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앤리치의 표본? F&B 계의 트렌드 세터가 된 남자
스위스 글리옹 경영대학교에서 호텔 경영을 전공하고 26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오프닛’을 오픈했다. 그 후 1년 반 동안 준비한 ‘더티트렁크’를 파주에 오픈한 강심장이자 54개의 브랜드를 소유한 F&B계의 트렌드세터.

Q : ‘더티트렁크’와 ‘말똥도넛’까지. 파주의 대형 카페를 연이어 흥행시키는 대표님의 경영 철학이 궁금해요.
A : 저는 저희 회사를 그냥 F&B 회사가 아닌 ‘Hospitality Project Company(서비스 사업 프로젝트 회사)’라고 소개해요. 식당이나 카페가 수면 위로 드러나 보이기는 하지만 사실 프로덕트부터 패션, 호텔, 페스티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거든요. F&B를 좀 더 복합적으로 풀어내는 회사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Q : 젠지를 파주까지 오픈런하게 만들었어요. ‘말똥도넛’은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요?
A : 여기가 원래 폐업한 케이크 가게였어요. 그 가게를 ‘ㄱ’자로 증축해서 대형 카페를 만들고 싶었죠. 메뉴가 도넛이었던 이유는 그 당시에 올드페리도넛, 노티드, 랜디스도넛 등 한국에 도넛이 유행이었거든요.(웃음) 그렇다면 도넛을 하되 재미있는 경험도 할 수 있도록 디저트 테마파크 같은 걸 기획해보자 싶었어요.
Q : 도넛 이름이 왜 하필 ‘말똥’인가요?
A : 그것도 사실 별거 없어요. ‘더티트렁크’ 베이커리 메뉴 중에 ‘코끼리 똥빵’이 있어요. 그래서 이번엔 ‘말똥’으로 해보자 싶었죠.(웃음) 이름 덕분에 제주도 쪽에 투자를 받아 테마파크를 더 크게 만들게 됐어요. ‘말똥도넛’ 이름에 걸맞게 승마장과 컬래버레이션한 2호점을 내년쯤 오픈 예정이죠.

Q : 확실히 의사 결정이 빠른 것 같아요. 대표님에게 젠지는 어떤 의미인가요?
A : 트렌드를 이끄는 사람들이고 취향이 시시각각 바뀌는 사람들. 공간이 잘되고 못 되고는 결국 소비자들이 결정해주겠지만 저는 현재를 즐기고 싶어 하는 욕구가 강한 사람인 것 같아요. 그래서 모든 매장을 팝업이라 봐요. ‘말똥도넛’도 하나의 팝업 스토어죠. 그래서 언제 없어질지 몰라요.(웃음) 운영이 잘되지 않으면 닫으면 되니까. 그래서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할 때도 더 빠르고 재밌게 열 수 있어요. 그 점이 젠지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지는지도 모르겠어요. F&B는 물론 경험과 가치, 재미있는 이벤트를 제공하는 회사로 알려지길 바라요. 저희의 그런 행보 덕분에 늘 새로운 것을 하는 회사로 인정받고 있는 것 같아요.


Q : 그래서 더 젠지의 입맛을 사로잡았나 봐요.
A : 사실 ‘더티트렁크’나 ‘말똥도넛’ 모두 젠지를 타기팅해서 만든 브랜드는 아니에요. 그럴 거면 저도 파주에 오지 않았겠죠. 처음에는 안 좋은 부동산을 살려보자는 목적이 굉장히 뚜렷했어요. ‘더티트렁크’가 들어올 자리를 보러 왔을 때만 해도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이었거든요. ‘더티트렁크’가 잘되고 땅값이 18배 뛰었습니다.(웃음)
Q : ‘더티트렁크’는 어떻게 만들게 됐나요?
A : 제가 스위스에서 대학교를 다닐 때 학교 뒤에 커다란 곡식 창고가 있었어요. 거기에서 착안해 건물 외관을 디자인했어요. 그때 제 나이가 27살이었는데 기획부터 공사까지 혼자 모든 걸 책임지려다 보니 정말 힘들었어요. 도중에 해외로 도망갈까 생각도 했죠. 그때 함께 버텨낸 팀원들이 지금 저희 회사의 키 멤버예요.

Q : 확실히 느긋한 성격은 아닌 것 같아요.
A : 맞아요. 저를 만드는 다양한 로직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칼 뽑았으니 업계 톱을 찍어보자는 거예요.
Q : 또 하고 있는 색다른 프로젝트가 있나요?
A : 제가 비건을 비롯한 사찰 음식에 관심이 많거든요. 그래서 진관사와 코리안 템플 푸드를 가지고 태국에 미슐랭 레스토랑을 여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에요. 또 다른 프로젝트로는 LVMH 본사 출신 디자이너와 저희 회사랑 패션 브랜드를 론칭해요. 디올 카페나 지미추 카페처럼 F&B도 접목할 예정이죠.

Q : 그렇게 여러 굵직한 프로젝트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면 번아웃이 오진 않나요?
A : 매일매일 번아웃이 와요.(웃음) 제가 작심삼일이 정말 심하거든요. 근데 다시 작심을 하기까지의 기간이 짧아서 3일씩 삶을 연명해가고 있어요.(웃음)
Q : 최근에 본 플레이스 중 신선한 자극을 받았던 곳이 있다면요?
A : 사실 없어요. 아, ‘누데이크’ 있네요. 마케팅이나 프로모션 방식도 신선했고요, 베이커리 모양 자체가 예쁘잖아요.

Q : 〈코스모폴리탄〉 독자에게 자주 가는 밥집, 카페, 술집을 추천해준다면요?
A : 그랜드하얏트 ‘테판’ 좋아해요. 철판 요리가 너무 맛있고요, 서비스도 정말 좋아요. 그리고 음식만 놓고 본다면 ‘천하보쌈’이라고, 원래 ‘원할머니보쌈’과 경쟁하던 식당이었어요. 근데 프랜차이즈의 길로 안 간 회사죠. 제 생각으론 보쌈 국내 원톱입니다. 이길 자가 없어요. 카페는 남양주에 있는 ‘고당’의 바이브를 좋아해요. 엄청 큰 한옥이고 무형문화재들이 만든 공간이에요. 술집은 ‘제스트’라고, 그곳에서 만드는 칵테일들이 모두 맛있어요.

Q : CIC가 운영하고 있는 플레이스들의 차별점은 뭔가요? 일단 팝업의 형태로 생각한다는 건 알았고요.
A : 우리의 공간에서 복합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거요. 그리고 트렌드를 따르기보다는 제시하고요. 또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한 프로젝트를 많이 해요. 체인점을 내는 것보다 새로운 브랜드를 만드는 것을 좋아하고요. 하나가 잘돼 여러 군데에 지점을 내면 돈 벌기도 쉽겠지만 저는 왠지 똑같은 걸 두 번 하기는 싫더라고요. 그래서 내년까지 브랜드 개수를 120개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금도 계속 새로운 자극과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찾아 헤매고 있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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