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67만원” 고려아연 기습 유상증자… ‘하한가’ 급락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고려아연이 2조5000억원의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선다.
신주 발행을 통해 경영권 분쟁 중인 MBK파트너스-영풍 연합(MBK 연합)의 지분율을 낮추면서 우리사주조합에 신주를 배정해 우호 지분을 늘리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MBK 연합은 고려아연 유증을 막는 가처분 신청을 하기로 했다.
1주당 모집가액은 67만원으로 고려아연은 이번 유증으로 2조5000억원을 조달하게 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주가 29% 폭락, 기관 피해 예상
MBK, 유증 막는 가처분 신청하기로
고려아연이 2조5000억원의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선다. 신주 발행을 통해 경영권 분쟁 중인 MBK파트너스-영풍 연합(MBK 연합)의 지분율을 낮추면서 우리사주조합에 신주를 배정해 우호 지분을 늘리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고려아연 주가는 회사 측의 기습적인 유증 결정에 하한가로 고꾸라졌다. MBK 연합은 고려아연 유증을 막는 가처분 신청을 하기로 했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30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하기로 했다. 총모집주식 수는 373만2650주다. 이는 고려아연이 공개매수를 통해 취득해 소각 예정인 주식을 제외한 발행 주식 수의 20%에 해당하는 규모다. 1주당 모집가액은 67만원으로 고려아연은 이번 유증으로 2조5000억원을 조달하게 된다.
예상치 못한 유증에 이날 고려아연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9.94% 폭락한 108만1000원에 마감했다. 이날 고려아연이 임시 이사회를 열어 경영권 방어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방법이 유증일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한 탓이다. 유증을 하면 발행되는 신주만큼 기존 주주들의 주식 가치도 희석돼 대체로 유증 모집가액 이하로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투자자 피해도 예상된다. 고려아연은 자사주 공개매수를 종료한 다음 날인 지난 24일 이례적으로 상한가로 치솟으며 주당 100만원이 넘는 ‘황제주’ 반열에 올랐다. 24일부터 이날까지 5거래일 동안 고려아연 주식을 가장 많이 산 주체는 국내 기관 투자가들이다. 1055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려아연은 다양한 투자자가 주주로 참여할 수 있게 해 ‘국민주’로 거듭나고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취지라고 유증의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주가에서 알 수 있듯 시장 반응은 냉담하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이다. MBK는 “시장 질서를 유린하는 행위”라며 “최 회장 머릿속에는 오로지 자신의 자리 보존에 대한 생각밖에 없다는 것이 오늘 다시 한번 입증됐다”며 비판했다.
MBK는 동시에 유증을 막는 가처분 신청도 하기로 했다. 실제로 유사 사례가 있다. 2003년 KCC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던 현정은 현대엘리베이터 회장이 ‘현대그룹 국민기업화’를 내세우며 당시 발행주식(561만주)의 178%에 해당하는 막대한 물량의 유증을 발표했다. KCC는 당시 신주 발행을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인정했다. 최 회장 측과 MBK 연합 측도 당분간 추가 법정 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안인득 ‘방화살인’ 피해유족에 국가가 1억3천만원 배상”
- 뉴욕시, 무단횡단 합법화… 70년 가까이 유지된 ‘금지’ 끝내
- “하나도 모르겠다” 북한군 파병에 한글 공부하는 러 군인 ‘포착’
- “월급 쪼개 넣었는데”… 청약 납입금 상향 앞두고 ‘혼란’
- 올해 4인 가족 김장 ‘42만원’… 작년보다 20% 비싸져
- ‘한강 라면’ 조리 기계, 111억 수출 잭팟 터졌다
- 더본코리아 ‘백종원 효과’에도 직원들은 주식 포기, 왜?
- 미국 대선 누가 돼도 수혜… ‘방산’에 돈 몰린다
- “1억 빌리고 14년째 안 갚아” 흑백요리사 이영숙 ‘빚투’ 의혹
- “제시 잘못 없다”… ‘팬 폭행 방관 사건’ 목격자 입장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