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수상작과 톱배우 출연작까지 꺾고 넷플릭스 1위 오른 의외의 영화

<친애하는 나의 킬러>

넷플릭스 영화 차트에 뜻밖의 작품이 정상에 올랐다. 지난 5월 7일 공개된 태국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친애하는 나의 킬러>가 5월 11일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영화’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오랜 기간 상위권을 지킨 이성민 주연의 <비스트>, 칸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을 휩쓴 <아노라>까지 제쳤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도, 국내 스타 배우가 출연한 영화도 아닌 태국 장르영화의 반전이다. <친애하는 나의 킬러>는 희귀 혈액형 때문에 쫓기던 소녀가 암살자 가족에게 거둬진 뒤, 자신을 노리는 적에 맞서 싸우는 액션 로맨스다.

영화의 출발점은 강렬하다. 베트남 소녀 란은 희귀 혈액형을 지녔다는 이유로 냉혹한 보물 사냥꾼 프륵에게 쫓긴다. 부모를 잃고 죽음의 위기에 놓인 란을 구한 것은 암살 조직 하우스 89의 수장 포다. 란은 태국으로 옮겨져 포의 친아들 쁘란, 고아 출신 M과 함께 가족처럼 자란다. 시간이 흐르며 란과 쁘란은 연인으로 발전하지만, 란의 피를 노리는 프륵이 다시 나타나며 평온은 산산조각 난다.

이 영화가 한국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첫 번째 이유는 다양한 장르의 조합이다. <친애하는 나의 킬러>는 킬러 조직, 희귀 혈액형, 복수, 로맨스, 유사 가족 서사를 한꺼번에 밀어붙인다. 설정만 놓고 보면 다소 과하다 싶지만, 바로 그 과잉이 OTT 시청 환경에서는 강점으로 작용한다. 처음부터 사건이 빠르게 터지고, 인물들의 관계와 비밀이 연달아 공개되며, 중간에 멈추기 어려운 자극적인 흡인력을 만든다.

두 번째 이유는 ‘낯섦’이다. 국내 시청자들에게 태국 영화는 아직 할리우드나 일본, 한국 콘텐츠만큼 익숙한 선택지는 아니다. 하지만 최근 넷플릭스에서는 국가보다 장르와 소재가 먼저 선택의 기준이 되는 흐름이 강해졌다. 낯선 배우와 언어가 오히려 신선함으로 받아들여지고, “태국 영화가 이런 액션 멜로를?”이라는 호기심이 클릭으로 이어진 셈이다.

무엇보다 <친애하는 나의 킬러>는 단순한 킬러 액션에 머물지 않는다. 란의 피는 누군가에게는 생명을 살리는 자원이지만, 란에게는 평생 도망쳐야 하는 저주다. 영화는 이 설정을 통해 인간의 몸이 권력과 욕망 앞에서 어떻게 ‘쓸모’로 환산되는지를 보여준다. 란은 보호받는 소녀가 아니라, 자기 몸과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해 싸우는 인물로 변화한다.

하우스 89라는 공간도 흥미롭다. 겉으로는 란을 구해준 가족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보호와 통제의 경계가 숨어 있다. 란은 사랑받았지만 동시에 진실을 모른 채 갇혀 있었다. 쁘란의 사랑 역시 애틋하지만 완전히 낭만적이지만은 않다. 그는 란을 지키고 싶어 하지만, 그 마음은 때로 란의 선택을 대신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이 불편한 긴장이 영화의 멜로드라마적 힘을 만든다.

배우들의 조합도 순위 상승에 힘을 보탰다. 란 역은 영화 <프렌드 존>, <AI가 당신을 사랑해요> 등으로 알려진 핌차녹 르위셋파이분이 맡았고, 쁘란 역은 영화 <고스트 랩>, 드라마 <호르몬즈>의 타나폽 리라따나카쫀이 연기했다. 해외 콘텐츠에 익숙한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얼굴이 알려진 배우들이고,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와 액션 호흡이 작품의 진입 장벽을 낮췄다.

물론 완성도가 매끈한 작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액션과 로맨스, 가족극과 복수극, 신체 착취의 은유까지 한꺼번에 담다 보니 감정선이 급하게 넘어가는 순간도 있다. 그러나 OTT에서는 이 투박한 속도감이 오히려 장점이 된다. 정교한 예술영화보다 강한 설정과 즉각적인 몰입감을 원하는 시청자들에게 <친애하는 나의 킬러>는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다.

친애하는 나의 킬러
감독
출연
평점

나우무비 에디터 김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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