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토트넘과 내년 결별 가시화…"토트넘 커리어 종료할 때"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토트넘이 손흥민을 내년에 즉각 방출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와서 시선을 끌고 있다. 현실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올 만하지만 토트넘과 손흥민 사이 냉랭한 기류가 포착되는 것도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영국 언론이 또 손흥민을 다뤘다. 손흥민이 토트넘과 작별할 시간이 다가왔다며 '방출설'을 보도했다.
손흥민 거취를 가장 심층 취재하고 있는 영국 '커트오프사이드'가 다시 나섰다. 이 매체는 토트넘 사정에 능통한 폴 오키프가 가끔 기고하는 것으로 알려진 매체다.
매체는 지난 17일(한국시각) "토트넘이 손흥민의 뛰어난 후임 영입 경쟁을 시작했다"며 "손흥민의 토트넘 경력이 곧 끝날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은 그의 후임자를 찾았으나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손흥민 나이를 고려하면 내년 여름 계약 만료와 함께 떠나는 것이 타당하다고 알렸다.
토트넘이 찍은 손흥민 후계자는 아이슬란드 국가대표인 프랑스 리그1 릴의 하콘 하랄드손이다. 토트넘은 스카우트를 파견해 이미 그의 경기력을 점검하고 나섰다.
올해 21살로 릴에서 초신성으로 꼽히는 하랄손은 공격형 미드필더와 윙어를 모두 소화할 수 있어 손흥민과 포지션이 비슷하다. 지난 시즌부터 릴에서 준주전급으로 활약하고 있다.
양발 사용 능력이 모두 좋은 것은 손흥민과 닮은 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토트넘 주변에선 손흥민 대체자 얘기가 곧잘 흘러나온다. 하를드손 외에 스페인 윙어 하비 푸아도 역시 손흥민 대안으로 최근 거론된 적이 있다. 영국 매체 스포츠몰은 지난 11일 "토트넘이 26세 윙어 하비 푸아도 영입에 나섰다"며 그가 손흥민과 경쟁할 자원이라고 소개했다.
손흥민 대체자가 여러 차례 언론을 통해 흘러나왔으나 하랄드손의 경우 아주 구체적이고, 그간 손흥민의 계약을 지속적으로 추적한 커트오프사이드가 낸 보도라는 점에서 예의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푸아의 경우는 기술 좋은 스페인 출신 선수라는 게 눈에 띈다.
손흥민은 지난 2021년 토트넘과 3번째 계약을 체결했고, 2025년 6월에 종료하는데 1년 더 연장할 수 있다는 부속 조항이 붙어 있다. 토트넘이 일방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최근 영국 유력지들이 이를 일제히 보도한 상황이다.
'이브닝 스탠더드'는 지난달 말 "토트넘이 손흥민과의 계약 연장을 추진하면서 손흥민은 클럽에서 11번째 시즌을 맞이하게 된다"라고 보도했다.
같은 시기 풋볼 런던의 토트넘 담당 기자 알레스제어 골드도 자신의 SNS를 통해 같은 주장을 펼쳤으며 영국 '더선' 소속 토트넘 전담 기자 톰 바클레이도 SNS로 "토트넘은 손흥민과의 계약을 2026년 여름으로 넘기기 위해 자신들이 보유한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도 지난달 말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현재 계약의 마지막 12개월에 들어간 후 계약 상황을 돌아봤다"라며 "토트넘은 손흥민의 계약 기간을 1년 더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활성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밝혔다.
유력 언론이 일제히 전했기 때문에 이변이 없다면 토트넘도 이를 조만간 공식 발표할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최근 기류가 바뀌었다. 보도 이후 한 달이 다 되어가도록 별 소식이 없는 가운데 토트넘과 손흥민이 내년 여름에 결별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다.
손흥민을 내년에 바로 방출해서 팀내 최고 연봉인 180억원을 활용, 어린 선수들을 한 명 혹은 복수로 데려오겠다는 뜻일 수 있다.
앞서 손흥민은 두 차례에 걸쳐 재계약 관련 질문을 받고 답변을 건넸다. 구단과 대화한 게 없다는 취지라는 식으로 발언해서 시선을 모았다. 답변 내용만 보면 토트넘과 굉장한 수싸움을 벌이는 것으로 여겨진다.
