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님 휴대폰 좀…” 전화 빌려 900만원 몰래 이체한 20대

“5천원만 빌려 달라”며 은행 앱 접속 유도해
비밀번호 외운 후 핸드폰 빌려 계좌이체

A씨(오른쪽)가 택시 내부에서 범행하는 모습. 성남중원경찰서 제공, 연합뉴스

택시 기사의 휴대폰을 빌려 자신의 계좌로 몰래 900만원을 이체한 20대가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경기 성남중원경찰서는 29일 컴퓨터 등 사용사기 혐의로 20대 남성 A씨를 지난 14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0일 오전 4시쯤 성남시 중원구에서 70대 택시 기사 B씨의 택시에 승차한 후 그의 휴대폰을 빌려 사용하는 척하면서 900만원을 무단 이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해당 택시에 약 5시간 동안 탑승한 채로 서울 종로구, 경기 성남시, 인천 등지를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택시 안에서 A씨는 B씨에게 “곧바로 갚을 테니 5천원만 빌려달라”고 부탁했고 B씨가 계좌이체를 해주기 위해 모바일 뱅킹 앱을 이용하는 모습을 보고 접속 비밀번호를 외운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이후 B씨에게 휴대전화를 빌려달라고 요청해 받아낸 뒤 여러 차례에 걸쳐 자신의 계좌로 몰래 돈을 이체했다.

B씨는 A씨가 하차한 뒤에야 은행 입출금 알림을 통해 피해 사실을 인지했고, 마침 A씨가 B씨를 상대로 다시 범행을 하려고 그의 택시를 호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B씨는 가까운 파출소로 가 피해 사실을 신고하고 경찰관과 함께 A에게 향했다. 결국 A씨는 현장에서 경찰에게 긴급체포됐다. 현재 A씨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도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전화를 이용해 개인정보를 입력할 때는 주위에 노출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주원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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