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선 미친 흥행 중인데 유독 한국에서만 욕먹고 있는 이 영화

<대홍수>
넷플릭스 TOP 10 웹사이트

넷플릭스 신작 <대홍수>가 공개 직후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선택을 받았다. 12월 19일 기준 넷플릭스 글로벌 TOP10 영화(비영어) 부문 1위에 올랐고, 공개 3일 만에 시청 수 2790만을 기록했다. 대한민국을 포함해 스페인·브라질·태국·카타르 등 54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고, 93개국 TOP10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기간 영화(영어) 부문 1위였던 <나이브스 아웃: 웨이크 업 데드 맨>의 시청 수를 넘어 ‘전체 1위’에 오른 점도 눈길을 끈다.

넷플릭스 TOP 10 웹사이트

해외 반응은 호의적이다. “물리적 영역에서 형이상학적 영역까지 넘나드는 서사”(Variety), “숨은 디테일이 가득한 놀라운 영화”(Inverse), “폭우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 김다미의 절절한 연기”(Radio Times), “폭풍 오열을 부르는 역대급 재난 영화”(Daily Mail) 등 주요 외신은 재난과 SF를 결합한 세계관, 배우들의 감정 연기를 강점으로 꼽았다. 특히 침수된 아파트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생존과 인류의 미래를 동시에 다루는 설정, 그리고 후반부에 퍼즐처럼 맞물리는 서사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가 많다. IMDb 이용자 리뷰에서도 “VFX와 편집이 놀랍다”, “단순 재난물로 치부하기엔 여운이 크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그러나 국내 평가는 극명하게 갈린다. 공개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평점 사이트에는 혹평이 쏟아졌다. 네이버 영화 평점은 한때 3점대 초반에 머물렀고, “30분 보다 껐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비판의 핵심은 개연성이다. 물에 잠긴 아파트를 층층이 이동하는 탈출 과정의 허술함, 반복되는 아이의 행동 설정, 재난 한복판에서도 휴대전화가 연결되는 장면 등 현실성과 긴장감을 해친 요소들이 지적됐다. 제목과 포스터가 ‘정통 재난 블록버스터’를 연상시키는 반면, 중반 이후 AI·신인류로 급격히 궤도를 틀면서 장르 기대를 배반했다는 불만도 컸다.

전문가 평가는 엇갈린다. 실험적인 시도와 수중 촬영·VFX의 진전을 긍정하는 시선이 있는 반면, SF로서의 설명과 서사 밀도가 부족해 몰입을 방해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난’과 ‘철학적 SF’를 동시에 잡으려다 중심이 흐트러졌다는 것이다. OTT 환경 특성상 초반 설득에 실패하면 시청자의 인내심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현실도 국내 반응에 영향을 미쳤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논쟁은 글로벌 성적과 대비된다. 해외에서는 스케일과 감정선을, 국내에서는 완결성과 개연성을 더 엄격히 본 결과다. 넷플릭스 시스템에 대한 오래된 논쟁인 창작의 자유가 강점인 동시에 완성도 편차를 키운다는 지적도 다시 소환됐다. ‘흥행은 성공, 평가는 분열’이라는 공식이 또 한 번 확인된 셈이다.

결국 <대홍수>는 같은 작품을 두고 전혀 다른 잣대가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차트 정상이라는 성과와 국내 혹평의 공존. 이 극명한 대비가 한국 영화의 현재, 그리고 OTT 시대 관객의 기대치가 어디에 놓여 있는지를 되묻게 한다.

대홍수
감독
출연
이동찬,권민경,김동영,강빈,은수,안현호,이준혁,김수경,서석규,조승연,박지원,전혜진,박병은,이학주,유태규,김병우,한지수,전려경,전려경,김경민,김태수,신경만,김병한,최슬기,박재완,정윤헌,노경섭,최의영,최혜림,곽태용,황효균,박경수,한철희,최태영,박민선,김창주,이준오,이혜민
평점

나우무비 에디터 썸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