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설치비 2배 올린 통신 3사…"국감서 따져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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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들의 IPTV·인터넷 설치비 인상 문제가 이번 국정감사의 화두가 될 전망이다.
통신 3사는 지난해부터 인터넷과 IPTV, 전화(인터넷·집) 등의 설치비를 인상하는 추세다.
한 인터넷 가입업체 관계자는 "한 통신사가 설치비를 올리면 다른 두 업체가 설치비를 따라 올리는 것이 최근 반복돼 왔다"며 "몇달치 통신비에 해당하는 설치비를 안내할 때마다 가입 고객에게 민망스러울 때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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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 기사 "야간 설치시 추가 실적無" 주장
설치비 인상 전후 임금내역 제출 요구 '거부'
과방위 의원 "꼼수 통신비 인상 국감서 따져 물을 것"
[한국경제TV 전효성 기자]
통신사들의 IPTV·인터넷 설치비 인상 문제가 이번 국정감사의 화두가 될 전망이다. 최근 2년새 야간 할증을 포함해 최대 2배 가까이 설치비가 올랐지만 정작 설치기사에게 돌아가는 실적급은 별로 오르지 않았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다. 다음달부터 진행될 국정감사를 앞두고 일부 과방위 의원들은 설치기사 임금과 관련한 자료를 업체 측에 요청했으나 통신사들은 일제히 '영업 비밀'이라며 제출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통신 3사는 지난해부터 인터넷과 IPTV, 전화(인터넷·집) 등의 설치비를 인상하는 추세다. 최근 2년새 상품 구성에 따라 최대 2배 가까이 설치비가 인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설치비 인상의 시작은 KT가 알렸다. KT는 지난해 3월 1일부터 인터넷 설치비를 기존 2만7500원에서 최대 4만5000원으로 올렸다. 인터넷과 IPTV를 동시에 설치하는 경우에는 3만8500원에서 최대 5만6400원으로 늘었다.
그러면서 설치비 할증 제도를 도입했다. 퇴근 이후(오후 7시 이후)나 주말·공휴일에 설치를 할 경우 25%의 할증을 붙이는 방식이다. KT가 이같은 제도를 지난해 3월 도입하자 SKB(8월 1일)와 LGU+(9월 1일)도 할증 시스템을 도입했다. 올해 6월에도 KT와 SKB는 일부 상품의 설치비를 인상했다.
인터넷과 IPTV, 일반전화까지 한꺼번에 설치할 경우 KT의 경우 설치비가 11만2250원에 달한다. SKB와 LGU+의 설치비도 7만원을 웃돈다. 한 인터넷 가입업체 관계자는 "한 통신사가 설치비를 올리면 다른 두 업체가 설치비를 따라 올리는 것이 최근 반복돼 왔다"며 "몇달치 통신비에 해당하는 설치비를 안내할 때마다 가입 고객에게 민망스러울 때가 많다"고 말했다.
설치 기사들은 설치비는 크게 올랐지만 설치 기사 임금은 제자리라고 토로한다. 설치비를 올릴 때마다 '최저임금 인상'과 '안전보건비용 증가'에 따른 불가피한 인상임을 강조했던 통신사들의 주장과는 대조되는 부분이다.
설치 기사들은 통신사 자회사에 소속돼 있거나 외주업체 소속 직원으로 이원화돼있다. 두 형태 모두 '기본급'과 설치 실적에 따른 포인트로 '실적급'을 정산받는 방식이다. KT 소속 설치기사는 "평일 낮에 설치하든 주말·야간에 설치를 하든 동일한 실적 포인트가 적용된다"고 말했다.
실제 일부 과방위 의원들은 이같은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 국정감사를 앞두고 통신 3사에 관련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과방위 소속 한 다선 의원은 통신 3사의 ▲최근 2년간 월별 설치기사 인원 수와 ▲월별 설치기사 임금 총액을 지난달 요청했다. 설치비 인상 전과 후의 설치기사 임금을 따져본 뒤 설치비 인상분이 설치기사 처우개선에 활용됐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통신 3사는 일제히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 설치기사 임금 지출액이 회사의 영업기밀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다. 공통적으로 올해 7월 말 기준 설치기사 인원수만 제출했다. 해당 의원실 관계자는 "설치비는 가계 통신비에 직접적으로 맞닿아있는 부분"이라며 "국정감사를 앞두고 면밀히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과방위 국정감사에서는 통신 3사의 LTE 요금제에 대한 문제도 다뤄질 전망이다. LTE 요금제가 5g 요금제에 비해 가격은 더 비싸지만 데이터 제공량은 더 적다는 문제가 불거지면서다. 구형 휴대폰 모델을 주로 활용하는 노령층의 요금제가 더 비싸다는 문제도 부각됐다.
한 과방위 소속 의원실 관계자는 "휴대폰 요금제와 관련해 과기정통부와 제도적 헛점이 없는지 찾는 중"이라며 "국감에서 통신사들이 비싼 요금제를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주로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통신3사는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2분기 KT는 576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SKB의 모회사인 SKT가 4634억원, LGU+가 288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차례대로 0.8%, 25.5%, 16.0% 증가한 수치다.
전효성기자 zeo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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