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터뷰] '무실점 수호신' 수원 양형모 "마테우스 프리킥 궤적 훈련했다…치토스는 집에서"

김희준 기자 2024. 10. 7.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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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형모(수원삼성). 김희준 기자

[풋볼리스트=용인] 김희준 기자= 수원삼성에 10경기 만에 클린시트를 안긴 양형모가 마테우스 프리킥을 막은 결정적인 선방에 대해 이야기했다.


6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하나은행 K리그2 2024 34라운드를 치른 수원삼성이 FC안양에 1-0 승리를 거뒀다. 수원은 승점 48점으로 리그 6위에 올랐고, 1위 안양은 승점 54점에 머물며 1경기 더 치른 2위 충남아산FC(승점 51)와 격차를 3점으로 유지했다.


이 경기 전까지 수원은 9경기 연속 실점 불명예를 안고 있었다. 선제실점을 하고 이를 따라가는 형국의 경기도 자주 펼쳐졌다. 그러다 보니 공수 밸런스가 무너지기 십상이었고, 승리나 무승부를 하더라도 개운치 못한 경우가 많았다.


안양전은 달랐다. 변성환 감독은 안양을 상대로 후반에 승부를 보겠다는 계획을 잡고 전반전을 0-0으로 마치기 위해 공수 밸런스 유지에 공을 들였다. 선수들도 이따금 실수를 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수비를 잘 해내며 전반 무실점을 가져갔고, 결과적으로 10경기 만에 클린시트까지 성공했다.


양형모(수원삼성). 서형권 기자

여기에 양형모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직전 경남FC와 경기를 통해 경기장에 복귀한 양형모는 이날도 수원 골문을 든든히 지켰다. 후반 18분 마테우스가 오른쪽 페널티아크에서 왼쪽 골문을 향해 때린 강력한 프리킥을 쳐내는 등 결정적인 선방을 여러 차례 선보이며 1-0 승리를 견인했다.


양형모는 동료들과 팬들 덕에 무실점을 할 수 있었다며 겸손해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나 "부상을 겪고 공백이 있어 복귀할 때 긴장이 됐다. 그래도 선수들이 잘 도와줬고 팬들도 열심히 응원해주시니 긴장이 흥분으로 바뀌어 재밌게 경기했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마테우스의 프리킥을 막은 건 미리 습관을 알고 연습한 덕분이었다. "마테우스는 프리킥을 찰 때 강하게 차는 걸 선호하더라. 거리가 가까워서 수비벽을 넘겨서 가까운 골문을 노리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거라 판단했다. 그래서 먼 골대 쪽에 자리를 선점했는데 그쪽으로 강하게 차더라. 예측한 게 맞아떨어져서 막을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경기는 라이벌 안양을 상대로 거둔 승리여서 더욱 값지다. 올 시즌 수원은 성적이 들쑥날쑥한 중에도 안양만큼은 잡아내는 신묘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에도 6경기 1승 2무 3패로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안양에 1-0으로 이기며 리그 3경기 전승을 달성했다.


양형모는 수원 베테랑이기에 안양과 지지대더비의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아무래도 지금 수원 선수들은 지지대더비를 실감하기에 거리감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팬들은 지지대더비의 중요성을 너무나 잘 알고 계신다. 팬들에게 올해 세 번의 매치에서 세 번의 승리를 가져다드릴 수 있어 다행이다. 팬들의 열렬한 응원에 아주 작은 보답을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라며 팬들이 가장 기뻐할 승리를 안긴 것에 만족했다.


피터(수원삼성).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또한 수원 팬들은 수원이 안양을 상대로 승리할 때마다 선수들에게 라이벌리의 상징이자 과거 LG안양치타스의 멸칭이었던 치토스를 나눠주곤 한다. 양형모도 주장이자 팀 승리를 이끈 인물로서 팬들에게 치토스를 한아름 받아든 모습이 포착됐다. 관련해 양형모는 "프로다운 면모를 보이고 싶어 앞에서 먹지 않았다. 집에 가서는 하나 정도 먹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웃었다.


이제 수원은 리그 종료까지 4경기를 남겨뒀다. 이 경기들에서 모두 승리를 거둔다면 적어도 승격 플레이오프를 바라볼 자격은 획득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양형모는 "선제 실점이 반복될수록 불안감이 쌓였던 것 같다. 그런데 클린시트에 너무 중점을 두면 몸이 경직되는 경우가 많다. 부상으로 뛰지 못할 때도 선수들에게 최대한 힘을 빼고 무실점에 연연하지 말라고 말했다. 무실점이 아니라 승리가 목표가 돼야 한다"라며 "우리 팀의 많은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는데 그걸 보고 나아가지는 않을 거다. 우리가 가야할 길이 어디인지 분명히 알고 있고 그걸 위해 하루하루 준비하고 있다. 주장으로서 모든 선수가 흔들리지 않고 나아갈 수 있도록 선수단을 하나로 뭉치는 역할을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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