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닿으면 암유발’ 위험물질 도로에 콸콸… 대응엔 ‘구멍’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7월 18일 충남 서산의 한 주유소에서 차량 추돌 사고로 노르말헵탄이 4000ℓ가 유출됐다.
이처럼 인체에 닿으면 염증이나 발암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 물질의 운송 사고가 끊이지 않지만, 관계 당국의 대응은 허점이 적지 않다.
정 의원은 "위험물 유출 사고가 해마다 여러 차례 발생하는 만큼 이를 방지하기 위해 위험물 운송 차량에 대한 보다 꼼꼼하고 철저한 점검과 화물차 운전자 대상 교육 프로그램 강화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 “운송차 점검과 운전자 교육 강화 필요”
지난 7월 18일 충남 서산의 한 주유소에서 차량 추돌 사고로 노르말헵탄이 4000ℓ가 유출됐다. 무색의 휘발유 냄새가 나는 이 액체는 접촉만 해도 피부 자극은 물론 중추신경계 장애나 폐렴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 물질로 분류된다.
이에 앞서 지난해 6월 경남 하동 남해고속도로에서도 퀴놀린을 운송하던 차량이 사고가 나면서 발암물질인 퀴놀린 50ℓ가 도로 위에 그대로 쏟아졌다. 발암물질인 퀴놀린은 흡입하거나 피부에 접촉할 경우 호흡곤란과 시력, 간장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그해 8월에는 경남 창원의 한 도로에서도 발연황산이 유출됐는데, 관계 당국은 그 유출량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연황산은 눈이나 피부에 닿으면 심한 화상과 눈 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로 이 역시 발암물질로 분류된다. 이처럼 인체에 닿으면 염증이나 발암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 물질의 운송 사고가 끊이지 않지만, 관계 당국의 대응은 허점이 적지 않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한국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 7월까지 최근 5년간 위험물 운송 차량 사고는 총 315건으로, 한 해 평균 63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위험 물질이 도로에 유출된 사고는 모두 62건에 달했다.
문제는 반복되는 사고에 대한 관계기관의 대응이 미진하다는 점이다. 정부는 2012년 경북 구미 불산 유출 사고를 계기로 위험 물질 운송 차량에 안전 관리를 강화했다. 이에 2019년부터 위험 물질 운송 차량에 단말기를 장착하고 운송 전 운송계획정보를 신고하도록 했다. 운송 전 과정을 교통안전공단이 운영하는 위험물질운송 중앙관리센터에서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사고 발생 시 차량의 위치나 운송 위험 물질의 종류, 적재량 등을 실시간으로 해당 지방자치단체 등에 전파하고 대응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위험 물질을 운송 차량 가운데 사전에 운송계획 등을 신고하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 보니 이 시스템이 유명무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해 위험물 운송 차량이 운송 전 운송계획정보를 입력하지 않다가 적발된 건수는 103건으로 2022년 30건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사전 운행계획정보 미입력이 위험물 운송 차량의 전체 법규 위반 건수(129건)의 약 80%에 달한다. 사전에 운행계획을 보고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고가 나도 신속한 대응이 어렵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행정처분 권한이 지자체에 있기 때문에 공단으로서는 위험물 운송 시 주의해야 할 점과 관련 법규에 대해 계도와 홍보 외에 뚜렷한 대책이 없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위험물 유출 사고가 해마다 여러 차례 발생하는 만큼 이를 방지하기 위해 위험물 운송 차량에 대한 보다 꼼꼼하고 철저한 점검과 화물차 운전자 대상 교육 프로그램 강화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비자 발급 또 거부당한 유승준… “인권 침해” 주장
- “제니도 안 되네…” OTT에 밀린 김태호 예능, 시청률 1%
- 놀라지 마세요, 금괴 가격… 연일 ‘지붕킥’ 1개에 14억
- 뉴욕 도심에 들끓는 쥐 떼…해결 방법은 피임약?
- “○○○판사 친인척 손드세요”… 제도 악용에 커지는 사법 불신
- 식당 3000곳 전화해 “배탈났다”…돈 뜯은 ‘장염맨’ 최후
- “살인마 운영 식당”…순천 여고생 살해범 신상 퍼졌다
- “헤즈볼라 수장 죽었나”…본부에 공습 퍼부은 이스라엘
- ‘3억엔 안 가요’ 지방 대학병원 응급실 의사 구인난 ‘심각’
- 공수처, ‘김건희 공천개입 의혹’ 채상병 수사 착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