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윗선서 얘기 끝났다” 尹 비서실, 공무원 ‘좌천’ 개입 정황

김성진 2026. 6. 18.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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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진 전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이 지난달 22일 서울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김 전 비서관은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 관련 불법 예산 전용 지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지난 9일 불구속 기소됐다. 뉴스1


윤석열 정권 당시 대통령실이 관저 이전 공사 예산 전용에 반대한 공무원들이 인사 불이익을 받도록 직접 압박한 정황을 2차 종합특검팀(특별검사 권창영)이 확인한 것으로 17일 파악됐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2022년 김오진 당시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이 행안부 인사국장에게 전화로 “(이상민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 장관님과 (김대기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 실장님 사이 얘기가 다 끝났다”며 행안부 산하 정부청사관리본부 A과장(당시 4급)의 좌천 인사를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A 과장은 당시 대통령 관저 이전 비용이 처음 정한 예산을 초과한 데 대해 부족분을 청사관리본부 예산으로 충당하라는 지시가 하달되자 반발했던 인물이다. 당시 승진 대상자로 올라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김 전 비서관 통화로 A 과장은 승진에서 배제되고, 세종시 밖으로 전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 관저 이전 과정에 예산을 불법 전용한 의혹과 관련해 윤재순 전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 지난달 2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뉴스1


특검팀은 A 과장을 비롯해 청사관리본부 실무자들이 여러 차례 반대 의견을 개진하자 대통령비서실장 부속실 소속 행정관이던 정모씨가 “실무자가 까라면 까지 무슨 말이 많냐” “시키는 대로 하라”고 압박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윤재순 당시 대통령 총무비서관도 “대통령실과 협상하려고 하지 마라”고 경고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상민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 역시 예산 전용 사안이 보고되자 “문제가 없으면 협조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취지의 이 전 장관 발언을 하급자가 기록한 메모를 특검팀이 확보했다고 한다.


“멀리 보내라? 아냐”…과천으로 발령


이 전 장관 측은 A과장 인사 문제를 재량권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결정했다고 항변한다. 승진 인사에서 배제한 것은 A과장의 업무 처리 방식이 원인이었다고 설명한다. 당시 A과장은 시민단체 정보공개청구에 응해 관저 예산 전용 관련 자료 일부를 공개했다. 공개 자체는 과장 전결 사항이지만, 최소한의 내부 보고도 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고 한다. A과장은 당초 비정기 ‘원포인트’ 인사로 지방직에 발령하는 안건이 보고됐는데, 이 전 장관이 시점을 정기 인사로 맞췄고, 발령지도 경기 과천시로 조정했다고 강조했다. 이 전 장관이 “멀리 보내라”고 지시했다는 일각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3월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청문회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뉴스1


특검팀은 관저 이전 공사 ‘예산 불법 전용 의혹’으로 지난 9일 이상민 전 장관과 김오진 전 비서관을 불구속, 김대기 전 실장, 윤재순 전 비서관을 구속 상태로 기소했다. 특검팀 ‘1호 기소였다.

적용 혐의는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등이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 있는 무면허 인테리어 업체 ‘21그램’이 산출한 견적에 맞춰 공사비가 지급되도록 청사관리본부에 불법적인 예산 전용을 지시했다는 게 특검팀 논리다. 첫 재판은 다음달 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김성진 기자 kim.seongj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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