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용어]우크라 군인에 안긴 여성…‘핀업걸’

최호경 2024. 10. 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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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2년 8개월째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군 기계화보병여단인 제3독립돌격여단이 이달 초부터 미모의 여성들을 내세운 '핀업걸' 콘셉트의 새로운 모병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핀업(Pin-up)은 벽이나 사물함 등에 핀으로 꽂아 고정해 놓는 사진을 말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 병사들은 이들의 사진이나 그림을 막사의 벽이나 기둥, 사물함 등에 보급용 핀으로 박아두고 '핀업 걸'이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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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사물함 등에 핀으로 꽂은 사진 속 여성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의 사기 진작 효과

러시아와 2년 8개월째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군 기계화보병여단인 제3독립돌격여단이 이달 초부터 미모의 여성들을 내세운 '핀업걸' 콘셉트의 새로운 모병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핀업(Pin-up)은 벽이나 사물함 등에 핀으로 꽂아 고정해 놓는 사진을 말한다. 이 사진 속 인물을 가리켜 핀업 모델(Pin-up model)이라고 하고, 모델이 여성일 경우 ‘핀업 걸(Pin-up girl)’이라고 부른다. 물론 남성 모델도 있지만, 보통 핀업이라고 하면 여성 사진을 일컫는다.

젊은 여성 모델이 가슴과 엉덩이, 다리 같은 신체 부위를 노출하거나 또는 강조한 옷차림 및 자세로 관능적인 매력을 뽐내는 것이 ‘핀업 걸’의 특징이다. 또 사진 배경보다 여성 모델에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도록 유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크라이나 '핀업걸' 모병 광고. [사진출처=제3독립돌격여단 홈페이지]

서구권에서는 '핀업 걸'과 동의어로 ‘치즈케이크(Cheesecake)’란 단어를 오랫동안 사용해 왔다. 남성 모델은 ‘비프케이크(Beefcake)’라고도 하지만, 사용 빈도가 낮았다고 한다. 치즈케이크는 일종의 속어인데, 이 용어의 유래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여기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먼저 미국의 베인 뉴스 서비스(Bain News Service) 사진작가 조지 밀러가 1915년 9월에 촬영한 ‘러시아 디바’ 엘비라 아마자르의 사진을 본 미식가인 뉴스 편집장이 “치즈케이크보다 이게 낫네!(This is better than cheesecake!)”라고 외쳤다고 한다. 이 사진은 미국 언론에 처음으로 게재된 치즈케이크 사진이란 주장이 있다.

또 모델의 미소를 유도하기 위해 사진작가가 “치즈라고 말해(Say cheese)”라고 말한 것과, 미국 뉴욕저널의 사진작가가 현상하던 사진 속 여배우의 살을 보고 “치즈케이크네!(What cheesecake!)”라고 말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핀업 걸의 개념이 담긴 작품을 처음으로 만든 인물로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프랑스의 화가 겸 모델인 페르난드 배리, ‘깁슨 걸’을 유행시킨 미국의 화가 찰스 깁슨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핀업 걸’이란 용어를 확정지은 건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미군이다.

19세기 말부터 여배우들은 자신을 알리거나 출연하는 연극 등을 홍보하기 위해 성적 매력을 호소하는 치즈케이크 스타일의 사진이나 그림들을 다수 만들어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 병사들은 이들의 사진이나 그림을 막사의 벽이나 기둥, 사물함 등에 보급용 핀으로 박아두고 ‘핀업 걸’이라고 불렀다.

이상적이고 판타지적인 여성의 모습은 병사들의 사기를 진작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핀업 걸로 유명한 인물에는 베티 그레이블, 마릴린 먼로 등이 있다. 사진이나 TV 속의 아이돌 그룹을 초청하는 군대 위문 공연도 맥락이 같다.

미군 위문공연을 간 마릴린 먼로 [사진출처=픽사베이]

전쟁이 끝난 뒤 ‘핀업’은 하나의 콘셉트로써 대중문화와 기업의 마케팅 전략 등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주류 회사가 여성 모델을 앞세워 식당이나 술집에 대량으로 뿌리는 소주 제품 광고 포스터가 치즈케이크 스타일이라면, 연말 불우이웃 모금을 위한 ‘몸짱소방관’ 달력은 비프케이크 스타일의 전형이라고 볼 수 있다.

최호경 기자 hocan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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