손흥민은 지난달 팬 포험에선 "우린 축구에서 우리의 미래를 알 수 없다. 난 아직 토트넘과 계약 기간이 남아 있고, 여기서 뛴지 벌써 10년이 됐다. 내가 토트넘에서 얼마나 행복할지 여러분은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축구에서 우리의 미래는 알 수 없고, 나는 단지 이번 시즌에 집중하고 있을 뿐이다. 내가 원하는 건 승리"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언젠가 내가 이 클럽을 떠나는 날이 오더라도 여러분 모두가 웃는 걸 보고 싶고, 모두가 나를 레전드라고 이야기하는 걸 보고 싶다"며 어떠한 방식으로든 토트넘을 떠나게 되더라도 토트넘 팬들이 자신을 팀의 레전드로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은 지금까지 토트넘 소속으로만 400경기 이상 출전해 164골을 넣으면서 구단 역대 득점 5위에 오른 명실상부 토트넘의 리빙 레전드다.
2010년대 토트넘의 황금기에는 언제나 손흥민이 있었고, 토트넘이 어려울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한 선수도 손흥민이었다. 팀 내 위상이나 영향력 등을 따져도 손흥민이 레전드로 불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말이다.
다만 손흥민은 자신이 아직 토트넘의 레전드로 불리기에는 부족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바로 우승 경력 때문이다.
손흥민은 지난달 영국 공영방송 'BBC'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토트넘에서 레전드가 되고 싶다. 한 팀에서 10년 동안 뛰는 건 굉장한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항상 꾸준한 모습을 유지해야 하고 클럽에 무언가를 갖고 와야 한다"며 토트넘의 레전드로 남고 싶다는 생각을 밝힌 바 있다.
손흥민은 팬 포럼 이후에도 한 번 더 같은 질문을 받았다. 토트넘은 지난달 27일 2024-2025 UEFA 유로파리그 본선 리그 페이즈 1차전 가라바흐(아제르바이잔)와 맞대결을 벌여 3-0으로 이겼고 이 경기에서 손흥민은 햄스트링을 다쳐 재활 중이다.
경기 사전 기자회견에 손흥민이 나왔는데 재계약 질문이 나오자 "우리는 아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라며 계약 만료가 다가오고 있음에도 구단과 연장 협상에 대해 아무런 이야기도 나누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분명한 건 난 이번 시즌에 매우 집중하고 있다"라며 "이 나이에 모든 순간이 목표와 같고, 특히 이번 시즌엔 많은 대회에 출전하기 때문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다"라며 재계약보다 올시즌 성적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재계약과 관련해 구단과 논의한 게 없다는 뜻이었다. 손흥민의 내년 여름 운명이 한국을 넘어 전세계 축구팬들에게 굉장히 궁금한 사안이 됐다.
손흥민은 지난해 여름부터 사우디아라비아 구단에서 거액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도 손흥민과 토트넘의 동행 여부는 시선을 끈다.
발롱도르 수상자 카림 벤제마가 활약하고 있는 알 이티하드에서 4년간 총액 1억6000만 유로, 한화로 2383억원이 가장 합리적인 제안으로 분석된다. 손흥민이 지금까지 10년간 토트넘에서 받았던 연봉의 2배에 달하는 돈을 뿌리쳤는데 토트넘은 손흥민을 팔 생각, 그를 대체할 선수 구매 생각만 하는 모양새다.
바르셀로나 이적설도 신뢰성은 떨어지지만 눈여겨 볼만하다.
스페인 매체 '엘 나시오날'은 지난 11일 "바르셀로나는 내년 6월 30일이 되면 계약이 끝나는 여러 스타 선수들의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손흥민"이라며 "손흥민은 선수로 지내는 동안 어떠한 우승도 차지하지 못했다. 이것이 손흥민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고 싶어하는 이유"라고 했다. 바르셀로나가 2년 전 34살 스트라이커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를 영입한 것, 재정이 넉넉치 않아 이적료 생기는 선수들을 데려올 수 없다는 점도 손흥민 입단을 가능하게 하는 이유가 되긴 한다.
