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Q 60에 조현병" 여친 살해범에…"꾀병 소견 나왔다" 판사 질타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사귄 지 3주 만에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한 20대 남성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29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허용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A씨(22)의 살인 혐의 사건 결심 공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 30년도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범행을 대부분 인정하는 것처럼 보이나 심신 미약을 주장하고 계획적 살해를 부인하며 범행을 진정으로 인정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실제 이날 재판에서 A씨는 변명하는 태도로 일관했다. 특히 변호인이 사건 발생 무렵 정신병 약을 먹지 않은 이유를 묻자 "정상적인 일반인처럼 행동하고 싶어 일주일 정도 약을 끊었다. 그랬더니 이(사건) 상황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특히 "자신의 IQ가 60점대로 나와 인지 기능이 지적장애 수준이라 심신미약에 의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A씨는 범행 전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을 검색하고 포털 사이트에서 흉기를 검색한 이유에 대해서도 "일반 사람들처럼 궁금해서 사건을 검색했고, 칼은 대학 조리학과 입학 후 조리용 칼이나 캠핑용 칼에 관심을 갖게 돼 검색했다"고 거듭 주장했다.

사건 당일 흉기를 들고 피해자를 찾아간 이유에 대해서는 "제가 자해하려는 마음을 표현하면 여자친구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최후진술에서 A씨는 "피해자와 유족에게 죄송하다. 평생 반성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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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재판장은 "말하는 태도를 보면 진심으로 반성하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질타했다. 이어 "피고인은 일상생활 능력이 상실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꾀병의 가능성이 시사된다’는 정신감정 결과도 나온 사실을 아느냐"고 지적했다. 재판장은 "거짓된 모습을 보이니까 꾀병 소견도 나오는 것 아니냐"고도 했다.

A씨는 지난 6월 7일 오후 11시 20분경 여자친구였던 피해자(사망 당시 20세) 주거지 경기 하남시 아파트 인근에서 피해자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유족 측은 "피해자가 A씨와 교제하는 3주 동안 노골적인 성적 요구에 시달리다 헤어지자고 했다가 변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피해자와 만난 지 얼마 안 돼 "네가 나오는 야한 꿈을 꿨다"며 성적인 내용을 암시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피해자는 평소 주변 사람들에게 A씨의 요구가 불편하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 달 21일이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