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리더도 먼저 갔다…'조선 병풍'에 2030 열광하는 까닭
민간, 궁중 병풍, 자수 병풍 51종
장승업의 '홍백미도' 압도감 눈길


!['조선, 병풍의 나라 2' 전시가 열리는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지하 1층 전시장.[사진 아모레퍼시픽미술관]](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302/19/joongang/20230219132947459myyv.jpg)

지난 18일 오후 1시 30분. 서울 용산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입구에 10여 명이 줄지어 섰다. 예매 관람객은 입장권을 찾았고, 일부 관람객은 현장에서 입장권을 구매했다. 전시를 보기 위해 미술관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들 대부분은 20~30대였다.
지하 1층 전시장 안에서 관람객들은 자신이 가져온 블루투스 헤드폰을 머리에 쓰거나 귀에 이어폰을 꽂고 작품 해설을 들으며 전시를 보았다. 미술관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아 각자 따로 작품 해설을 듣는 것이다. 이들이 다 같이 마주한 것은 조선 시대 병풍, 지난달 26일 개막한 '조선, 병풍의 나라 2' 전시 현장이다.
2018년에 열린 '조선, 병풍의 나라'에 이어 5년 만에 열리고 있는 후속 전시에 젊은 관람객이 몰리고 있다. '미술애호가'로 유명한 방탄소년단(BTS) 리더 RM은 개막 1주차에 전시장을 찾았고, 대학생과 회사원은 물론 심지어 10대 고교생까지 줄이어 전시를 찾고 있다. '고미술=어르신용'이라는 통념이 깨지고 있다.
개성 넘치는 민간 병풍
!['백납도 10폭 병풍'(1907) 중 고양이 그림.[사진 아모레퍼시픽미술관]](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302/19/joongang/20230219132949988hgfj.jpg)
!['백수도 10폭 병풍'에 그려진 동물 그림 중 일부. [사진 아모레퍼시픽미술관]](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302/19/joongang/20230219132951249dukx.jpg)
청나라 귀족들의 사냥 모습을 담은 '호렵도 8폭 병풍'(18세기), 『삼국지연의』와 『구운몽』의 장면을 묘사한 '고사인물도 8폭 병풍'(19세기 후반~20세기 전반)이 타임머신처럼 관람객을 옛 공간으로 이끈다.
축원과 낙원의 꿈
!['일월반도도 12폭 병풍' (19세기). 그림 속 복숭아는 길상의 의미다. [사진 아모레퍼시픽미술관]](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302/19/joongang/20230219132952727wwsc.jpg)
![상상 속 궁궐을 그린 '한궁도 6폭 병풍. 나무가 점묘법으로 그려져 있다. [사진 아모레퍼시픽미술관]](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302/19/joongang/20230219132953950rdin.jpg)
1795년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소가 있는 화성에 행차한 모습을 담은 '화성원행도 8폭 병풍'(19세기 후반~20세기 초), 1902년 고종이 51세가 되며 열었던 4월의 궁중 잔치를 묘사한 그림 '임인진연도 10폭 병풍'은 웅장하고 화려했던 궁중 행사의 모습으로 왕실의 권위를 드러낸다.
관람객 압도하는 장승업 그림
![이상범의 '귀로 10폭 병풍'의 일부 모습. [사진 아모레퍼시픽미술관]](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302/19/joongang/20230219132955228biaz.jpg)
폐기물 줄인 전시장
![가벽을 없애고 일부는 재활용이 가능한 철제 구조물로 작품을 배치한 전시장. [사진 아모레퍼시픽미술관]](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302/19/joongang/20230219132956429zpju.jpg)
왜 2030이 열광? 공간, 조명, 디테일
그런데도 젊은 관람객이 조선 병풍 전시에 몰리는 현상은 매우 특이하다. 전시장에서 만난 이가연(대학원생)씨는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전시는 특히 감각적인 조명과 디스플레이로 유명하다"며 "그런데 직접 와보니 작품 배치가 박물관과는 달리 정말 현대적이어서 놀랐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장에서 만난 관람객들은 미술관 건물 자체의 독특함과 작품의 디테일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전시 디자인을 큰 장점으로 꼽았다. 이 미술관은 세계적인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69)가 설계한 아모레퍼시픽 사옥 지상1층과 지하1층에 자리한 것으로, 스펙터클한 공간감을 보여주는 로비부터 관람객을 압도한다. 전시장 규모도 천장 높이가 5m가 훌쩍 넘는 규모에 개방감이 남다르다. 박수연(직장인)씨는 "이 미술관은 오늘 처음 와봤는데 공간이 굉장히 현대적이어서 놀랐다"며 "병풍과 함께 새로운 공간을 경험하는 즐거움이 컸다"고 말했다. 서현정(직장인)씨는 "우리가 흔히 보던 병풍이 아니어서 모두 신기했다. 아주 작은 것도 정교하고 재미있게 표현한 것이 놀랍고 신비스러웠다"고 말했다.
편지혜 큐레이터는 "RM이 오기 전부터 어르신들보다는 젊은 친구들이 압도적으로 많이 오고 있어 놀랐다"며 "각각 탄성을 자아낼 요소가 있는 작품들, 그리고 병풍을 돋보이게 해주는 전시 디자인이 가장 큰 인기 요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편 큐레이터는 이어 "2030 세대 사이에 레트로·빈티지 풍조에 대한 유행이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된 것 같다. 새로운 공간과 고미술 전시라는 테마가 그들에게 새롭게 다가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시는 4월 30일까지. 유료 관람.
이은주 문화선임기자 julee@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연봉 1억 더…의사, 4억에 모십니다" 속초의료원 초강수 | 중앙일보
- '21명 성폭행' 걸린 포르노 전설, 재판 중 정신병원 간 까닭 | 중앙일보
- 80년 모은 '보물' 곰팡이에 전멸…서울대 연구실 대참사 전말 | 중앙일보
- 18억 복권 되자 전처만 챙겼다...아내엔 숨긴 남성의 '뒷감당' | 중앙일보
- "만일 살아 나간다면..." 잔해 속 휴대폰 유언 남긴 17세의 기적 | 중앙일보
- "소변으로 13일 버텼다" 기적 생존…전문가 "마시지 말라" 왜 | 중앙일보
- 남편은 왼쪽, 아내는 오른쪽으로 누워잔다면…아내 식도 위험하다 | 중앙일보
- "아프리카서 이미 징후 포착"…지구 덮칠 '파멸의 고리' 정체 | 중앙일보
- 이별 통보에 라이터 들었다…남친 집 불지른 30대 최후 | 중앙일보
- 윤 대통령도 갈 때마다 기운 얻는다…MB∙朴∙文 모두 사랑했던 그곳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