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보도 전 글쓴 野보좌진 "이미 돌던 받은글이었다"

권남영 2022. 9. 28.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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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순방 도중 나온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내용을 MBC가 논란의 자막을 달아 처음 보도하기 30분 전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막과 같은 내용의 글을 올렸던 사람이 자신의 신원을 '민주당 의원 보좌진'이라고 밝혔다.

A씨는 "처음 대통령 발언 지라시를 받은 건 (22일 오전) 8시50분쯤이었다. 그 뒤로 다섯 개 정도 더 받았지만 그중 MBC 기자는 없었다"면서 "너무나 충격적인 내용이었기에 여기저기 크로스체크를 했다. 제가 그 시간에 알 정도면 국회 언저리에 있는 사람은 다 안다고 봐야 한다. 몇몇 친한 기자에게 전달하는 정도였다. 물론 그중에도 MBC 기자는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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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 펀드 회의를 마치고 이동하는 길에 박진 외교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MBC는 이 장면에 윤 대통령이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했다는 자막을 달아 보도했다. MBC 보도화면 캡처


미국 뉴욕 순방 도중 나온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내용을 MBC가 논란의 자막을 달아 처음 보도하기 30분 전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막과 같은 내용의 글을 올렸던 사람이 자신의 신원을 ‘민주당 의원 보좌진’이라고 밝혔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작성자 A씨는 지난 26일 온라인 커뮤니티 ‘DVD프라임’에 글을 올려 “아이디와 닉네임으로 검색 조금 해보시면 제 신분을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뭐 대단한 특종인양 쓸 것 같아 먼저 이야기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10년 조금 넘게 기자생활을 했다. 정치부에 오래 있었고 청와대 출입기자도 했다. 지금은 민주당 의원의 보좌진”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A씨는 경위를 설명하면서 자신에게 정보를 전달하거나 확인해준 사람 가운데 ‘MBC 기자는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A씨는 “처음 대통령 발언 지라시를 받은 건 (22일 오전) 8시50분쯤이었다. 그 뒤로 다섯 개 정도 더 받았지만 그중 MBC 기자는 없었다”면서 “너무나 충격적인 내용이었기에 여기저기 크로스체크를 했다. 제가 그 시간에 알 정도면 국회 언저리에 있는 사람은 다 안다고 봐야 한다. 몇몇 친한 기자에게 전달하는 정도였다. 물론 그중에도 MBC 기자는 없었다”고 말했다.

MBC 보도가 나가기 전인 22일 오전 9시18분 자신이 “일단 MBC는 내보낸다고 한다”는 글을 올린 경위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A씨는 “여러 매체가 엠바고 이전부터 보도 준비를 하고 있었다”며 “MBC가 보도한다는 소식을 듣고 댓글을 달았고, 그 뒤로 KBS도 보도하고 YTN도 보도한다는 얘기도 들었지만 굳이 댓글을 달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누구에게서 들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A씨는 “수사를 받을 수도 있겠다 싶다”면서도 “큰 걱정은 없다. 제가 최근에 MBC 기자와 연락한 건 국정감사 아이템을 상의한 것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 폰은 아이폰이고 비밀번호는 모른다”고 덧붙였다.

엠바고(보도유예) 전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뉴욕 발언 관련 글을 썼던 작성자가 26일 오후 8시 17분 새로운 글에서 자신을 "민주당 의원 보좌관"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커뮤니티 'DVD프라임' 캡처


한편, 대통령 비서실은 MBC에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논란’ 보도 경위에 대한 설명을 공식 요구하고 나섰다. 비속어 발언 보도와 관련해 해석하기 어려운 발음을 어떤 근거로 특정했는지, 발언 취지와 사실 확인을 위해 거친 절차는 무엇인지 등 6개 항목에 대한 구체적 답변을 요구했다.

이에 MBC는 “보도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엄연히 존재함에도 최고 권력기관인 대통령실에서 보도 경위를 해명하라는 식의 공문을 공영방송사에 보냈다”며 “이는 언론 자유를 위협하는 압박으로 비칠 수 있어 매우 유감스럽고 우려스럽다”고 반발했다.

이어 “언론사 임원을 임의로 소환하려는 시도 역시 언론 자유를 심대하게 제약하는 행위”라며 “최근 일부 정치권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MBC에 대한 공격이 언론의 공적 감시와 비판 기능에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가 아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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