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훈장 받은 13남매 엄마…“낳고 기르는 모든 순간 행복했다”
![엄계숙(가운데)씨의 60세 생일을 맞아 남편 김석태씨와 13남매, 남매의 배우자와 손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사진 엄계숙]](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0/11/joongang/20241011000144669edhn.jpg)
“13남매 힘들지 않았냐고요? 고된 순간도 분명 있었지만 돌이켜보면 그런 시간은 너무나 순식간에 지나갔답니다. 아이들을 낳고 기르는 순간순간 모두 행복했어요. 아이들은 제 인생 최고의 보배에요.”
5남 8녀 ‘다둥이 엄마’ 엄계숙(60·경북 구미시)씨의 말이다. 엄씨는 다양한 강연 활동을 통해 출산과 양육의 가치를 전파한 공로를 인정받아 10일 열린 제19회 임산부의 날 행사에서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았다. 엄씨는 이날 인터뷰에서 “저희 부부가 많은 자녀를 선물 받았는데, 아이들이 잘 자라준 덕분에 이런 영광까지 안게 됐다”고 말했다.
엄씨는 목사인 남편 김석태(65) 씨와 1986년 결혼했다. 이후 막내가 태어난 2007년까지 1~3살 터울로 남매를 낳아 길렀다. 부부는 2011년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책 『사랑해 행복해 고마워』(생명의 말씀)을 냈다. 엄씨는 책에서 “3640일, 내 몸에 다른 생명을 품고 살았던 날들이다. 열 달 내내 입덧을 했는데, 입덧이 뭔지도 몰랐다는 엄마들이 제일 부러웠다.…그래도 감사하다. 나에게 건강을 허락하고 열세명의 아이를 맡겨주셔서”라고 했다. 엄씨는 “아이들이 태어나는 순간 행복했고, 자라는 과정을 바라볼 때 매 순간 행복했다. 이제는 어엿하게 다 자란 모습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첫째 빛나(37)씨 등 9명의 자녀는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인이 됐다. 2명은 대학생, 2명은 고등학생이다. 둘째와 셋째는 결혼을 했고, 손자도 셋이나 생겼다.
13남매를 기르다 보니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다섯째가 18개월 무렵 집 앞 도랑에 빠지는 사고를 당했다. 엄 씨는 “아이가 거의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다. 다들 안된다고 했는데 인공호흡을 계속한 끝에 간신히 살려냈다”고 말했다.
양육 부담이 적지 않았지만, 엄씨 부부는 공부만 강조하기보다는 아이의 재능을 살려주려 노력했다고 한다. 그는 “공부에 관심 있으면 공부할 수 있게 밀어주고, 미술·음악·체육에 재능을 보이면 그걸 키워주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아이들이 각자 잘하는 것을 찾아 대학에 가고 직장을 얻었다고 한다.
아이들은 대학 진학 뒤 국가장학금으로 등록금을 마련하고 방학 중 장학근로를 하며 기숙사비와 생활비를 스스로 충당했다고 한다. 형제자매끼리 의지하고 끌어주며 부모가 못 해주는 부분을 서로 채워주기도 한다. 엄씨는 “사춘기로 힘들어하는 아이가 있을 때 형제자매가 해줄 수 있는 조언을 해주고 격려를 해주니 잘 이겨냈다. 직장에 들어간 언니, 오빠들이 어린 동생들의 용돈을 챙겨주기도 한다. 남과는 맺을 수 없는, 형제자매 간에만 맺을 수 있는 끈끈한 관계가 아이들을 반듯하게 해준 것 같다”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엄씨 외에도 13남매를 출산해 양육한 이영미(59) 씨에게 국민포장을 수여했다. 이씨는 배우 남보라씨의 어머니다. 출산장려협회·학부모네트워크에서 활동했고, 아이들에게 도시락을 배달하는 사회단체를 조직해 나눔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지역 특색에 맞는 임신·출산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경상북도, 간호사로서 산전·조기 아동기 가정방문 프로그램을 운영해온 김은영 서울대 산학협력단 선임연구원, 영유아 문화원을 설립하고 어린이집 설립을 지원하는 등 활발하게 저출생 문제 극복을 위해 활동하는 기독교텔레비전이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이에스더 기자 rhee.es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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