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준의 뉴스터치] 디 워 : 용산 대전

김홍준 2026. 8. 19.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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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준 중앙SUNDAY 선임기자

8월에 크리스마스를 얘기하자면, 올해도 4개월 후인 12월 3~4주 빌보드 핫100 1위는 미국 팝가수 머라이어 캐리의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가 될 것이다. 무려 발매 32년 된 곡인데, 최근 해마다 크리스마스 차트를 점령한다. 역주행이 뉴노멀이 되다시피 한 사례다.

역주행은 원래 교통 용어다. ‘돌발’을 전제하고 ‘변고’를 초래한다. 9명이 비명횡사한 2024년 서울 시청역 근처 급발진 사고, 승용차 운전자가 5㎞ 달리다가 버스와 정면 추돌해 사망한 지난 2월의 대전 갑천도시고속화도로 사고는 모두 역주행 중에 발생했다. 그러던 역주행이 언제부터인지 과거 노래나 영화·드라마 등의 대중문화 재흥행 가도를 설명할 때 쓰게 됐다. 개그맨 출신 심형래 감독의 영화 ‘디 워’(사진)처럼.

지난주 ‘디 워’는 2007년 8월 개봉 19년 만에 넷플릭스에서 역주행했다. 한국 전설 속 동물인 이무기들이 미국 LA 도심에서 여의주를 차지하기 위해 싸우는, SF를 표방한 판타지 괴수물이다. 개봉 당시 관객 785만 명을 모았지만, 조악한 CG, 어색한 대사와 전개로 혹평을 받았다. 그런데도 넷플릭스에 ‘돌발’적으로 올라왔고, ‘변고’처럼 유럽 일부 국가에서 영화 차트 2위까지 올랐다. ‘왕좌의 게임’ ‘하우스 오브 드래곤’ 등 그동안 쌓아온 ‘용’의 인기 덕을 톡톡히 봤다는 평도 있다.

공교롭게도 이런 용의 모양을 닮았다는 서울 도심 용산 개발을 놓고 갑론을박이다. 정부가 용산공원 부지를 주택 공급 후보지로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하면서다. 노무현 정부 때 만든 용산공원조성특별법에 따라 국가공원으로 지정된 부지인데, 주택을 지으려면 법을 허물어야 한다. 사회적 약속을 파기하고 법 제정 2007년 이전으로 역주행해야 한다. 대도시 공원화에 나서는 세계 주요 국가들의 흐름에도 역시 역주행한다. 이런 ‘돌발’ 움직임에 여론의 반발, 주민·지자체와의 갈등 등 ‘변고’는 피할 수 없다. 정부가 전격전으로 밀어붙이고, 야권에서는 방어전으로 버티고 있다. 가히 ‘디 워 : 용산 대전’이다.

김홍준 중앙SUNDAY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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