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지하철 70개역, 비상시 ‘탈출 골든타임’ 놓친다…대피시간 무려 11분
최은희 2024. 9. 27. 13:04
7호선 39개역 중 23개역 비상대피시간 초과
현행 지침상, ‘4분 이내’ 승강장 이탈…‘6분 이내’ 외부 탈출
5호선 영등포시장역, 출구까지 11분84초
부산 지하철역 4곳도 대피시간 초과…만덕역 8분14초
박정현 의원 “추가 비상로 확보 등 특단의 조처해야 할 것”
서울 지하철역 중 70개가 비상대피시간 기준을 충족하지 않아 비상상황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2 도시인 부산에서도 4개역이 대피시간을 초과했다. 화재 등 비상상황 발생 시 대형 인명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쿠키뉴스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서울 지하철 비상대피시간 기준 및 초과현황’ 자료에 따르면, 1~9호선 서울 지하철 263개역 가운데 26.6%인 70개역에서 비상대피시간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산정결과(1~8호선-23년 기준, 9호선-22년 10월 기준)로, 2024년 개통한 암사역사공원역은 제외됐다.
현행 국토교통부 ‘도시철도 정거장 및 환승편의시설 보완설계지침’은 ‘화재 발생시 승객이 4분 이내에 승강장을 벗어나고 6분 이내에 연기나 유독가스로부터 안전한 외부 출입구로 벗어나도록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난 2003년 343명의 사상자를 낸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후 생긴 규정이다.
하지만 실상은 비상대피시간을 초과하는 역이 대다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위험한 곳은 7호선이었다. 39개 역 가운데 58.97%에 달하는 23개 역이 비상대피시간을 초과했다. 상봉·면목·어린이대공원·강남구청·논현·반포·가산디지털단지·천왕역 등에 이르기까지 주요 역이 대부분 해당했다.
5호선에서는 56개역 중 19개역(33.9%)이, 6호선에서는 38개역 중 12개역(31.5%)이, 3호선에서는 32개역 중 8개역(25%)이 대피시간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4호선에서는 21개역 중 2개역(9.52%), 8호선에선 17개역 중 1개역이 대피시간을 초과했다.
특히 5호선 영등포시장역은 승강장에서 외부출구까지 대피시간이 11분84초로 가장 길었다. 다음으로 7호선 숭실대입구역(10분6초), 8호선 산성역(9분96초), 6호선 버티고개역(9분24초), 3호선 옥수역(8분91초), 2호선 이대역(8분24초) 등 순이었다.
대피시간이 초과된 원인으로는 지하철 만차 시 혼잡으로 인한 대피시간 초과가 49개역으로 가장 많았으며, 30m 이상 지하에 있는 역이 12개역으로 조사됐다. 9개역은 피난통로 부족 등 기타 원인으로 대피시간이 초과했다.
백승주 열린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대중교통 특성상 승차 인원에 대한 제한을 강제하기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승객들이 비상시 혼잡으로 인한 대피시간 ‘골든타임’을 놓칠 가능성이 크다”며 “단위 면적당 인구밀집도가 5명을 초과하면 비상시로 규정하고, 역에 정차하지 않거나 운행을 중단하는 등 명확한 안전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부산 지하철역 내에서도 비상대피시간을 초과하는 4개역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박 의원이 부산교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지하철 역사 비상대피시간 현황’ 자료에 따르면 부산 지하철 89개역 가운데 4개역에서 비상대피시간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대피 소요시간은 승강장·대합실, 대합실·외부 거리 기준으로 대피시간이 산출됐다고 박 의원실은 설명했다.
대피시간이 초과된 역은 3호선의 망미, 배산, 물만골, 만덕역으로 확인됐다. 만덕역은 승강장에서 외부출구까지 대피시간이 8분14초에 달했다. 이어 배산역 (7분39초), 망미역(6분16초), 물만골역(6분14초) 순으로 파악됐다.
