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최고위 불참…공개 회의서도 친한-친윤 대립 격화
'친윤' 김재원 "우리 편 공격도 금도가 있어"
특별감찰관 추천을 두고 국민의힘 내의 친한(친한동훈)계와 친윤(친윤석열)계 간의 갈등이 공개 회의인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24일 국회에서 진행된 최고위원회의에는 특별감찰관 추천에 유보적인 입장인 추경호 원내대표는 아예 불참했다. 사전 공표된 외부 일정 참석이 사유이지만, 일각에서는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을 추진 중인 한 대표를 향한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에 회의는 한동훈 대표, 장동혁·김재원·김민전·인요한 최고위원, 김상훈 정책위의장, 서범수 사무총장 등만 자리한 상태에서 진행됐다.
이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국민의힘 당대표로서 말씀드린다. 특별감찰관 추천을 진행하자"고 밝혔다.
한 대표는 "당대표 업무와 관련해 오해가 없도록 한다"며 "당대표는 대외적으로 당을 대표하고, 당무를 통할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원내든 원외든 당 전체 업무를 총괄하는 임무를 당대표가 수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 전체를 총괄하는 사람을 뽑은 것이기 때문에 당대표를 뽑는 전국 선거를 하는 것이기도 하다"며, '특별감찰관 추천'은 '원내 사안'이라고 선을 그은 추경호 원내대표의 말을 정면 반박했다.
한 대표는 "우리는 공정과 상식을 내걸고 국민 선택을 받은 정권"이라며 "우리가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기 위한 방법은 사실 단순하다. 그 말을 지키면 다시 국민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다. 그렇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 대표의 범죄 혐의에 대한 재판 결과가 11월 15일부터 순차적으로 나오게 된다. 민주당은 여러 생떼쇼와 사회 혼란을 유도할 것"이라며 "정부·여당은 변화하고 쇄신하면서 민주당의 헌정파괴 쇼에 단호하게 막아서겠다. 당대표로서 내가 맨 앞에 서겠다"고 했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장동혁 최고위원은 "당원들은 하나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국민의힘에 크게 실망하고 있다. 지금은 문제를 만들 때가 아니라 하나씩 풀어갈 때"라며 "당도 대통령실도 문제를 대하고 풀어가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특검법을 막아내는 마지막 힘은 108명 의원들이 아니라 국민들에게서 나온다"며 "국민 우려를 불식시키고 민심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한다면 어떤 것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종혁 최고위원도 "만약 우리가 대통령 공약이기도 했던 특별감찰관 제도조차 온갖 비합리적 이유를 들어가며 도입을 회피한다면 그것이 여론과 민심으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고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불보듯 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대통령께서 국정운영을 하고 외교·안보 정책을 펼칠 수 있는 것도, 국회의원이 의원총회에서 당 방향과 국사를 논의할 수 있는 것도 민심의 바다 위에 떠 있기 때문"이라며 "민심을 성나게 하는 정치는 제발 그만하자. 우리가 먼저 쇄신해야 어버이당을 향해 달려가는 민주당과 싸울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친윤계로 분류되는 김재원 최고위원은 장동혁 최고위원 직후 이어진 발언을 통해 작심 비판을 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최근 우리 당의 사정에 대해 많은 분이 걱정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비판할 때는 적어도 일정한 금도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우리 당이 집권여당인 이유는 당원인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에서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당선됐고 우리 당의 당원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라며 "혁신과 변화의 이름으로 우리 편에게 가해지는 공격 정도가 금도를 넘어갈 때는 그 또한 우리 편에게 상당한 상처를 입힐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불과 얼마 전 보수 진영이 겪지 말아야 할 참담한 고초를 겪었던 과거가 많은 당원과 지지자 가슴에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아있다"며 "자해적 행위로 보수 진영의 공멸을 가져올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여 있을 수 있다"며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이성을 되찾아 당원들과 국민이 걱정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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