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흥행 대박…금·채권·코인 돈까지 빨아들였다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12일(현지시간) 나스닥 상장 첫날 시가총액 2조1100억 달러(약 3200조원)를 기록하며 단숨에 미국 기업 시총 6위에 올라섰다. 역대급 투자 열기가 다른 주식은 물론 금과 가상자산·채권 등에 묶여 있던 돈까지 빨아들이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블랙홀’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페이스X는 이날 공모가(135달러) 대비 19.22% 오른 160.95달러에 마감하며 상장 첫날부터 흥행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 알파벳(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에 이어 미국 기업 시총 6위에 안착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총자산은 1조500억 달러로 늘어나면서 세계 최초로 ‘1조 달러 자산가(조만장자)’라는 기록을 세웠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 등으로 금값이 하락 압력을 받으면서 금값이 6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금 선물 가격은 지난 11일 온스당 4046.2달러까지 떨어지며 지난해 11월 말 이후 6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고점 대비 약 20% 하락한 수준이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금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지난 3~5월 총 55t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영국 투자은행 팬뮤어리베럼의 톰 프라이스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상승 분위기를 이어갈 다음 유망주를 찾고 있기 때문에 금값이 잠재적인 부담을 받고 있다”며 “스페이스X가 바로 그 차세대 유망주”라고 짚었다.
실제 비트코인은 지난 6일 오전 한때 5만9000달러대로 밀리며 6만 달러 선이 깨졌다. 14일 오후 4시반 기준 6만4300달러대로 반등했지만 지난해 10월 7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 12만6198달러와 비교하면 여전히 반토막 수준이다. 지난달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23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가며 올해 월간 기준 최대 이탈 규모를 기록했다.
국채시장을 대표하는 미국 10년 만기 금리는 지난 12일 전일 대비 0.02%포인트 오른 4.485%에 마감하며 심리적 저항선인 4.5%에 바짝 다가섰다. 국채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미국 10년물 금리는 지난달 15일 약 15개월 만에 4.5%를 넘어선 뒤 중동 전쟁 진정에 소폭 내려갔지만, 최근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와 중동 전쟁 불안으로 투자심리가 흔들린 상황에서, 스페이스X의 IPO가 ‘머니무브’의 방아쇠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스페이스X가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하반기에는 각각 인공지능(AI) 모델 챗GPT와 클로드의 개발사인 오픈AI와 앤트로픽의 IPO가 줄줄이 예고돼있다. “이들 3개 기업만 하더라도 시가총액이 4조 달러에 달할 것”(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글로벌 자금이 미국 초대형 IPO로 쏠릴 경우 한국 증시에도 수급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경계론도 나온다. 영화 ‘빅쇼트’의 주인공이자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한 마이클 버리는 앞서 “IPO 신고서 어디에도 2조 달러는커녕 1조 달러의 가치도 뒷받침하는 내용이 없다”고 직격했다. 리서치 업체 모닝스타의 니콜라스 오언스 애널리스트는 “현재 주가가 과대평가돼 있다”며 적정 주가를 63달러로 제시했다.
장서윤 기자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수학 2.6등급 서울대 붙었다, 그 교사의 특별한 ‘250자 세특’ | 중앙일보
- LG 구광모에 맥주 따라준 그녀…‘젠슨 황 패밀리’ 숨겨진 비화 | 중앙일보
- “술·담배 안했는데 암 걸렸다” 그 의사들 뜻밖 공통점 | 중앙일보
- 성매매 민원 터졌던 ‘박카스 할머니’…인천 만월산에 다시 떴다? | 중앙일보
- 꽁꽁 묶어 때리고, 옷 벗겨 조리돌림…‘불가촉천민’ 충격 군중재판 | 중앙일보
- “죽은 사람은 신고 못하잖아” 빈집 무단 침입하는 ‘공포 유튜버’들 | 중앙일보
- “다른 건 못 입겠다”…송혜교·손석구도 반한 15만원짜리 티셔츠 [비크닉] | 중앙일보
- [단독] “800만원 쓰면 470만원 페이백” 입원하면 돈 주는 요양병원 | 중앙일보
- 소신발언하던 김동완 돌연 “돌아보니 무책임했다” 심경 고백 | 중앙일보
- 남친 휴대전화에 감시앱 깔아 2년 넘게 지켜본 50대 집유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