박정현 의원은 “지하철 비상대피시간 기준이 마련된 지 15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특정 노선들의 경우 개선의 기미가 없다”라며 “특히 대피인원을 초과하는 역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특정 노선에 집중되어 있는 만큼 추가적인 비상로 확보 등 특단의 조처를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현행 지침상, ‘4분 이내’ 승강장 이탈…‘6분 이내’ 외부 탈출
5호선 영등포시장역, 출구까지 11분84초
부산 지하철역 4곳도 대피시간 초과…만덕역 8분14초
박정현 의원 “추가 비상로 확보 등 특단의 조처해야 할 것”
서울 지하철역 중 70개가 비상대피시간 기준을 충족하지 않아 비상상황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2 도시인 부산에서도 4개역이 대피시간을 초과했다. 화재 등 비상상황 발생 시 대형 인명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쿠키뉴스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서울 지하철 비상대피시간 기준 및 초과현황’ 자료에 따르면, 1~9호선 서울 지하철 263개역 가운데 26.6%인 70개역에서 비상대피시간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산정결과(1~8호선-23년 기준, 9호선-22년 10월 기준)로, 2024년 개통한 암사역사공원역은 제외됐다.
현행 국토교통부 ‘도시철도 정거장 및 환승편의시설 보완설계지침’은 ‘화재 발생시 승객이 4분 이내에 승강장을 벗어나고 6분 이내에 연기나 유독가스로부터 안전한 외부 출입구로 벗어나도록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난 2003년 343명의 사상자를 낸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후 생긴 규정이다.
하지만 실상은 비상대피시간을 초과하는 역이 대다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위험한 곳은 7호선이었다. 39개 역 가운데 58.97%에 달하는 23개 역이 비상대피시간을 초과했다. 상봉·면목·어린이대공원·강남구청·논현·반포·가산디지털단지·천왕역 등에 이르기까지 주요 역이 대부분 해당했다.
5호선에서는 56개역 중 19개역(33.9%)이, 6호선에서는 38개역 중 12개역(31.5%)이, 3호선에서는 32개역 중 8개역(25%)이 대피시간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4호선에서는 21개역 중 2개역(9.52%), 8호선에선 17개역 중 1개역이 대피시간을 초과했다.
특히 5호선 영등포시장역은 승강장에서 외부출구까지 대피시간이 11분84초로 가장 길었다. 다음으로 7호선 숭실대입구역(10분6초), 8호선 산성역(9분96초), 6호선 버티고개역(9분24초), 3호선 옥수역(8분91초), 2호선 이대역(8분24초) 등 순이었다.
대피시간이 초과된 원인으로는 지하철 만차 시 혼잡으로 인한 대피시간 초과가 49개역으로 가장 많았으며, 30m 이상 지하에 있는 역이 12개역으로 조사됐다. 9개역은 피난통로 부족 등 기타 원인으로 대피시간이 초과했다.
서울연구원이 2016년 발간한 신종대형 도시재난 전망과 정책방향 보고서는 대규모 재난 발생가능성이 높은 장소로 다중이용시설 밀집지역뿐 아니라 지하철·철도를 꼽았다. 지하철 화재·추돌에 이어 혼잡으로 인한 압사사고를 관심두어야 할 재난으로 규정했다. 하루 서울 시내 지하철의 평균 이용 인원은 880만명 이상에 달한다. 기준치 초과 지하철역에서 화재가스 누출 등이 발생할 경우, 유독가스 중독 등에 의한 큰 인명 피해가 예상된다.
백승주 열린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대중교통 특성상 승차 인원에 대한 제한을 강제하기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승객들이 비상시 혼잡으로 인한 대피시간 ‘골든타임’을 놓칠 가능성이 크다”며 “단위 면적당 인구밀집도가 5명을 초과하면 비상시로 규정하고, 역에 정차하지 않거나 운행을 중단하는 등 명확한 안전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부산 지하철역 내에서도 비상대피시간을 초과하는 4개역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박 의원이 부산교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지하철 역사 비상대피시간 현황’ 자료에 따르면 부산 지하철 89개역 가운데 4개역에서 비상대피시간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대피 소요시간은 승강장·대합실, 대합실·외부 거리 기준으로 대피시간이 산출됐다고 박 의원실은 설명했다.
대피시간이 초과된 역은 3호선의 망미, 배산, 물만골, 만덕역으로 확인됐다. 만덕역은 승강장에서 외부출구까지 대피시간이 8분14초에 달했다. 이어 배산역 (7분39초), 망미역(6분16초), 물만골역(6분14초) 순으로 파악됐다.
박정현 의원은 “지하철 비상대피시간 기준이 마련된 지 15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특정 노선들의 경우 개선의 기미가 없다”라며 “특히 대피인원을 초과하는 역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특정 노선에 집중되어 있는 만큼 추가적인 비상로 확보 등 특단의 조처를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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