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지금 오후 4시 반이고 보통 이 정도 시간에 나가야 또 장을 보고 야채도 살 수 있거든요. 호프집 하고 있어요. 장사한 지는 햇수로 한 5년 정도 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호프집을 5년 한 건 아니고, 그전에 포차도 했고 치킨집도 했고 다른 호프집도 해봤고요. 이번 가게가 네 번째죠. 지금 맥주집은 다른 포차 하다가 업종변경 한 지가 지금 4개월 정도 됐어요.
첫 장사는 43살 정도에 했어요. 많이 늦었죠. 솔직히 그런 게 후회는 돼요. 이렇게 장사하려고 했으면 좀 빨리 젊었을 때 시작할 걸 싶어요. 그럼 더 즐거웠을 것 같거든요.
예전에는 여러 가지 사업을 했어요. 유통 사업도 하고 건설 쪽에 관계된 일도 했고 그랬는데, 결국 나중에 남는 게 없더라고요. 배신도 많이 당하고 그런 게 싫었어요. 일은 쉬었죠. 몸은 어떻게 보면 편하고 돈도 또 많이 벌 때도 있었는데, 마음은 불편했어요. 근데 장사를 하다 보니까 마음이 오히려 더 편해요. 그래서 더 즐거운 거예요.
손님들 오는 게 재밌어요. 일부러 찾아오시는 분들, 자주 찾아오시는 분들이랑 같이 대화하고 이야기하고 인사하고 그런 부분이 기다려지고 재밌고 또 만나면 즐거워요.
가게 직원은 2명 하고 나머지는 알바로 일하고 있어요. 우리 직원들은 한 번 들어오면 좀 오래오래 있어요. 일하다가 그만둔 직원들도 자주 찾아오고요. '사장님~!' 하고 들어올 때 그럴 때가 진짜 좋아요. 보람되고요. 젊은 친구들이니까 미래를 위해 훨훨 날아가야죠.
여기는 매장 평수가 총 다해서 한 30평 정도 돼요. 창업비용은 한 5,000만 원 정도 들었는데요. 업종 변경을 하면서 인테리어 같은 것들은 조금 살리고 그러다 보니까 창업비용이 적게 든 편이에요.
저는 일주일에 하루 쉬어요. 동네 상권이다 보니까 단골손님들이 많고 저를 보려고 오는 손님도 있고 하니까 매장에 있으려고 많이 노력을 하죠.
여기 상권은 젊은 친구들이 더 많지 않나 싶어요. 제 나이 또래인 고객들이나 주위 사람들이나 보면 들어갈 돈이 많잖아요. 그래서 경기에 많이 민감해요. 근데 젊은 친구들은 아직은 좀 자유스럽지 않나 싶어서 상권 볼 때 그런 부분을 많이 보죠. 술집 하려는 분들이 이런 부분을 참고하면 좀 더 낫죠. 어떤 업종이냐에 따라 다르지만, 근데 호프집은 또 그런 상권을 봐야 하는 거고요.
제가 단골손님들을 유지하기 위해 하는 노력 중에 첫 번째는 무조건 친절이죠. 인사하고 메뉴 하나 갖다주더라도 친절하게 갖다 주면서 이야기도 한 번 더 하고요. '건강 괜찮으세요?'라고 나이 드신 분들한테 또 한 번씩 물어보고 그래야지 대화가 되니까요. 나이 드신 분들한테는 '정'이 80~90% 차지하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여기가 동네 상권인데 매출은 4,000~5,000만 원 정도 나와요. 작년 11월 매출이 4,000만 원 정도 나왔어요. 이렇게 판매하면 마진율은 30% 이상이라고 보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1,200만 원 정도는 무난하게 가져갈 수 있죠.
사업도 많이 해 보고, 장사도 지금 하고 있지만 매장하면서 여전히 힘든 거는 개인 생활이 좀 부족하다는 거예요. 명절 때도 마찬가지고 다른 분들은 다 여행도 가고 하지만, 우리는 또 가게를 지켜야 되니까요.
또 힘든 부분은 손님이 안 왔을 때, 그때가 제일 힘들지 않을까요? 코로나 시기보다 지금이 더 힘들다고 하는 이야기가 많은데요. 저도 코로나 때 해봤는데 지금이 더 힘든 것 같아요. 경기도 안 좋고 국가적으로도 또 큰 행사가 있었잖아요. 그 영향이 또 많이 크지 않았을까 싶어요. 경기가 좀 많이 풀려야 되는데 아직까지 풀리지 않아서 많은 자영업자들이 힘들어하고 있는 거 같아요. 저 또한 그렇고요.
사업할 때보다 장사할 때가 직접 발로 뛰고 하니까 마음은 더 편하고 더 재밌거든요.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원동력은 가족이에요. 가장으로서 책임감이요. 아이들이 어려요. 그렇기 때문에 열심히 체력이 닿는 데까지 일을 해야 합니다.
앞으로 목표는 제가 빠른 나이는 아니니까 얼마나 더 할지는 모르겠지만, 마지막 힘 남는 날까지 즐겁게 정말 열심히 일하고 싶어요. 저처럼 늦게 시작하신 분들이 주저하지 않고 열심히 했으면 좋겠어요.
초심 잃지 말고 항상 열심히 하다 보면 이렇게 손님들이 또 알아주고 보러 오고 저도 반갑게 맞이할 수 있어요. 많이 먹으면 좋겠지만, 적게 먹는 고객도 항상 한 사람 한 사람 소중하게 생각하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사랑으로, 정으로요. 그러면 언젠가는 고객님들이 그 마음을 다 알아주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다음에 대박집이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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