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스타' 클로이 김, 트럼프 비판…"우리는 목소리 낼 수 있다"

강태화 2026. 2. 10.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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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는 한국계 미국 스노보드 스타 클로이 김(26세) 선수가 9일(현지시간) 미국 정부의 이민 정책을 비판한 자국 대표 선수를 비난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한국계' 스노보드 스타 클로이 김 선수가 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리비뇨에서 열린 2026 동계올림픽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정책에 대한 비판적 발언을 하고 있다. 클로이 김은 1982년 미국으로 이민한 한국인 부모 밑에서 자란 이민 2세대로, 2018년과 2022년 금메달을 수상한 데 이어 3연패를 노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이탈리아 밀라노 동계올림픽에 참여하고 있는 클로이 김은 이날 강경한 이민정책을 비판한 미국 스키 대표 헌터 헤스의 발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한 패배자”라고 공개 비난한 데 대한 질문을 받자 “우리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에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미국을 대표하는 것을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미국은 우리 가족에게 많은 기회를 준 나라”라며 “우리 부모님도 이민자 출신이고, 이 문제(이민 정책)는 내게 정말 크게 와닿는다”며 이같이 답했다.

2022년 2월 10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승에서 우승한 미국의 클로이 김이 기뻐하고 있다. 그는 역사상 최초로 여자 하프파이프 3연속 금메달 획득에 도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앞서 지난 6일 프리스타일 스키 대표인 헤스는 기자회견에서 미국 시민 2명이 이민단속 당국 요원이 쏜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에 벌어졌는데도 트럼프 행정부가 강경한 이민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데 대한 질문을 받고 “내가 성조기를 달고 있다고 해서 미국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헤스를 “패배자(loser)”라고 칭하며 “그는 대표팀 선발전에 참가하지 말았어야 했고, 그가 대표팀에 있는 것은 정말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람을 응원하기 정말 어렵다”며 자국 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를 응원하지 않겠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림픽 기간 자국 선수단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이민 단속을 벌여온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을 이탈리아에 파견하면서 현지에서 강한 반발을 샀다. 이와 관련 JD밴스 부통령은 올림픽 개막식에서 관중들의 야유를 받기도 했다.

지난달 31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No ICE' 시위에 참가한 시위자들. 이들은 밀라노-코르티나 2026 동계 올림픽 기간 중 미국 이민세관집행국(ICE) 요원들의 파견 계획에 반대하고 있다. 시위대는 최근 미국에서 연방 요원들이 연루된 논란의 치명적 총격 사건 이후 해당 기관의 보안 역할에 대해 비판했다. EPA=연합뉴스
지난 6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2026 동계올림픽에서 미국 대표단을 보호할 예정인 미국 이민세관집행국(ICE) 요원들에 대한 시위 중, 시위대가 확성기를 통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클로이 김은 이러한 상황과 관련 “우리는 사랑과 연민으로 (사회를)이끌어야 하고, 이런 모습을 더 많이 보고 싶다”며 재차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이민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뭉쳐야 하고,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선 서로에게 의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2018년과 2022년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종목에서 금메달을 수상했던 클로이 김은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는 미국의 스노보드 스타다. 그는 1982년 미국으로 이민을 온 한국인 부모 사이에 태어난 이민 2세대다.

미국 대표 비 김(왼쪽)과 클로이 김이 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리비뇨에서 열린 2026 동계올림픽 기자회견에서 포옹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한국계로 이번 동계 올림픽에 미국 대표 선수로 출전했다. AP=연합뉴스


미국을 대표해 처음 올림픽에 출전한 또 다른 한국계 스노보드 선수 비 김도 같은 질문을 받고 “미국은 지금 여러 다른 의견들로 분열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다양성은 미국을 아주 강하고 특별하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이 자리에 앉아 있는 우리들(한국계 미국인)이 이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하고, 우리 모두는 꿈을 좇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수퍼볼의 하프타임 쇼에서 라틴계 뮤지션 배드 버니가 스페인어로 공연한 데 대해 “하프타임 쇼는 정말 끔찍했고, 역대 최악 중 하나”라며 “(스페인어 노래는)미국의 위대함을 모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성공, 창의성, 탁월함의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며 “춤은 역겨운 수준이고, 무슨 말인지 하나도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지난 8일 NFL 수퍼볼 하프타임 쇼에 배드 버니가 스페인어 노래를 부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미국의 위대함을 모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배드 버니는 지난 1일 열린 제68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스페인어 앨범 사상 최초로 ‘올해의 앨범상’을 수상했다. 그는 당시 수상 소감을 통해 “ICE 아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강도 높은 이민 단속을 비판했다. 이번 하프타임 쇼의 공연장은 중남미 각국의 국기로 채워졌고, 전광판에는 ‘증오보다 강력한 것은 사랑’이라는 문구가 등장했다.

반면 보수 단체 ‘터닝포인트 USA’는 하프타임 쇼와 같은 시간대에 별도 온라인 콘서트를 열어 이를 생중계했다. 주최 측은 해당 방송을 200만 명이 시청했고, 순간 최대 시청자는 600만 명에 달했다고 주장했지만, 대중문화 매체 버라이어티는 “수퍼볼 하프타임 쇼는 전미의 승리였고, 터닝포인트 USA 무대는 지루한 마가(MAGA) 쇼였다”고 평가했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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