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사람은 신고 못하잖아” 폐가 무단 침입하는 ‘공포 유튜버’들
폐가나 흉가를 찾아다니며 자극적인 공포 콘텐트를 촬영하는 유튜버가 늘어나는 가운데 거주자가 사망해 빈집이 된 곳을 무단 침입하는 등 법적으로 문제 소지가 있는 행태가 나타나고 있다. 이런 콘텐트 양산을 막고, 근본적 원인 중 하나인 빈집 방치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흉가·폐건물 체험을 소재로 다루는 ‘폐가 유튜버’인 30대 김모씨는 지난달 강원 지역의 한 빈집에 무단으로 들어가 5시간가량 심야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당시 김씨는 “사람이 돌아가신 지 얼마 되지 않은 장소” “혈흔과 이빨 등 고인 흔적이 가득” 등의 문구로 방송을 홍보했고, 일부 시청자들로부터 “죽음을 돈벌이로 이용하는 행위”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폐가를 찾아 공포 콘텐트를 찍는 유튜버 대부분이 이처럼 수익과 조회수를 목적으로 자극적인 콘텐트를 쏟아내고 있다. 7년째 활동하고 있는 여성 유튜버 A씨는 시신을 암시하는 썸네일(미리보기 이미지)이 담긴 영상을 올려 조회수 110만 회를 기록했다. 앞서 고인의 집을 공개한 김씨 역시 전업 유튜버로 활동하며 구독자 2만4000여명을 보유하고 있다. 김씨는 “폐가를 다루는 전업 유튜버들이 증가 추세”라며 “서로 경쟁하는 과정에서 더 자극적이고 무리한 콘텐트를 찍게 된다”고 했다. 구독자 약 13만명을 보유한 한 유튜버는 2022년 부산의 옛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건물에 무단 침입해 영상을 촬영한 혐의로 기소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법조계에선 소유주(관리주체)의 허가 없이 폐건물을 방문하는 행위를 두고 법 위반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법원은 2022년 침입 범죄의 성립 요건에 대해 ‘객관적·외형적으로 보아 사실상의 평온 상태를 침해하는 행위 태양(모습)으로 들어갔는지’를 주요 기준으로 판시한 바 있다. 한 형법 전문 변호사는 “집이 비어있더라도 관리하는 소유주가 있다면 주거·건조물침입죄가 성립될 수 있다”며 “만약 무단 출입을 위해 집의 잠금장치 등을 훼손했다면 재물손괴죄가 추가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들이 무단으로 폐가를 드나드는 행위를 경찰이 사전에 관리하거나 막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폐가 특성상 소유주가 사망했거나 장기간 연락이 두절돼 명확한 피해자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로 인해 처벌까지 이어지더라도 가벼운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가 대다수다. 경찰 관계자는 “주거·건조물침입죄는 피해자의 직접적인 고소가 있어야만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는 아니지만, 소유주의 피해 진술 등이 뒷받침되어야 범죄의 고의성을 뚜렷하게 입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빈집 방치 문제’ 해결책 마련해야
전문가들은 폐가 콘텐트의 근본적인 원인이 되는 ‘빈집 방치 문제’에 대한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전국적으로 방치된 빈집이 늘어나는 상황이지만, 그동안 부처별로 기준과 관리 방법이 달라 처리 방안을 두고 혼선을 빚어왔다. 실제로 지자체가 파악한 정비 대상 빈집은 약 7만호였던 반면, 통계청이 파악한 일시적 공실 포함 빈집은 159만호에 달할 정도로 집계 방식부터 이미 격차가 상당하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빈집 문제는 안전·치안·위생과 직결된 복합적 사회 문제”라며 “정부와 지자체 간 단일 창구를 만들어 빈집 문제에 대한 통합관리체계를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찬우 기자 han.chan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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