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드는 낙하산에 속 앓는 해수부…기관은 기대·우려 ‘반반’
現 공모 중인 2곳도 정치인 가능성
퇴직 후 자리 줄어든 해수부 ‘끙끙’
기관 “내부 승진 아니면 도긴개긴”
올해 유난히 산하 기관장 교체가 많은 해양수산부가 연말 정치권에서 날아든 ‘낙하산’ 인사로 위기(?)를 맞고 있다.
올해 해수부 산하 기관장 다수가 임기 만료로 교체된다. 지난 4월 이후 국립해양박물관과 해양과학기술원 등 총 11곳의 수장이 교체됐거나, 바뀔 예정이다. 해수부 소속 공공기관 17곳 가운데 3분의 2 가까이 물갈이하는 셈이다.
해수부 입장에서 문제는 최근 들어 기관장 자리에 정치권 낙하산 인사들이 내려와 자리를 차지한다는 점이다.
지난 2일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 제3대 사장으로 안병길 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취임했다.
해진공은 2018년 한진해운 파산 이후 침체한 국내 해운업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기관이다. 해운기업 선박 도입 지원, 유동성 확보, 해운산업 성장에 필요한 금융 및 설비 기반 시설 제공 등 주요한 업무를 맡는다. 최근에는 해양 친환경 기조 확대에 따라 친환경 선박 건조에 필요한 금융 지원도 담당한다.
초대 사장은 황호선 부경대학교 명예교수가 맡았고, 2대 사장은 김양수 전 해수부 차관이 자리를 이어받았다. 이번에 해진공 사장에 정치인 출신이 임명되면서 해부수는 결과적으로 ‘차관급’ 자리 하나를 잃게 됐다.
현재 사장 공모를 진행 중인 부산항만공사(BPA)와 울산항만공사(UPA)도 정치권 출신들 이름이 오르내린다.
BPA는 지난 8월 사장 공모를 시작해 7명의 응모자 가운데 서류전형을 통해 3명을 추렸다. 이후 BPA 임원추천위원회는 2명의 후보를 해수부에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일부 언론에서는 부산 지역 전 국민의힘 국회의원 A 씨를 내정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UPA도 사장 후보로 5명의 인물이 올랐다. 이 가운데 해수부 출신 B 국장과 지역(울산) 출신 정치인 C 씨가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B 국장은 해수부 항만지역발전과장, 마산지방해양수산청장 등을 거친 인물이다. 현재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심판관으로 근무 중이다.
C 씨는 행정안전부 출신으로 울산시 행정부시장, 행안부 안전정책실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총선에서는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하며 사퇴한 바 있다.
해수부 내부에서는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이미 차관급 자리(해진공) 하나를 잃은 데 이어, 또 다른 차관급 자리(BPA)도 놓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국장급(UPA) 자리마저 위태롭다.
해수부 한 과장급 공무원은 “솔직히 산하 기관장 자리를 우리가 찜해놓은 것은 아니지만 선배들이 갈 자리가 줄어드는 게 반가울 리는 없지 않겠냐”며 “자리를 뺏기긴 쉬워도 다시 가져오긴 어려운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산하 기관 내부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내부 승진이 아닌 이상 낙하산 인사는 똑같다지만 어느 쪽이 더 조직에 유리한지는 계산을 해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해수부 출신은 업무 파악이나 전문성은 뛰어난 반면 조직 성장에 필요한 정치력은 부족할 수 있다. 반대로 정치권 출신은 업무 전문성은 떨어지는 데 예산 확보나 기관 위상을 높이기에는 해수부 출신보다 유리할 수 있다.
연말 기관장 교체가 예정된 한 산하 기관 관계자는 “올해 기관장 교체는 선례로 봐서 정치권에서 낙하산이 많이 떨어질 것 같다”며 “우리도 높은 전문성을 요구하는 기관이다 보니 벌써 낙하산에 대한 걱정이 없지 않다”고 했다.
그는 “해수부 출신이면 주무 부처와의 소통, 협조가 그래도 괜찮을 것이고, 정치권 출신이면 차라리 해수부 영향에서 벗어나 좀 더 독립적인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나 싶다”며 “어디서 오든 낙하산이라면 기대와 우려가 둘 다 있을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한편, 해수는 산하 기관장 인사와 관련해 “아직 누가 사장이 될지는 알 수 없다. (BPA 사장으로 A 씨가) 내정됐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며 “(BPA, UPA) 모두 후보자 개인에 대한 인사 검증 등 절차가 아직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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