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은 어떻게 문화 예술의 중심지가 되었나
[전사랑 기자]
하루 아침에 벼락부자가 된 사람은 무엇을 할까? 고급 집을 사고, 고급 차를 사고 나서, 그다음에는? 아마 대다수는 소위 말하는 '문화자본'을 추구할 것이다. 돈으로는 살 수 없는 것, 당신을 소위 '교양 있는 부자'라 불러 줄 수 있을 만한 안목 말이다.
영국의 현대미술사를 보고 있으면 딱 그런 느낌이다. 산업혁명, 동인도회사로 부를 축적한 후에도 떨칠 수 없었던 '문화적 변방'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영국의 열등감이 지금의 영국미술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아래 기사 내용의 정보는 Xavier F. Solomon의 저서, Veronese, 그리고 John Ruskin의 글, 'Danger to the National Gallery'에서도 인용했다).
프랑스와 오스트리아는 이미 18세기부터 미술관을 설립했지만 영국의 내셔널 갤러리는 1824년에 설립되었다. 영국의 국민화가였던 콘스타블(Constable)도 내셔널 갤러리 설립을 촉구하며, "예술에 있어서 빈약하고 오래된 영국(poor old England)은 끝날 것"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문화예술의 변방'이라는 열등감
벼락부자가 소위 말하는 유명한 미술작품을 사모으듯, 영국도 각국에서 작품들을 사모으거나 심지어는 약소국의 문화재를 착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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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 내셔널 갤러리 (자료사진). |
| ⓒ yannym on Unsplash |
베니스 아카데미에서는 조반니 벨리니, 틴토레토와 같은 명작을 구매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이탈리아 국가적 손실을 면피하기 위해 구매자 측에서 모작을 제작해 주는 것이 관행이었는데, "영국에서 (그 작품들이) 더 잘 보존될 것"이라는 합리화로 죄책감은 쉽게 잊혔다.
비평가 존 러스킨이 "스스로의 고급 미술을 가지지 못한 영국이 적어도 영국이 생산해 내지 못하는 것을 지켜야"한다고 주장한 것에서 당대 영국 미술계의 실상을 파악할 수 있다. 세계 각지에서 흩어져 있는 문화적 자본을 런던에 모아 두고, 문화적 환경을 만들자 영국의 미술은 꿈틀대기 시작했다.
"예술가를 만들기 위해선 3대가 필요하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영국미술을 설명할 때 가장 잘 들어맞는 듯하다. 선대 회장이 부를 축적하여 가문을 일궈 놓은 후, 2대 째에서 그 문화를 기본 태도로 장착하고 안목을 기르면 한껏 여물어진 3대째에서는 창조를 한다는 말이다.
현재 영국에서 데미언 허스트부터 뱅크시와 같은 예술계의 거물이 나온 데에는 이러한 배경이 있다. 또한 영국의 작가들 뿐 아니라 런던이 뉴욕에 이어 미술의 중심이 되기까지는 영국이 19세기부터 본격적으로 내셔널 갤러리, 빅토리아 알버트 뮤지엄, 영국 박물관등을 적극적으로 증축하고 국가적으로 예술적 기반을 닦은 것이 그 기반이 되었을 것이다.
예술이 일상이 되려면
선조들의 이러한 노력은 현재의 런던을 문화적 중심지로 만들어 놓았다. 화장실도 유료인 영국 런던에서 입장료가 무료인 국립 미술관은 여행자들에게는 오아시스 같은 쉼터이자 구심점 역할을 해 준다. 영국인들도 유치원 생부터 일상적으로 미술을 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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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셔널 갤러리에서 큐레이터가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미술 설명을 하고 있다. |
| ⓒ National Gallery |
그럼에도 국립 미술관에 한국 작품을 제외한 '소장품'은 부족한 상황인 게 현실이다. 국가 예산으로 미술사 거장의 작품을 사기 위해 몇백 억을 쏟는다면 아마 사회적 공분이 일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것이 야기할 미술에 대한 토론에서부터, 또 다른 미술의 역사가 시작될 수 있을지 모른다. 19세기 영국에서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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