바르셀로나로 이적한다면 손흥민은 자신의 가치를 유럽에서 다시 인정받고, 바르셀로나 입장에선 수많은 한국팬을 사로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다만 바르셀로나 이적설이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 영국 언론은 17일 2025년 여름 이적시장 때 토트넘 홋스퍼 주장 손흥민이 아닌 손흥민보다 더 젊은 공격수를 노린다는 주장을 펼쳤다.
영국 매체 '메트로'는 17일 "바르셀로나는 2025년 여름에 자유계약선수(FA)로 조너선 데이비드(LOSC릴), 알폰소 데이비스(바이에른 뮌헨), 요나단 타(바이엘 레버쿠젠), 헤이닐두 만다바(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노리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손흥민을 응원하는 많은 팬들이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나 더 높은 체급의 클럽으로 가길 바라고 있어 바르셀로나 이적설 역시 탄력을 받았다. 지금까지 팀 커리어에서 우승을 차지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손흥민이 바르셀로나로 이적해 스페인 라리가를 비롯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그러나 메트로는 바르셀로나가 내년 여름에 노리는 FA 선수들 중 손흥민이 없다고 전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매체에 따르면 바르셀로나가 2025 여름 이적시장에서 노리는 공격수는 손흥민이 아니라 2000년생 캐나다 공격수 조너선 데이비드이다.
캐나다 축구대표팀 주전 공격수인 데이비드는 발이 빠르고 침투 플레이가 뛰어난 데다 손흥민처럼 양발을 모두 잘 쓰면서 유럽 빅클럽들 사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22-2023시즌 릴 소속으로 리그1에서 24골을 터트리며 득점 3위에 올랐던 데이비드는 지난 시즌에도 리그 19골 4도움을 포함해 모든 대회에서 47경기 26골 9도움을 기록했다. 올시즌도 릴의 주포로 활약하며 13경기에 나와 8골 2도움을 올렸다.
현재 프랑스 리그1 정상급 공격수 중 하나인 데이비드는 2025년 6월에 계약이 만료돼 바르셀로나의 관심을 끌고 있다. 얼마 전 레알 마드리드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홈 경기에서 결승포를 터트려 화제가 됐던 스트라이커다.
손흥민도 연장 옵션 발동이 없다면 내년 여름 FA 자격을 얻지만, 매체는 바르셀로나가 1992년생인 손흥민보다 8살 더 어린 데이비드를 노릴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매체 '트리뷰나'도 바르셀로나가 내년 여름 데이비드를 FA로 영입하는걸 노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바르셀로나의 타깃인 데이비드와 요나탄 타가 내년 여름 FA로 바르셀로나에 합류할 경우 탄생할 새로운 베스트 11을 예상했다. 이때 4-2-3-1 전형에서 데이비드가 최전방에 배치됐고, 좌우 측면 윙어 자리에 다니 올모와 라민 야말이 이름을 올렸다.
물론 매체의 추측과 달리 바르셀로나가 손흥민 영입을 진지하게 고려할 가능성도 전혀 없지는 않다.
손흥민은 적지 않은 나이에도 라리가에서 맹활약 중인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바이에른 뮌헨(이상 독일)에서 어마어마한 득점력을 과시한 레반도프스키는 지난 2022년 4500만유로(약 667억원)의 이적료로 바르셀로나로 이적했다.
당시 34세였던 레반도프스키는 라리가에서 첫 시즌 23골, 두 번째 시즌 19골을 넣으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이번 시즌도 그는 리그 9경기 10골로 폭발력이 살아 있다.
손흥민도 내년 여름 바르셀로나 이적 시, 레반도프스키와 같은 나이에 무대를 옮기게 된다. 언어의 장벽이 있지만, 이미 프리미어리그에서 득점왕까지 차지했던 손흥민이 적응하기 어려운 무대는 아니다. 상대적으로 피지컬적인 압박이 덜한 라리가에서 손흥민이 더 활기찬 측면 공격을 한다면 더 긴 시간 활약이 가능하다. 포지션을 보다 공격수에 가까운 쪽으로, 가운데로 이동할 수도 있다.
사진=연합뉴스 / 엑스포츠뉴스DB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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