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호 “尹은 두목…관저 이전은 경부고속도로 이후 최고의 결단”

대통령 관저 이전 감사 무마 의혹을 수사 중인 종합특별검사팀이 구속된 유병호 감사원 감사위원의 휴대전화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두목'이라고 지칭하고 관저 이전을 "경부고속도로 이후 최고의 결단"이라고 평가한 메모를 확보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유 위원의 휴대전화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초기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메모를 확인했다.
메모에는 윤 전 대통령을 '두목'이라고 표현하고, 관저 이전을 높이 평가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정치적 반대 세력을 강하게 비판하는 취지의 내용과 감사원 내 자신의 계파로 알려진 '타이거파'를 언급한 메모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윤석열 정부 당시 감사원 핵심 인사였던 유 위원이 이 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대통령실 지시에 따라 관저 이전 감사에 부당하게 개입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아울러 감사원 내부에서는 "감사원장조차 유 위원을 '상왕'이라고 불렀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실이 공직기강비서관실을 통해 관저 공사를 맡은 업체인 '21그램'에 대한 대면조사를 서면조사로 바꿔달라고 요청했고, 이 과정에서 유 위원에게 관련 내용이 전달된 것으로 보고 있다.
21그램은 김건희 여사가 운영했던 코바나컨텐츠 전시회를 후원하고 사무실 설계·시공을 맡았던 업체다. 감사원은 이후 직접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뒤늦게 대면조사를 실시했다.
특검은 당시 조사 녹취를 확보해 21그램 대표의 진술이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실제와 다르게 정리된 정황도 확인했다.
녹취에는 "하도급 업체가 종합건설업체가 아니라는 사실을 현장에서 이미 알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담겼지만, 보고서에는 "종합건설업체인 줄 알았다. 착오였다"는 내용으로 기재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은 감사원이 허위 계약 사실을 알고도 이를 지적하지 않아 업체의 책임을 축소하려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감사관들도 특검 조사에서 이른바 '진술 마사지'가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특검은 원담종합건설과 21그램의 계약이 실제 공사가 끝난 뒤 체결됐음에도 공사비 지급을 위해 계약 날짜를 앞당긴 허위 계약이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특검은 감사원 압수수색 이후에도 유 위원이 비서관을 통해 감사관들과 접촉한 정황을 확인했으며, 이를 증거인멸 우려의 근거로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전날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유 위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특검은 확보한 신병을 바탕으로 감사 무마 청탁 경로와 대통령실 개입 여부를 집중 수사하는 한편, 22일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 21그램의 관저 이전 공사 수주 과정과 금품 제공 의혹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특검은 관저 이전 당시 대통령경호처가 쪼개기 계약 방식으로 21그램의 공사비 일부를 보전하려 한 정황도 포착하고, 당시 경호처장이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추가 입건해 소환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정재홍 기자 hong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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