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해놓고... "어디 여자 입에서 이혼 얘기가 나오냐"는 남편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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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 방송화면 갈무리 |
| ⓒ MBC |
지난 17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에서는 '절제 못해 망가진 삶, 절망부부 2편'이 그려졌다.
60대인 김경용-김경미 부부는 결혼 38년차로 경남 양산에서 거주 중이다. 남편은 젊은 시절부터 극심한 알코올 중독증에 빠져 있었고, 술에 취하면 아내와 자녀들에게 가정폭력을 일삼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남편은 본인이 알코올 중독이라는 사실을 30년간 단 한 번도 인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현재 남편은 건강이 악화돼 거동이 불편한 상황에서도 여전히 매일같이 음주를 일삼았다. 가족들은 그런 남편을 냉담하게 외면했다.
아내는 그동안 혼자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지만, 수억 원대의 빚에 허덕이며 경제적으로 위기에 몰려있었다. 술에 빠진 남편은 무책임한 모습으로 아내에게 모든 부담을 떠넘긴 채 방관하면서도, 정작 아내에게는 자신의 곁에 계속 있어달라고 요구했다.
남편의 만행은 알코올 중독과 경제적 무능만이 아니었다. 아내는 남편이 과거에 외도까지 저지른 사실을 폭로했다. 아내에게는 지금까지도 큰 트라우마로 남은 사건이었지만, 남편은 외도를 부인하면서 "1-2년밖에 만났다", "그때 당신이 정신차리라고 말해주든지, 그런 이야기도 없지 않았나"라며 도리어 아내에게 책임을 전가했다. 잘못을 저지르고도 시종일관 너무나 당당한 남편의 자기중심적인 태도에, 아내와 패널 모두 할말을 잃었다.
또한 남편은 외도 후 아내로부터 이혼청구소송을 당했으나, 남편의 강력한 거부 끝에 결국 무산됐다. 현재도 남편은 "어디 여자 입에서 함부로 이혼 얘기가 나오냐"며 "죽으면 죽었지, 이혼은 절대 못해준다"는 시대착오적 망언을 일삼았다.
사실 아내가 이혼 의사를 끝까지 밀어붙였더라면 법적으로 이혼은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이혼하지 않은 아내의 심리에 대해 오은영은 " 하나는 혼자 남겨진 남편이 죽을까봐 의리 때문에, 또 하나는 이혼하면 알코올 중독에 빠진 남편을 모셔야할 짐이 자녀들에게 옮겨갈까 봐서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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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 방송화면 갈무리 |
| ⓒ MBC |
오은영은 남편과 달리 겉으로는 활발해보이던 아내의 건강 상태가 더 위험하다는 진단을 내렸다. "아내의 우울은 남편보다 훨씬 심하다. 아내는 의욕과 힘이 넘쳐서가 아니라, 자녀들 때문에 죽지 못해서 버티고 있는 것이다. 그것마저도 이제는 낭떠러지에 와 있다"라고 했다.
부부의 둘째 딸은 현재 조현병을 앓고 있었다. 딸은 조현병 증상으로 인해 인지능력이 저하돼 환청을 듣거나 감정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였다. 사실 아내가 남편과의 이혼을 끝내 포기한 진짜 이유도, 소송 진행 중에 딸의 증상을 발견해서였다.
딸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아픈 과거에 머물며, 이를 현실처럼 인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내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열심히 일해왔지만, 정작 보호가 필요한 딸의 곁을 지켜줄 시간은 없었다.
남편은 아픈 자녀를 돌보는 일에도 아무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아내가 혼자서 모든 것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고 이미 본인도 위태로운 상태에 놓여있었다. 아내는 "마음이 너무 아프다. 차라리 빨리 결정을 내려서 이혼을 하거나, 최소한 남편과 자녀들을 분리했어야 했다. 모든 게 내 탓인 것 같다"며 오히려 스스로를 자책하고 있었다.
오은영은 "조현병은 사고 장애라고 한다. 생각하는 곳에 병이 생긴 것"이라고 진단하며 "딸은 알코올 중독에 빠진 아빠 때문에 늘 불안함을 안고 산다. 딸의 입장에서는 엄마가 없을 때 예측되지 않는 상황이 당황스럽고 두려운 마음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딸에게는 작은 일도 스스로 할 수 있다는 효능감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 지금 딸은 엄마가 힘든 상황에서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지 못해 죄책감을 안고 있을 것이다. 대화를 통해 딸의 마음속 무거운 짐을 덜어주고 치료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오은영은 남편에게 자녀들의 심리를 대변해 쓴소리를 날렸다. "남편은 술을 마시면 아내에게 주폭을 가했다. 그런 모습을 본 자녀들은 차라리 '아빠가 빨리 돌아가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일침을 놨다.
그는 "하지만 그렇게 아빠가 정말 돌아가시면 자녀들은 훗날 '내가 그런 생각을 했기 때문일까'라는 자책감을 안고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자식들을 위해서라도 원수 같은 술을 이제는 정말 끊어야 한다. 자식들에게 사랑이 아닌 죄책감을 물려주실 생각인가"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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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 방송화면 갈무리 |
| ⓒ MBC |
오은영은 "남편이 의외로 똑똑하시더라. 깜짝 놀랐다"며 "그 좋은 머리와 화려한 언변을 가지고 계속 술을 마시면서 가족들을 진정성 없이 대하면 안 된다"고 질타했다.
반면 아내는 우울증으로 인해 기억력 저하처럼 치매와 흡사한 증상을 보이는 '가성치매' 진단이 나왔다. 오은영은 "다행히 우울증이 좋아지면 인지능력은 호전될 수 있다. 전문적인 진료를 통해 이유를 찾아야 한다"면서 "아내 본인 코가 석 자다. 지금은 남편을 돌볼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 본인의 건강을 먼저 챙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오은영은 남편에게 "본인이 알코올 중독이라는 걸 이제는 인정하시겠나"라고 가장 중요한 질문을 던졌다. 30년간 한번도 자신의 상태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남편은 "네"라며 처음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부부를 위한 최종 솔루션이 내려졌다. 오은영은 "모든 문제의 시발점은 남편의 알코올 중독이었다. 유일한 방법은 남편의 입원 치료뿐이다. 모든 술기운과 술독을 철저히 빼내셔야 한다"고 간곡하게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오은영은 아내에게 "만약 남편이 또 다시 술을 마시고 치료를 안 받는다면? 그때는 이혼하시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패널들도 "술과 가정, 두 가지를 모두 가지겠다는 건 욕심"이라고 조언하며 오은영의 솔루션에 동의했다.
남편은 아내에게 처음으로 자신의 지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시간을 가졌다. 남편은 "내 주사 때문에 당신의 젊은 청춘을 다 잃어버리게 해서 정말 미안하다"고 고백했다.
처음으로 받아본 남편의 진지한 사과에도 불구하고, 아내의 굳은 표정은 선뜻 풀리지 않았다. 아내는 아직 남편이 정말로 바뀔수 있을지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모든 촬영이 끝나고, 말미에는 후일담이 공개됐다. 부부는 제작진에게 보내온 영상에서 남편이 다행스럽게 '86일째 금주중'이라는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남편은 자필로 작성한 금주 선언문을 낭독하고 집에 남아있는 소주를 남김없이 모두 버리는 모습을 보여주며 변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금주를 하고 나서 남편은 건강이 한결 좋아졌고 가족들과의 관계도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며 새로운 시작에 대한 희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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