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절대 만지지 마세요"…산 곳곳에 놓인 '사각 어묵' 정체

이수기 2024. 10. 14.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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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끼예방약 발견시 만지지 말 것" 당부

서울시가 시 경계지점에 있는 산과 하천을 따라 총 157㎞ 구간에 광견병약을 살포한다.
서울시는 너구리 등 야생동물을 통해 전파되는 광견병을 예방하기 위해 ‘광견병 미끼 예방약’ 3만7000개를 오는 28일까지 살포한다고 14일 밝혔다.

광견병 미끼 예방약 살포 지역 경고문. 사진 서울시

광견병 미끼 예방약은 야생동물을 유인하기 위해 어묵 반죽 안에 예방 백신을 넣은 것으로, 동물이 먹게 되면 잇몸 점막을 통해 백신이 흡수돼 면역을 형성한다. 시는 2006년부터 매년 봄과 가을, 야생동물용 광견병 미끼 백신을 살포해왔다. 덕분에 살포 이후 현재까지 서울에서 야생동물로 인한 광견병이 발생한 사례는 없다.

미끼 예방약은 서울시 내부로 바이러스가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서울시 경계를 따라 50~100m 간격으로 뿌린다. 지점당 15~20개씩 총 157㎞에 걸쳐 차단띠 형태로 살포한다. 광견병 방어막인 셈이다. 주요 살포지점은 야생동물이 서식하는 산(북한산ㆍ도봉산ㆍ수락산ㆍ관악산ㆍ우면산 등)과 하천(양재천ㆍ탄천ㆍ우이천 등)과 너구리가 자주 출몰해 민원이 많은 일부 공원 등이다. 미끼 예방약은 약 2~3㎝ 크기의 사각형 모양으로, 살포 지점에는 현수막과 경고문을 부착해 시민이 약을 만지지 않도록 안내할 예정이다. 야생동물이 섭취하지 않은 미끼 예방약은 살포한 지 30일이 지나면 수거한다.

광견병 미끼 예방약 살포 지역 지도. 서울 경계를 따라 띠 모양으로 살포된다. 살포 구간은 157km에 이른다. 사진 서울시

이번에 쓰이는 미끼 예방약은 개·고양이를 포함한 50종 이상 동물에서 안전한 것으로 입증이 된 제품으로 반려동물이 먹어도 위험하지는 않다. 다만, 개ㆍ고양이 등 반려동물이 정확한 광견병 예방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동물병원에서 ‘반려동물용 광견병 예방백신’을 접종받아야 한다. 광견병에 걸린 동물은 쉽게 흥분하거나 과민해져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면서 거품 침을 흘리고, 심하면 의식불명 후 폐사하기도 한다.

현장에 살포된 광견병 미끼 예방약. 사진 서울시

서울시 관계자는 “산행 중 살포된 야생동물 광견병 미끼 예방약을 발견하면 만지지 말아달라”며 “사람이 만지면 체취가 묻어 야생동물이 먹지 않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일상 속 광견병 예방을 위해선 반려동물과 산행할 때는 반드시 목줄을 걸어 다른 야생동물과 접촉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반려동물이 광견병 의심 동물과 접촉했을 때에는 방역 당국에 신고하고 동물병원에서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또 사람이 야생동물 또는 광견병 의심 동물에 물리면 상처 부위를 비눗물로 15분 이상 씻어 내고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서울시 이수연 정원도시국장은 “미끼 예방약 살포를 통해 야생동물 단계부터 인수공통 감염병인 광견병을 예방해 시민과 반려동물 안전을 도모하겠다”며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가을철, 산행이나 산책 시 야생동물과 접촉을 피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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