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해외건설 '중동'만 두자릿수 성장…"사우디 특수 누리자"
빈 살만 왕세자 방한해 40조원 투자 계약
팀코리아 "MOU 이어 본공사 수주 박차"
[아시아경제 노경조 기자] 세계건설시장 성장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가운데 중동지역은 고유가 기조에 힘입어 내년에도 10% 이상 커질 전망이다. 정부와 재계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Neom)시티 프로젝트 본공사 수주를 통해 제2의 중동 붐을 일으킨다는 각오다.
◆중동건설시장, 내년에도 성장률 1위 전망20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IHS 마킷(Markit)은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서 올해와 내년 세계건설시장이 각각 전년 대비 3.9%, 4.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액별로는 13조4446억달러, 13조9824억달러 규모를 예상했다.
다만 올해 성장률은 7월 전망치(5.0%)에서 1.1%포인트(p) 내렸는데 성장 요인과 이를 저해하는 요인이 혼재된 시장 분위기가 지속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성장 요인으로는 ▲각국의 공공인프라 우선 정책 ▲고유가 지속 시 중동 산유국의 발주환경 개선 ▲코로나19 엔데믹에 따른 건설시장 정상화 등이 꼽힌다. 저해 요인은 ▲경기 침체에 따른 투자 위축 ▲인플레이션 압력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있다.
지역별로는 편차가 컸다. 특히 중동은 올해 성장률이 직전 전망치(10.2%)보다 1.8%p 상향 조정됐다. 고유가 기조에 따른 중동 주요국 발주 여건 개선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중동(12.0%)에 이어 중남미(10.9%), 북미·태평양(7.8%), 아프리카(7.4%), 아시아(2.7%), 유럽(0.5%) 순이다.
내년에는 중동(14.4%)만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IHS 마킷은 예측했다. 그 뒤를 아프리카(8.2%), 중남미(7.4%), 아시아(4.5%), 북미·태평양(2.6%), 유럽(0.8%) 순으로 따를 전망이다.
◆'묻고 더블로' 네옴시티 40兆 협약 이어 본공사 기대중동건설시장은 사우디의 네옴시티 프로젝트가 주도하고 있다. 정부와 국내 기업들은 최근 '원팀코리아'로 뭉쳐 사우디를 방문했으며, 프로젝트를 이끄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방한하자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네옴시티는 약 670조원짜리 사업이다. 이 중 40조원 규모의 투자 계약이 빈 살만 방한 계기에 이뤄졌다. 빈 살만 왕세자는 "에너지, 방위산업, 인프라·건설 등 3개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 분야에서는 앞서 현대건설, 삼성물산 컨소시엄이 네옴컴퍼니가 발주한 '더 라인'의 터널 공사를 수주했다. 한미글로벌은 지난해 더 라인의 특별 총괄프로그램관리(e-PMO) 용역을 따냈다.
더 라인은 네옴시티의 상업·주거지구를 말한다. 청사진을 보면 사막을 가로지르는 길이 170㎞, 폭 200m, 높이 500m의 유리벽 구조물 안에 인구 900만명이 일직선의 주거 형태를 이룬다. 지상에는 시민 보행로 및 녹지가 조성되고, 지하에는 고속철도와 인프라를 위한 두 개의 다른 층이 만들어진다.
고속철도 관련해선 이번 빈 살만 방한 기간 현대로템이 사우디 투자부와 2조5000억원 규모 '네옴 철도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포스코홀딩스, 삼성물산, 한국전력, 한국석유공사, 한국남부공사 등 5개 기업은 네옴시티 그린수소·암모니아 공장 건설 프로젝트의 양해각서를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진행했다.
대우건설은 석유·가스·석유화학 관련 MOU를 맺었고,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했다.
지금은 MOU 단계지만, 내년부터 네옴시티 공사가 본격화하면 수주는 더 늘어날 것으로 건설업계는 기대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개별 프로젝트처럼 각론으로 들어가려면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이라며 "민·관이 협력해 좋은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이 지난 17일 PIF와 체결한 모듈러 건설 관련 MOU도 '네옴 베타 커뮤니티' 프로젝트 수주를 겨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는 이달 28~29일 국내에서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와 '한-사우디 주택협력 공동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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