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도 손뗐는데…24억 써 하루 420명 오는 지자체 메타버스
![서울시가 지난 1월 첫선을 보인 '메타버스 서울'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해 서울광장 가상 공간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 [사진 메타버스 서울 캡처]](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305/26/joongang/20230526050233067hilc.jpg)
━
전국 각지서 메타버스 추진하다 ‘삐끗’
25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2월 기준 서울·부산·강원·전남 등 14개 광역자치단체가 관광이나 교육·홍보 목적으로 메타버스를 활용했다. 이후 경기·충남·제주 등도 뛰어들었다. 서울은 지난 1월 ‘메타버스 서울’ 운영을 시작했다. 가상의 캐릭터가 민원서류 발급뿐 아니라 퀴즈 프로그램 참여, 가상 반려동물 입양 등 다양한 콘텐트를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지자체 메타버스 인기가 시들하다. 메타버스 서울은 지난 24일 기준 누적 앱 다운로드 횟수가 1만8800건에 그쳤다. 서울시 인구 942만여명(지난 2월 기준)가운데 0.2% 수준이다. 일일 방문객 수도 평균 420여건으로 파악됐다. 메타버스 서울은 출시 당시 ‘세계 도시 최초 공공에서 구축한 메타버스 플랫폼’이란 홍보문구를 앞세웠다. 서울시는 메타버스 설치·운영에 지금까지 24억원을 썼다. 서울시 관계자는 “향후 재난재해 안전 체험이나 부동산 계약 체험 등 다양한 콘텐트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메타버스 플랫폼 '디토랜드'에 있는 '전남 관광 메타버스'의 모습. 아래는 '제페토'에 마련된 광주광역시 소통공간 소개 글. [사진 애플리케이션 캡처]](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305/26/joongang/20230526050234885lapn.jpg)
━
‘해야 할 근거 부족’ 프로젝트 접기도
사정이 이렇자 출구전략을 세운 곳도 나왔다. 경기 수원시는 앞서 추진한 ‘버추얼 수원’ 프로젝트를 지난해 말 접었다. 예산 문제뿐 아니라 ‘메타버스를 서비스해야 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수원시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완화되면서 (메타버스) 효과성 등을 검토한 뒤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시의회도 2021년 하반기 실감형 메타버스 구축을 위해 예산 10억원가량을 편성했다가 ‘불용’(不用) 처리했다. 시의회 관계자는 “메타버스 ‘광풍’이 불면서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적극적으로 검토했다"며 "전문가 자문을 들어보니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
‘반짝’하지 않으려면…“필요성 갖춰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조사 응답자 9941명 중 4.2%인 417명이 메타버스를 이용한다고 답했다. 그중 19세 미만이 39.2%를 차지했다. 주로 이용하는 플랫폼은 게임 기반 서비스다.
이 때문에 5년간 600개 넘게 사라진 배달앱 등 ‘공공앱’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지자체가 신기술 접목에만 급급했다고 지적한다. 김상균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지자체 행정에서 메타버스가 왜 필요한지, 그리고 이를 통해 시민을 어떻게 돕고, 어떤 경험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며 “1인 가구 어르신 소통·상담 서비스나 접수 민원 신속 대응, 아이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놀이 등 효율적인 콘텐트가 갖춰지면 좋을 듯하다”고 말했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면회 때마다 울던 치매 남편…"요양원서 중요부위 비닐로 묶어" | 중앙일보
- "손님 8명 탔는데, 7명만 내려"…누리호 그래도 성공 맞는 이유 | 중앙일보
- "꼬리 물지마" 전기 목줄 훈련…7일 뒤 벌어진 처참한 결과 | 중앙일보
- "다신 못 걷는다"던 환자…12년만에 '벌떡' 일으킨 기적의 신호 | 중앙일보
- 가수 이선희 '횡령 의혹' 경찰 소환조사…끝나지 않는 후크 사태 | 중앙일보
- "이걸 어떻게 먹어"…'바다 바퀴벌레' 라멘 선보인 대만 식당 | 중앙일보
- [단독]"널리 쓰라"던 北인권보고서 영문판엔 "정확성 보증 못해" | 중앙일보
- 환자 항문서 25㎝ 배변 매트 4장이...간병인의 황당한 변명 | 중앙일보
- "이번엔 실전이다" 누리호 타고 우주로 간 '위성 손님들' 누구 | 중앙일보
- [단독] IAEA "후쿠시마 검증 모니터링…'韓포함' 수년간 지속"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