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구리 100마리에 포위 당했다…밥 챙겨주던 여성 비명, 왜

김은빈 2024. 10. 10.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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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주 폴스보 여성의 집을 점령한 라쿤들. AP=연합뉴스

미국에서 한 여성이 야생 라쿤(미국너구리) 수십 마리에게 쫓기다가 결국 911에 도움을 요청한 사연이 전해졌다.

9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주 폴스보에 사는 한 여성은 최근 911에 전화를 걸어 야생 라쿤 50∼100마리가 자신의 집을 포위한 뒤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고 있다고 신고했다.

이 여성은 수십 년 전부터 야생 라쿤에게 먹이를 줘 왔으며, 약 6주 전까지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가 갑자기 라쿤 개체 수가 늘어 라쿤들이 밤낮으로 집 주변에 몰린다고 말했다.

키챕 카운티 보안관실 케빈 배카티 대변인은 "이 여성이 먹이를 준다는 것이 라쿤 마을에 소문이 났는지 라쿤들이 먹이를 기대하며 그 집으로 계속 찾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라쿤들은 점점 더 공격적으로 변해 먹이를 요구하고 여성을 계속 쫓아다녔다"며 "여성이 차를 세우면 라쿤들이 차를 에워싼 뒤 차를 긁어댔고, 현관문에서 차로 이동할 때도 이 여성을 에워쌌다"고 전했다.

현장에 출동한 보안관실 직원들은 한 곳에 수많은 라쿤 무리가 모여있는 광경을 처음 본 까닭에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보안관실이 당시 촬영한 영상에는 수십 마리의 라쿤들이 여성의 집 뒤뜰에서 먹이를 기다리는 듯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모습이 담겼다.

라쿤 개체 수가 갑자기 많아진 이유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워싱턴주 야생동물 당국에 따르면 곰이나 퓨마와 같은 대형 육식 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것은 불법이지만 현행 주법상 라쿤의 경우는 먹이를 주는 행위가 불법은 아니다.

다만 당국은 라쿤이 사람에게 질병을 옮기거나 라쿤에게 주는 먹이가 코요테나 곰 같은 다른 육식 동물을 유인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 먹이를 주는 것을 권장하지 않고 있다.

워싱턴주 야생동물국 브리짓 마이어 대변인은 "최근 이 여성이 라쿤에게 먹이를 주는 것을 중단하자 라쿤들이 흩어지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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