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구내식당 차담’, 한동훈 홀대 넘어 국민을 모욕 [정기수 칼럼]
시정잡배 수준 폭력적 유치의 극치...“나라가 창피”
“돌 맞고 가겠다”, 이런 말 하면 멋있을 줄 알았나?
대통령실 행정관들 韓에 집단행동 시도, “참 잘들 한다”
“여러 힘든 상황이 있지만 업보로 생각하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일하겠다.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
대통령 윤석열에 대한 지지와 찬사가 뜨거웠을 때 이런 말이 나왔다면 그는 보수우파들로부터 박수와 격려를 받았을 것이다. 불행하게도, 지금은 그렇지 않다.
수도권 중도층은 진작에 돌아섰고, 아성이었던 70대 이상(30%대), 대구-경북(30%대), 부산-울산-경남(20%대)도 반 윤석열 여론이 놀랍도록 높아지고 있다.
그는 이제 전국적으로 조롱의 대상을 지나 혐오 인물로 변하고 있다. 부인보다 더한 국민 밉상이 되기로 작심한 것도 같다.
그가 한동훈과 관련해서 하는 일마다 한때 열성 지지자였던 사람들을 어리둥절케 하다 어이없게 하더니 급기야 심한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
그에겐 지금 자기를 달래 주고 힘을 실어 줄 친구도 없고 선후배나 조언자도 다 떠나 버렸음이 틀림없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렇게 광야에 선 정의의 사도 같은(막말로 말하면 잠꼬대 같은) 말을 할 리가 없다.
‘업보’라는 말을 썼다. 부산 범어사 방장 스님으로부터 “휘말리지 않고 꿋꿋하게 하시는 모습이 든든하다”라는 위안받고 싶어서였는지는 모르겠다.
적어도 바로 ‘차담’때 여당 대표 한동훈에게 지은 업보를 뜻하진 않았을 것이다. 세상 사람들이 다 안다. 속이 아주 좁을 뿐만 아니라(박지원이 ‘밴댕이’라고 했다) 매우 폭력적이고 유치한 면도 숨기지 않는다. 굉장히 위험한 상태다.
비록 한동훈은 나이 차이가 크게 나는, 학교와 검찰 후배라 할지라도 63% 지지로 대표가 된 사람이다. 그런 국정의 중요한 파트너를 그가 어떻게 대접했는가? 25분간 밖에 서서 기다리게 했다. 외교 관련 전화 때문이었다는 건 믿어 주기로 하자.
그러나 차담이라는 걸 한 장소가 홈런이었다. 전 국민의 머리를 오른쪽으로 갸우뚱하게 했다. 혹자는 검찰 취조실 같다고 했고, 또 다른 혹자는 고교 상담실 같다고도 했다. 필자 눈에는 구내식당같이 보였다. 테이블 보도 없는 기다란 탁자…. 윤석열, 이거 정말 뭐 하자는 짓이었나?
한동훈 앞에서 두 팔을 뻗쳐 손을 탁자 위에 짚고 있는 화난 자세는 또 뭐였는지 기가 찬다. 이 나라 대통령이 동네 XX치나 조폭 같은 행동을 하는 인물이었다니…. 참으로 슬프고 부끄러운 장면이었다.
그런 식으로 의전을 사전에 준비했으니 결과가 절대로 좋을 리가 없었지만, 설령 좋았다고 하더라도 의전이 잘못된 건 잘못된 것이다. 나라 망신이고 국민에 대한 모욕이고 도전이다. 한동훈 홀대는 많이 봐주는 가십이다.
윤석열은 손님을 그렇게 대해서 어떤 말을 듣고 평가받을지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오직 자기와 부인을 향해 싫은 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한동훈을 찍어 누르지 못해 분이 풀리지 않았을 뿐이다.
그는 ‘만고 땡’ 공공기관 감사 자리나 기다리는 듯 딸랑거리고 있는 대통령실 졸병들과 역시 딸랑이들인 여당 내 추경호 지휘하에 친윤 의원들, 그리고 홍준표, 김태흠 등 어느 순간 딸랑이들로 변한 지자체장들과 어깨동무해서 한동훈 측을 궤멸시킬 기회를 엿보고 있는 듯하다.
당 대표 쫓아내기가 벌써 몇 번째인가? 한동훈은 약속이 있다며 저녁 먹을 시간에 제로 콜라 한 잔 주고 내보낸 다음 추경호를 불러 우리 편 결속 만찬을 했다. 홍준표도 상경시켜 한동훈 고립 작전 타임 술 한 잔을 나눴다. 가관이다. 이게 우리나라 대통령 맞나?
그러면서 말은 또 통 큰 사람처럼 한다.
“우리 당 의원들 생각이 바뀌어서 야당 의원들과 같은 입장을 취하는 결과가 온다면, 그 결과에 대해선 나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지 않겠나?”
그럴 일은 없을 것이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달라는 말을 돌려서 한 것이었을 텐데…. 그런 사람이 구내식당 테이블에 동네 깡패가 젊은이 한 명 앉혀 놓고 겁주듯이 눈 부라리며 다그친 건가?
이건 나라가 아니다. 조그만 회사도 못 된다. 검사들 심문 놀이나 하는 모습이다. 이러려고 청와대 나와 국방부 청사를 개조, 대통령실로 만들었는지 한숨이 나온다. 그 ‘구내식당’은 본청도 아닌 부속 건물이라고 한다.
그 테이블, 그 음료, 그 뻗친 팔 등을 기획-연출하고 원하는 표정과 동작, 구도, 인물들이 나온 사진 찍어서 언론사에 배포한 대통령과 대통령실은 전적으로 똑같은 사람들이다. 어쩌면 그렇게 혼연일체로 움직이는지 감탄이 절로 나온다.
그 대통령실 행정관들 30여 명이 ‘호가호위하는 김건희 라인 정리’를 요구한 한동훈에게 “근거를 대라”며 집단행동을 하려고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어쩌려고 이러나? 나라 꼴이 말이 아니다.
글/ 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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