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리와인드(55)] ‘일당백집사’ 이선혜 작가가 전하는 ‘온기’
‘20세기 소년소녀’ 등 달달한 로코로 시청자 호평
<편집자 주> 작가의 작품관, 세계관을 이해하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작가들은 매 작품에서 장르와 메시지, 이를 풀어가는 전개 방식 등 비슷한 색깔로 익숙함을 주기도 하지만, 적절한 변주를 통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의외의 변신으로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현재 방영 중인 작품들의 작가 필모그래피를 파헤치며 더욱 깊은 이해를 도와드리겠습니다.
KBS2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로 작가 생활을 시작한 이선혜 작가는 이후 tvN ‘응답하라’ 시리즈에 참여하면서 드라마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이우정 작가와 함께 ‘그때 그 시절’ 감성을 소환해 당시를 직접 경험한 세대에는 공감을, 젊은 층에게는 색다른 감성을 엿보게 했던 이 작가는 이후 ‘20세기 소년소녀’를 통해 풋풋한 사랑의 감정을 그려냈었다.

현재 MBC 주말드라마 ‘일당백집사’를 통해 시청자를 만나고 있는 이 작가는 이번에도 설렘 가득한 로맨스 위에 누구나 공감할 법한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함께 그려내면서 시청자들과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죽은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장례지도사 백동주(이혜리 분)와 ‘일당백’의 직원 김집사(이준영 분)가 고인의 의뢰로 엮이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2회까지 방송된 현재 3% 후반대의 무난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죽기 전에 딱 한 가지 소원을 빌 수 있다면?’이라는 공감 가면서도 흥미로운 질문을 담아내며 추후 전개에 대한 기대감을 유발 중이다.
◆ 알면서도 설레는…청춘들의 풋풋한 로맨스
‘응답하라’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인 ‘응답하라 1997’은 HOT와 젝스키스로 대변된 90년대를 배경으로, 아이돌에 미쳐있던 고등학생과 다섯 친구들의 이야기를 풀어낸 드라마였다. 1990년대 시대상을 브라운관 위에 생생하게 펼쳐내며 시청자들의 향수를 자극, 큰 인기를 모았었다.
여기에 주인공 성시원(정은지 분)이 친구 윤윤제(서인국 분), 그리고 그의 형 윤태웅(송종호 분)과 얽히며 펼쳐내는 로맨스도 한 축을 차지했었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라 온 소꿉친구와 티격태격 다투며 정을 쌓다 사랑으로 발전하는, 그간 흔하게 봐 온 로맨스 클리셰를 활용한 면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여기에 ‘누가 남편일까?’라는 추리적 재미를 가미해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끌어냈었다.
이후에도 ‘남편 찾기’는 ‘응답하라’ 시리즈만의 고유한 재미가 됐다. ‘응답하라 1994’에서는 하숙집 딸 성나정(고아라 분)과 오빠 친구 쓰레기(정우 분), 하숙집 친구를 통해 친해진 야구 천재 칠봉이(유연석 분)의 삼각관계를 통해 시청자들을 웃기고, 또 울리곤 했다. 각 커플을 응원하는 팬들이 결과를 추측하며 팽팽하게 맞설 정도로 ‘응답하라’ 시리즈만의 남편 찾기가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끌어냈었다.

‘20세기 소년소녀’에서는 이렇듯 풋풋한 로맨스를 전면에 내세워 시청자들에게 설렘을 선사했다. 어린 시절부터 한동네에서 자라온 35살, 35년 지기 세 여자들이 서툰 사랑과 진한 우정을 통해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이 드라마에서 톱스타 사진진(한예슬 분)과 사랑에 대한 상처를 지닌 투자전문가 공지원(김지석 분)의 서사가 드라마의 중심이 됐던 것. 20년 만에 재회한 첫사랑과 오해를 풀고, 또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며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는, 결과까지도 충분히 예상 가능한 전개가 이어졌지만 ‘알면서도 설레는’ 로코의 정석적인 매력을 담아내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일당백집사’에서는 장례지도사 백동주가 심부름센터 직원 김집사와 우연히 얽히면서 악연인 듯 인연인 듯 묘한 관계를 시작했다. 때로는 서툴지만, 그래서 더 공감 가는 청춘들의 로맨스에 강점을 보인 이 작가가 두 주인공의 관계를 어떻게 전개해나갈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 판타지 드라마에도…빠지지 않는 따뜻한 공감
로맨스 외에도, ‘응답하라’ 시리즈를 관통하는 또 다른 메시지는 ‘가족애’였다. 특히 ‘응답하라 1988’에서는 쌍팔년도 쌍문동, 한 골목 다섯 가족의 이야기를 고루 담아내면서 때로는 웃음을, 때로는 눈물샘을 자극하곤 했다. 빚 때문에 반지하에 사는 주인공 덕선(이혜리 분)이네 가족의 고충 등 가족 구성원들 모두의 사연을 들여다보며 공감의 메시지를 담아냈던 것. 특히 이들 가족이 서로를 도우며 빈자리를 채워주는 모습도 빈번하게 담기면서 당시의 감성을 느끼게도 했다.
‘20세기 소년소녀’ 또한 진진과 지원의 서사 외에, 진진을 포함한 35년 지기 세 친구의 현실적인 이야기가 호평의 이유가 되기도 했다. ‘봉고파 3인방’ 각자의 고민은 물론, 가끔 모여 떠는 수다로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이들의 시원시원한 활약이 ‘20세기 소년소녀’의 현실감을 높이기도 했던 것이다.
죽은 사람과 대화한다는 다소 판타지적인 설정을 다루는 ‘일당백집사’에서도 고인들의 다양한 사연들이 담기며 한 편의 힐링 드라마를 보는 듯한 따뜻함이 예고되고 있다.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심소연 PD가 “본질적으로 판타지일 수밖에 없는데 판타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를 떠나보내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의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 두 남녀의 달달한 사랑 이야기 등 딱 하나를 말씀드리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매력이 있다”고 예고를 한 것처럼, 이 작가가 어떤 다채로운 전개로 다양한 시청자들을 아우를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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