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통신장비 사업 잇단 승전보…이재용 시대 '플래그십 사업' 기대

박영국 2022. 11. 30.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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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 글로벌 네트워크, 삼성 '차세대 통신' 핵심 경쟁력
"5G 이어 6G 시대도 선도"…이 회장 주도로 미래 통신 시장 개척 박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의 차담을 위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삼성전자가 까다롭기로 이름난 일본 통신장비 시장에서 또 다시 의미 있는 계약을 따냈다. 안정적 데이터 통신을 가능케 하는 기술적 신뢰성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오랜 기간 구축해 놓은 인적 네트워크가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일본 이동통신사업자 ‘NTT 도코모’에 5G 주파수 대역별 기지국을 신규 공급하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해 3월 5G 이동통신 장비 공급 계약 체결 이후 1년여 만에 추가 계약을 이끌어냈다.


일본은 전세계적으로 인구 밀집도가 높은 국가로, 도심 등 인구 밀집 지역에서의 안정적인 데이터 통신 및 서비스 품질에 대한 요구가 엄격하다.


기술력 뿐 아니라 기업 간 신뢰성 역시 장비 수주에 있어 큰 역할을 한다. 통신장비 사업은 계약 규모가 크고, 장기 계약이 대부분이며, 주요 기간망으로 사회 인프라 성격을 띠고 있어, 신뢰를 바탕으로 한 장기적인 약속(commitment)이 사업의 성패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재용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이번 계약 성사에도 큰 역할을 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세계 ICT업계 리더들과 활발히 교류하며, 5G 통신장비 시장 개척을 위해 발로 뛰고 있다.


이 회장은 2018년과 2019년 일본을 직접 방문해 주요 이동통신 사업자들과 만나 5G 네트워크 사업 확대를 위한 기반을 조성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2021년 NTT 도코모와 통신장비 계약을 성사시킬 당시에도 이 회장이 상대측 CEO와의 직접적인 만남을 통해 협상을 진척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앞서 2019년 일본 NTT 도코모 본사에서 경영진을 만나 일본 5G 조기 확산과 서비스 안착을 위한 상호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며 장비 수주 기반을 다져놓기도 했다.


NTT 도코모와의 계약 외에도 삼성전자의 5G 네트워크 장비 사업의 대형 계약 체결이나 신규 시장 진출 과정에는 항상 이재용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회장은 최근 미국의 '디시'와 5G 통신장비 공급계약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디시의 찰리 에르겐 회장을 직접 만나 함께 오랜 시간 산행을 하며 협상을 사실상 마무리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0년 세계 최대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과 7조9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5G 장기계약을 맺었으며, 당시 이 회장은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CEO와 직접 만나 사업 협력을 논의하고, 여러 차례 화상통화를 하며 적극적으로 영업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회장은 그동안 삼성전자의 미래 통신 시장 개척에 큰 의욕을 보여왔다. 삼성전자가 5G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빠르게 키울 수 있도록 전담조직 구성, 연구개발, 영업‧마케팅까지 전 영역을 진두지휘하며 직접 챙겼다.


이 회장은 3G 이동통신이 대중화되고 4G 서비스가 시작된 2011년부터 일찌감치 5G 기술연구를 전담할 ‘차세대 통신 연구개발조직’ 신설을 지시했다.


이후 무선사업부와 네트워크사업부에 분산돼 있던 통신기술 연구 조직을 통합해 5G 사업을 전담하는 ‘차세대 사업팀’으로 조직을 키우고, 글로벌 기업들과의 공동 연구 및 협력 확대를 지원하는 등 5G 통신기술 연구개발에 힘을 보탰다.


이 회장은 2019년 1월 5G 통신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에서 “새롭게 열리는 5G 시장에서 도전자의 자세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며, 철저히 준비하고 과감히 도전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더 멀리 내다보며 선제적으로 미래를 준비하자’는 이 회장의 뜻에 따라 5G 이후 차세대 통신분야에 대해서도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2월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인 간담회에서 “통신도 백신만큼 중요한 인프라로서, 통신과 백신 비슷하게 선제적으로 투자해야 아쉬울 때 유용하게 사용 할 수 있다. 6G도 내부적으로 2년 전부터 팀을 둬 준비하고 있다”며 6G에 대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2019년 5월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 통신연구센터를 설립해 6G 선행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2020년 7월엔 '6G 백서'를 통해 차세대 6G 이동통신 비전을 제시했다.


미국, 유럽, 일본 등 해외에서 연달아 5G 통신장비 수주에 성공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삼성전자가 10년 뒤 본격적으로 상용화 될 6G 분야에서도 한발 앞서 준비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는 국제 통신 표준을 정하는 기구인 국제전기통신연합 전파통신부분(ITU-R)과 3GPP의 의장단 멤버로 선출됐으며, 5G 기술 표준화와 함께 차세대 6G 표준 논의를 선도해 나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장기적 안목으로 첨단 통신장비 중장기 투자를 챙기면서 이동통신 사업은 ‘반도체 신화’에 필적하는 이재용 시대의 ‘플래그십 사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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