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 안 현금 68억 훔치고…"날 모른척 하라" 메모 남긴 도둑 정체 [영상]
서울 송파구의 무인 물품보관 창고에 보관돼 있던 수십억원대 현금을 훔쳐 달아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해당 창고업체의 중간관리자로, 고객이 거액의 현금을 보관한 사실을 알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오는 11일 야간방실침입절도 혐의로 A씨를 구속 송치한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자신이 일하던 송파구 잠실동의 한 임대형 무인 창고에서 여행가방(캐리어) 속에 보관돼 있던 현금 약 40억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지난 9월 27일 오전 2시쯤 피해자 측으로부터 “캐리어 6개에 나눠 보관돼 있던 현금 약 68억원을 도난당한 사실을 방금 확인 했다”는 신고를 받았다. 신고 직후 애초 현금이 들어있던 캐리어 안에는 A4 용지가 채워져 있었고 “내가 누군지 알아도 모른 척 하라. 그러면 나도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메모가 있었다고 한다.
경찰은 피의자를 특정하기 위해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토대로 해당 보관 창고 관계자 및 피해자 주변 인물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A씨가 지난달 12일 오후 7시부터 이튿날인 13일 새벽 1시 2분 사이 현금을 해당 보관창고에서 꺼내 다른 칸 창고에 보관했다가, 15일 이를 여러 차례에 걸쳐 외부로 옮긴 사실을 파악했다. 당시 A씨는 직접 여행가방 4개를 준비해 현금을 운반했다고 한다.
또 범행이 이뤄진 당일 해당 창고가 정전되고 출입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CCTV 하드디스크가 파손된 정황도 파악됐다. 이에 경찰은 업무방해 및 재물손괴 혐의 추가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A씨를 추적한 끝에 사건 발생 약 3주 만인 지난 2일 경기도 수원에서 A씨를 검거했다. 이후 A씨 진술 등을 토대로 3일 오전 압수수색을 벌여 경기도 부천 인근 한 건물 등에서 피해금 40억1700만원을 회수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동기에 대해 “업무차 창고를 둘러보다 열려 있는 캐리어에 현금이 다량 보관된 사실을 알게 돼 욕심이 나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은 A씨 외에도 그의 모친이 훔친 현금을 보관·운반하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의심하고 장물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경찰은 피해자의 지인인 여성 B씨(30대)도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상태다. B씨는 신고가 이뤄진 지난달 27일 캐리어 속 돈이 사라진 사실을 최초로 확인한 인물이다. 경찰은 이후 수사 과정에서 B씨가 현금이 사라진 지난달 두 차례 해당 창고를 드나든 사실을 파악했다. B씨는 “피해자의 지시로 캐리어를 가지러 창고에 갔다가 돈이 들어있는 캐리어가 비어있는 것을 알게 됐다”고 범행을 부인하는 상황이다. 현금을 훔친 A씨와 피해자 지인인 B씨는 같은날인 9월 8일 다른 시간대 각각 해당 창고에 출입했으나, 서로 모르는 사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입건된 이들의 공범 여부를 계속 확인하는 한편, 추가적인 공범이 있을 가능성과 정확한 피해규모 확인을 위해 계속 수사 중”이라며 “피해 금원의 출처 등을 명확하게 확인하기 위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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