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고 더블로 가서 인생이 뒤바뀐 남배우 정체

“묻고 더블로 가” 그 한마디였을 뿐인데

김응수라는 이름, 예전엔 낯설었을지 몰라도 지금은 다르다.

영화 ‘타짜’에서 곽철용 역할로 던진 한 줄 대사가 인터넷에서 짤로 퍼지며, 광고만 120개가 쏟아졌다.

광고계에서 보험, 햄버거, 화장품까지 줄줄이 문을 두드렸고, 하루에 전화만 수십 통씩 왔다.

과장도 아니고 실제 상황이었다.

그전까지는 딸에게 짠돌이라고 눈치 보던 아빠였다.

생활비에 민감했고, 머리 감는 아이에게 물 아끼라 했을 정도로 절약이 몸에 밴 사람.

그랬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광고계 블루칩이 된 거다.

찢어진 원서와 일본 유학, 그리고 첫사랑

고등학교 땐 명문고를 다녔다.
연기를 하고 싶어 아버지 몰래 원서를 썼지만, 결국 찢어졌다.

그 뒤로 아버지와의 관계는 소원해졌다.
연극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재수 끝에 연극영화과에 들어갔다.

당시만 해도 배우는 돈 안 되는 길이었다.

그러다 방송국 작가로 일하던 사람을 만나 사랑에 빠졌다. 약사 집안 출신이었다.

동성동본이라 양가 반대가 거셌지만, 결국 결혼까지 이어졌다.

둘은 결혼 축의금으로 일본 유학을 감행했는데, 지원은커녕 둘 다 생계를 따로 책임져야 했다.

학비 벌려고 아르바이트, 아이까지 생겨 생활은 빠듯했고, 그 시절의 습관이 ‘짠돌이 아빠’를 만들었다.

연극으로 단단히 다져진 연기력 덕분에 다양한 작품에 꾸준히 출연했다.

‘추노’, ‘해를 품은 달’, ‘부러진 화살’, ‘범죄와의 전쟁’ 같은 작품에서 얼굴은 익숙했지만 이름은 모르는, 그런 배우였다.

그러다 ‘곽철용’이 불쑥 떠올랐다.

한 줄 대사와 짤이 시동을 걸었고,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가 폭발했다.

짠돌이 아빠에서 하루 120개 광고가 들어오는 배우로 인생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오래 버틴 사람에게 오는 보상

빛나는 전성기 없이도 묵묵히 걸어온 시간.

가족을 지키며 꾸준히 연기를 해온 그 세월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는 이야기다.

한때는 처가에 얹혀살았고, IMF로 감독 데뷔는 날아갔고, 무대 뒤편에서 겨우겨우 버텨야 했던 순간들도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짤 하나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자리 잡았다.

모두가 우스갯소리처럼 쓰는 유행어 속에, 한 사람의 고단했던 시간과 세월이 뒤섞여 있다는 걸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사진출처: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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