면, 민 전 대표는 새 회사 오케이를 통해 이들의 활동을 지원할 수 있다.

다만, 승소 이후에도 부담은 만만치 않다. 앞서 법원은 뉴진스 멤버들이 어도어의 사전 승인 없이 독자적으로 활동할 경우 1인당 1회당 10억 원의 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 즉, 전속계약이 무효로 인정되더라도 어도어 측이 “일방적인 활동 중단”을 이유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상황이다.

민희진 (사진: 어도어)

하이브와의 관계도 여전히 복잡하다. 민 전 대표는 지난해 하이브와의 경영권 갈등 끝에 어도어 대표직에서 해임됐으며, 현재 약 260억 원 규모의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대금 청구 소송과 주주 간 계약 해지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이다. 경업금지 조항은 이미 효력을 잃은 상태로 알려졌으나, 법적 분쟁이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만큼 향후 활동에는 여전히 변수가 남아 있다.

뉴진스 (사진: 어도어)

업계 한 관계자는 “뉴진스가 민희진 품으로 돌아온다 해도, 그 과정에서 발생할 위약금과 손해배상 규모가 엄청난 금액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며 “결국 투자자 확보나 새 아티스트 발굴이 병행되지 않으면 오케이가 당장 본궤도에 오르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 전 대표가 떠난 이후 어도어는 뉴진스를 유일한 소속 아티스트로 운영하고 있다. 하이브가 2021년 어도어 설립 당시 투입한 금액은 215억 원, 뉴진스가 데뷔한 2022년 이후 3년간의 누적 매출은 2400억 원대에 달한다. 뉴진스의 향방에 따라 어도어의 경영상 타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희진 (사진: 어도어)

결국 이번 1심 판결은 민희진과 뉴진스 모두에게 ‘운명의 갈림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뉴진스가 승소해 민 전 대표 품으로 돌아간다 해도, 그 길 끝에는 또 한 번의 법적 싸움이 기다리고 있다.

나우무비 에디터 김무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