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 절벽' 출제 논란 교사, 결국 사직원 제출

교육청 "강도 높은 조사와 엄정 조치" 약속

경남지역의 중학교에 근무하며 '봉하마을에 살던 윤OO'이 '스스로 뒷산 절벽에서 뛰어내려'와 같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연상시키는 표현을 넣어 시험문제를 출제한 계약직 교사가 사직원을 제출했다.

관련해 도 교육청은 지난 30일 "(문제를 낸) 교사는 학생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로서 가져야 할 전문성과 책무성에 반하는 부적절한 문항을 출제했다. 이를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는 학교에서도 평가관리 과정이 부실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고 입장문을 냈다. "부적절한 시험 문항 출제와 그로 인한 학부모님은 물론 도민 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도교육청은 올바른 교육이 이뤄지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강도 높은 책무성을 바탕으로 더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안과 관련해 지도·감독기관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앞으로 이와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평가 관리 전반에 대해 빈틈없이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해당 학교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와 엄정한 조치, 철저한 사립학교 지도 감독,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전 교원을 대상으로 한 학교 자체 연수, 학교 평가 컨설팅을 적용할 계획이다.

문제를 출제한 교사는 현재 수업과 담임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다. 이 교사는 사회화 역할이 무엇인지 서술하라는 문제를 내면서 '봉하마을에 살던 윤OO은 행방불명돼 10여년이 지나 동네 뒷산에서 발견됐고, 사회로 돌아온 이후에도 말을 배우지 못하는 등 적응하지 못하다가 스스로 뒷산 절벽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었다'는 내용을 썼다. 또 다른 문제에는 '중국 신봉자', '우리 반의 ㅂㅅ(보석)' 같은 표현들이 적었다. 해당 학교 재학생과 학부모 이름까지 언급하며 조롱의 대상처럼 묘사하기도 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학교 측은 "시험지에 거론된 학생들의 부모를 직접 찾아뵙고 사과할 예정"이라며 "해당 문제를 낸 교사는 기간제 교사이며 올해 계약 종료될 것 같다"고 해명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